"과자먹다 암 걸릴라" 제과업계 적색2호 등 발암의심물질 사용 _ 이지현



“딩동댕~” 수업이 끝나고 한 무더기의 아이들이 교문 밖으로 쏟아져 나온다. 먹고 돌아서면 배고플 시기인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은 학교 앞 문방구와 가게에서 알록달록 고운 색깔로 자신들을 유혹하는 음료수와 과자를 먹고 마신다. 그 뿌리칠 수 없는 총천연색 유혹의 일등 공신은 ‘인공 색소’다. 성장기 아이들의 간식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이들 인공색소의 위험이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고, 상세히 표기되지도 않아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섬유 염료에서 출발한 식용색소
지난 9월 중순, 서울환경연합 벌레먹은사과팀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기호식품 가운데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제품 27개를 수거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 공인기관인 L 실험기관에 타르계 색소분석을 의뢰했다.

‘타르계 색소’는 석탄 타르 중에 함유된 벤젠이나 나프탈렌으로부터 합성되는 것으로 원래 섬유의 염료로 개발된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0년대부터 식품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타르계 색소는 그 독성으로 인해 소화효소의 작용 저지 및 간장, 신장의 장애를 일으킬 우려가 있어 처음 사용될 때부터 지금까지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 중 일부는 알레르기 유발물질로 분류된 의무표기 대상이다.

애초 1962년에는 총 19종의 식용 타르계 색소가 사용허가됐다. 그러나 이 가운데 12종이 인체 유해성 때문에 사용금지됐고 이후 9종이 식용 타르계 색소로 새롭게 추가됐다. 이러한 실태는 제대로 된 안전성 평가 없이 일단 식용으로 사용하다가 유해성이 입증되고 나서야 사용을 금지하는 식품행정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식품안전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는 나라들에서는 타르계 색소의 식용을 아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그 중 검붉은 색을 내는 데 쓰이는 적색 2호는 발암 논란으로 이미 미국에서는 1970년대 후반부터 사용이 금지되었으며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러시아, 태국 등에서도 사용이 금지됐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여전히 안전성에 대한 검토 없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타르계 색소 금지 현황
색소명 주요 금지 이유
적색 1호
적색 4호
적색 5호
등색 1호
등색 2호
황색 2호
녹색 2호
자색 1호
황색 1호
간 장애, 간 종양
부신 위축, 방광염
간· 비장 장애
신장의 출혈, 비장 비대
간장·심장 장애
빈혈, 복수증, 간장 장애, 발암성
종양 유발
종양 유발
장관 궤양, 신장 장애


어디에 무엇이 쓰이는지 아무도 모른다
서울환경연합 벌레먹은사과팀의 조사결과는 놀라웠다. 조사를 의뢰한 제품 27개 중 95퍼센트나 되는 25개 제품이 타르계 색소가 사용됐으며, 이중 11개 제품에서 적색 2호가 사용되고 있었다. 이는 전체의 40퍼센트에 해당한다. 분석 의뢰한 제품들은 모두 외견상 붉은색을 띠는 제품들이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많이 먹는 사탕·쵸콜릿·젤리의 경우 하나의 포장에 여러 색을 띠는 낱개 제품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러한 제품에 사용되는 다른 색소의 양까지 분석해보면 더 많은 양의 인공색소가 사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제품들이 많게는 대여섯 가지의 색소를 함께 사용하지만 현행 식품표기법에서는 ‘합성착색료’라고만 표기하게 되어 있어, 소비자들이 그 제품에 어떤 색소를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게다가 ‘황색 4호’ 및 ‘황색 4호 알루미늄레이크’는 만 명 중에 한 명 정도가 알레르기 과민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의무적으로 표기하도록 하고 있으나, 정작 이를 섭취했을 경우 그 부작용에 대해서는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최근 아이들의 알레르기성 질환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의무 표기 외에 경고문 부착도 의무화되어야 한다.

한창 자라는 시기의 아이들은 몸의 대사과정이 활발하며, 또한 이때 형성된 건강이 평생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도 섭생이 중요하나, 아이들 주변의 먹을거리는 오히려 각종 화학약품과 첨가물로 얼룩져 있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이 심심풀이로 즐겨먹는 사탕류·초콜릿류·젤리류·빙과류 및 음료류 등에는 대부분 아이들의 손길과 눈길을 한번이라도 더 끌기 위해 화려한 색을 내는 통칭 ‘합성착색료’라고 표기되는 인공색소가 들어가 있다. 이 인공색소들도 대부분 타르계 색소로, 하나의 제품에 적게는 한두 가지에서 많게는 대여섯 가지가 넘게 첨가되어 있다.



서울환경연합은 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식약청에 적색 2호의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다른 타르계 색소에 대해서도 안전성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식약청은 ‘이미 국민 다소비 식품인 47개 식품 및 영유아 식품에는 타르계 색소를 금지하고 있다’고 밝히며, ‘미국이 금지한다고 우리도 금지해야 하냐’는 무책임하고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전체 식품 및 식품첨가물 생산 실적의 16퍼센트가 되는 과자류와 14퍼센트나 차지하고 있는 음료류는 식약청에서 금지한 47개 품목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가장 규제가 시급한 품목들이 빠져 있는 셈이다. 식약청에서 말하는 국민 다소비 식품의 근거는 과연 무엇일까?

