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10년 아직도 진행 중인 후쿠시마 핵사고

지난 2020년 2월 후쿠시마 핵발전소 상황 ⓒDean Calma / IAEA
 
지난 2월 13일 밤, 동일본대지진(2011년 3월 11일) 10년을 약 한 달 앞둔 날, 후쿠시마 현 앞바다에서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 10년 전 악몽이 떠올랐다. 지진에 이어 들이닥친 쓰나미는 후쿠시마 원전을 침수시켰고 이어 1호기가 폭발했다. 다음날 3호기, 4호기도 차례로 폭발하며 희뿌연 연기를 내뿜었다. 쓰나미를 대비해 세운 방벽도, 전력공급 중단을 대비한 비상디젤발전기도 다 소용이 없었다. 폭발로 엄청난 양의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공기를 타고 주변을 오염시켰고 30km 이내 거주하는 주민들은 마을을 버리고 피난을 가야 했다. 
 
다행히 현지 언론 등이 전해온 소식에 따르면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던 수조에서 물이 일부 넘친 사실이 드러났지만 일본 원전 당국과 운영사인 도쿄전력 측은 수조 범람에 따른 방사능 누출은 없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10년 지나고 있지만, 자연재해가 일어날 때마다 악몽이 떠오르는 이유는 이 끔찍한 사고가 여전히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10년 현재 후쿠시마 원전은 어떤 상태일까?
 

매일 170여 톤이 발생하고 있는 방사능 오염수

 
2020년 12월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서 보관중인 방사능 오염수는 약 124만㎥(도쿄돔 약 1개분)이며 매일 약 170톤의 방사능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도쿄 전력은 사고 초기 방사능 오염수를 빨리 저장하기 위해 공사 기간이 짧은 볼트형 탱크를 차례로 건설했다. 그러나 내구성이 떨어지는 탱크 탓에 오염수가 새는 사고가 이어졌다. 현재는 내구성이 좀 더 강한 용접형 탱크에 오염수를 옮겨 담고 있다. 매일 증가하는 방사능 오염수 처리도 힘에 부치는데 앞서 볼트형 탱크에 저장했던 오염수까지 새로운 탱크로 옮겨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마저도 포화상태로 2022년 여름이면 오염수 저장 탱크를 보관할 부지가 없다. 방사능 오염수가 점점 더 일본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부담스러운 방사능 오염수를 좀 더 손쉽고, 싼 값에 처리할 수 있는 해양 방출의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후쿠시마현 어민들을 중심으로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반대하는 여론도 높아 쉽게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폐로 작업의 걸림돌 고선량의 방사선

 
2020년 9월 일본 스가 총리가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해 원전 진행상황을 둘러보고 있다 ⓒ일본총리관저
 
후쿠시마 원전 1~3호기에는 녹아내린 핵연료가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다. 원전 부지에 있던 사용 후 핵연료 수조에도 연료봉이 그대로 있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먼저 무너진 건물 잔해들을 제거해야 한다. 도쿄전력과 일본정부는 이 모든 작업을 포함한 폐로 작업을 2041~2051년까지 마무리 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하지만 현실은 건물 내부에 접근하기조차 어렵다. 후쿠시마 원전 부지의 제염작업이 꾸준히 이뤄졌다고 해도, 여전히 사고 현장 100m 지점에 도달하면 선량이 가파르게 오른다.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할 당시의 방사성 물질이 1~3호기 격납용기 덮개에 남아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2호기의 덮개에서 검출되고 있는 방사성 물질의 농도는 약 2경~ 경Bq(베크렐)(경은 조의 1만 배),  3호기의 덮개에서는 약 3경Bq이 검출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폭발 당시의 압력으로 덮개가 변형돼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된 1호기의 덮개에서는 약 160조Bq의 적은 세슘이 검출되고 있다. 
 
2, 3호기 주변은 시간당 10Sv(시버트) 정도의 방사선량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사람이 가까이 가면 1시간 안에 즉사할 수준이다. 폐로 작업은 엄두도 못 내고 있는 것이다. 
 

원전 부지를 꽉 채우고 있는 방사성 물질 오염 쓰레기 

 
후쿠시마 원전 부지와 그 주변은 현재 방사성 오염 쓰레기가 꽉 채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일과 후쿠시마 원전 수소 폭발로 나온 잔해 30만9100㎥(저장 용량의 75%)는 고스란히 방치되어 있고, 작업자들이 사용한 방제복 등의 중저준위 폐기물도 매일 쏟아져 나와 3만600㎥(저장 용량의 45 %)나 된다. 중저준위 폐기물은 평균 시간당 2μSv(마이크로 시버트)를 나타내고 있지만, 순간 시간당 25μSv의 방사선을 내뿜는 방사성 폐기물도 있다.  
 
또한 오염수 저장 탱크 부지 등을 마련하기 위해 베어낸 방사능 오염 벌목 나무도 13만 4400㎥(저장 용량의 77 %)나 되지만  역시 아무 대책도 없이 길가에 쌓여있다. 
 
도쿄전력은 소각로를 증설하고, 건설 폐기물은 파쇄해 폐기물의 양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모두 작업자의 피폭을 전제로 한 작업이고, 방사성 물질이 확산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일이다. 
 

방사성 오염 토양 재활용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을 위해 원전이 폭발하면서 확산된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토양을 긁어내는 제염작업을 대대적으로 실시하였다. 이렇게 모아진 고농도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토양은 제염토라는 이름으로 후쿠시마 현 곳곳에 저장되었고, 그 양은 2019년 현재 1400만㎥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돔 11개에 달하는 규모다. 
 
일본 정부는 엄청난 양의 제염토를 2045년까지 후쿠시마 현 밖에서 최종 처분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엄청난 양의 흙을 받아줄 곳이 있겠는가? 그래서 일본 정부는 방사성 오염수와 마찬가지로 방사성 오염 토양 역시 손쉬운 해결책을 찾고 있다. 8000Bq/kg 이하의 방사성 물질 오염토는 도로나 제방을 쌓는 공공공사에 이용하고, 5000Bq/kg 이하의 방사성 물질 오염 토양은 농지를 조성하는 데 이용해 방사성 오염 토양을 처리하려 하고 있다.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거나, 방사성 물질 오염토양을 재활용하면 방사능 오염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일본 국민과 주변국이 모두 반대해도 강행하겠다는 의지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고 그만큼 초조한 상태임을 반증하고 있다.  
 

우리에게 미칠 영향과 우리가 할 일

 
환경운동연합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일본 정부의 방사성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일본 수산물 “안먹겠다”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사고가 발생한 지 10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후쿠시마 핵 사고는 진행중이다. 후쿠시마 핵 사고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당장 일본이 방사성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할 경우 우리에게 미칠 영향은 적지 않다. 후쿠시마 대학을 비롯한 여러 대학의 연구를 통해 후쿠시마 사고 당시 방출된 오염수가 1년 만에 동해안에 도달했음이 밝혀졌다. 그리고 미국 우즈홀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방사성 핵종에 따라 생물학적 농축 비율과 해저 토양 오염이 우리의 예상과 달라 오염수 방류에 따른 생태계의 미치는 영향이 심각할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안에 삼중수소 외의 다른 방사성 물질은 모두 제거했고, 삼중수소 역시 몇 백배의 물로 희석해서 버리기 때문에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방사성 물질을 제거했다는 오염수에는 유해한 방사성 핵종들이 여전히 높은 농도로 존재하고 있고,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삼중수소 역시 우리 생태계를 위협하는 위험한 방사성 물질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우리 시민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정부에 일본산식품의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고,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된다면 우리는 우리의 바다와 식탁의 안전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막으려면 일본 정부가 오염수 해양 방류를 포기하도록 압박을 가해야 한다. 일본산 수산물과 식품을 먹지 말고, 우리 정부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확대 조치를 요구해 일본 정부를 압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이런 비극적인 핵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핵 발전을 멈춰야 한다. 
 
글 / 최경숙 시민방사능감시센터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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