크라운 제과의 적색 2호, 적색 40호 금지 선언
생활 곳곳에서 아무런 경계심 없이 사용되는 화학물질들이 늘어나고 있다. 알려지지 않은 이들 화학물질의 위험성으로 인해 시민의 건강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특히 먹을거리에 포함된 화학물질은 한 번 몸에 들어가면 반드시 인체에 영향을 남기기 때문에 높은 수준으로 사전안전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들이다. 급식, 외식산업의 급증, 가공식품의 범람 등으로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 식품첨가물들은 사전안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절실한 물질이다. 식품첨가물들은 한 음식에 보통 대여섯 가지가 동시에 사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먹는 음식에 따라 한 종류를 여러 번 섭취할 수도 있어 ‘다중노출’의 위험도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반가운 소식이 있다. 최근 해태제과를 인수해 업계 2위로 도약한 (주)크라운 제과가 적색 2호 및 적색 40호를 금지하고, 천연색소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서울환경연합에 전해온 것이다. 한편 대부분의 식품기업들도 이미 적색 2호 사용금지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이를 공식화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지도관리 감독청인 식약청이 오히려 이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치하거나 무사안일주의로 일관하여 기업들에게 적절한 유인과 법적 강제를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즐겨먹는 식품에 사용되는 타르계 색소 분석 결과
번호 제품유형 판매원 제품명 표기형태 분석결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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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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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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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가공품
초콜릿
가공품
초콜릿
가공품
젤리류
젤리류


젤리

젤리

젤리


젤리

사탕류

사탕류
사탕류

사탕류

사탕류

사탕류

사탕류

사탕류


사탕류


사탕류


사탕류
캔디류

츄이멜
츄이멜
츄이멜
츄잉껌류

한국
마스타푸드
해태

롯데

오리온
오리온


크라운

크라운

중국


한국
마스타푸드
한국
마스타푸드
롯데
롯데

한국네슬레

해태

크라운

롯데

기태월드


기태월드


리리식품


유나이티드
스타제과

해태
크라운
롯데
해태
(주)오리온
해태
엠엔엠즈

티피

석기시대

마이구미
왕꿈틀이


구미제리

꼬마곰

꼬치제리


스타버스트

스키틀즈

쮸쮸봉(사과맛)
쮸쮸봉(딸기맛)

폴로(분홍색)

짱구(분홍색)

짝궁

사랑방선물
(붉은색2종)
스톤쵸코볼


땅콩쵸코볼


종합과일맛캔디


멘토스(포도맛)
우주별2
(분홍색)
뚝딱이3
새콤달콤
쫀쪼니
풍선껌(딸기맛)
센스민트
자일리톨333
합성착색료(황색 4호,
황색 4호 레이크)
합성착색료, 식용색소
황색 4호
합성착색료, 식용색소
황색 4호
황색 4호(합성착색료)
합성착색료(황색 4호)


황색4호, 합성착색료

합성착색료, 식용색소
황색 4호
합성착색료(황색4호,
황색5호, 적색2호,
적색40호, 청색1호)
합성착색료(황색 4호
포함)
합성착색료(황색 4호
포함)
합성착색료
합성착색료, 식용색소
황색 4호
황색 4호 및 합성착색료

합성착색료, 식용색소
황색 4호
합성착색료

합성착색료, 식용색소
황색 4호
합성착색료(황색 4호,
황색 5호, 적색 2호,
적색 40호, 청색 1호)
합성착색료(황색 4호,
황색 5호, 적색 2호,
적색 40호, 청색 1호)
합성착색료(황색 4호,
황색 5호 적색 2호,
청색 1호)
합성착색료
합성착색료, 황색 4호

합성착색료
합성착색료
합성착색료
합성착색료, 딸기 향료
표기 없음
합성착색료
황색 4호, 황색 5호,
적색 40호, 청색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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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색 5호, 적색 2호,
청색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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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색 4호, 황색 5호,
적색 3호, 청색 1호
적색 40호
적색 40호
적색 40호
적색 2호
없음
없음
서울환경연합


발암의 최소 절대 안전량은 없다
미국은 1960대에 ‘델라니 조항’이라는 사회적 합의를 만들었다. 이는 ‘발암의 최소 절대 안전량은 없다’는 원칙 아래 단지 발암의심물질이라 하더라도 안전성이 확인되기 전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첨가를 금하는 것이다. 이는 실제 개발된 화학물질이 인체 및 생태계에 심각한 위해가 입증되고 난 후에나 금지되고 있는 과학의 불안전성을 어떻게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현명한 선례이다.

생명안전과 직결되는 식품문제에 있어서 정부가 취해야 할 입장은 ‘사전예방’이며, 솔직한 인정과 투명한 공개, 국민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규제다. 진정한 식품의 안전과 국민건강의 확보 없이는 식약청의 존재마저도 의미가 없다.



글 / 이지현 leejh@kfem.or.kr
서울환경연합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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