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최악의 환경오염지역은?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스위스그린크로스는 미국 뉴욕에 있는 블랙스미스연구소와 공동으로 2006년부터 ‘세계 10대 오염지역’을 선정하여 발표하고 있다. 1994년에 설립된 스위스그린크로스는 2차 대전 이후에 발생한 화학물질, 방사능, 기타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산업과 전쟁으로 인한 오염지역을 조사하고 환경개선을 촉구하거나 중재하는 일을 해오고 있고, 미국의 블랙스미스연구소는 지구촌 개발도상국들을 대상으로 오염지역의 환경오염노출을 저감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고 자신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세계 수백여 곳의 환경오염물질의 오염수준, 오염지역 및 오염원(기업)에 대한 현황을 직간접적으로 모니터링한 결과를 바탕으로 세계 10대 오염지역을 선정하는데, 심각하게 오염되었지만 효과적이고 모범적으로 환경개선을 이루어내는 사례도 발굴하여 소개한다. 오염지역 선정기준은 환경오염 노출위험 인구의 규모, 특히 어린이들이 높은 위험에 처한 경우, 유해물질의 독성정도 그리고 노출경로와 영향정도가 명확하게 확인된 경우 등이다. 
세계 10대 오염지역 선정은 환경오염물질의 건강피해문제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결정되어왔는데, 2012년의 경우 49개 저개발국가의 1억2500만 명의 사람들이 독성물질에 노출되어 건강을 위협받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올해 2013년에는 2억 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세계은행, 유럽연합 그리고 아시아개발은행 등의 지원으로 조사된 세계 3000여 곳에 대한 연구결과다. 급격한 환경오염 위험인구의 증가는 곧바로 말라리아나 결핵과 같은 질병의 증가로 이어지는 사회적 부담이다. 이러한 판단에는 질병으로 인해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사람의 수와 연도를 산출한 장애보정생존연수(DALYs)라는 평가방법이 사용되었다. 세계보건기구가 세계은행과 공동으로 평가해보니 개발도상국가에서 발생하는 사망의 23퍼센트;가 환경오염문제가 원인이었다. 이들 환경위해요인은 주기적으로 자주 발생하는 질병의 80퍼센트 이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개별국가 차원에서 환경개선을 통해 37퍼센트의 질병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와 있다. 지구적 차원에서 보면 전체 암 발생의 20퍼센트가 환경오염노출 때문이다. 어린이질병의 경우도 33퍼센트가 환경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스위스그린크로스와 블랙스미스연구소는 2006년과 2007년에 발표한 세계 10대 오염지역이 지금은 어떤 상황인지 모니터링한 결과도 공개했다. 이 중 도미니카공화국의 하이나가 가장 성공적으로 환경오염문제를 치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곳도 상당한 진전이 있었는데, 중국의 린펜과 티안잉, 페루 라 오로야, 인도의 수킨다와 라니펫, 아제르바이지젠의 숨가잇 그리고 러시아의 루드나야 등이다. 진전이 별로 이루어지지 않은 곳은 5곳이었는데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잠비아의 카브웨, 러시아의 노릴스크와 제르진스크 그리고 키르기즈스탄의 마이루수 등이다. 이중 체르노빌과 카브웨, 노릴스크 그리고 제르진스크 등 4곳은 지난 8년간 거의 개선이 안 돼 올해도 세계 10대 오염지역에 다시 선정되었다. 
 
2013년에 선정된 세계 10대 오염지역
 
▲ 아프리카지역, 가나 아그보그블로시
서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큰 전자제품 폐기물 처리 시설이 있는 지역으로 폐전자제품을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중금속 오염이 심각하다. 납의 경우 이곳의 토양에서 미국 내 허용치 400ppm보다 45배나 높은 1만8125ppm이 검출되었다. 알루미늄 오염도의 경우도 기준치의 17배나 높았다. 이 지역 인구 4만 명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이고 이 중 2만5000명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가나는 주로 서유럽에서 연간 21만5000톤의 폐가전제품을 수입해오는데 이 중 절반이 넘는 12만9000톤이 전자폐기물로 버려진다. 2020년까지 폐가전제품 수입량이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동유럽지역,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1986년 4월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곳에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폭의 100배가 넘는 방사능이 누출되어 약 15만 제곱킬로미터의 지역이 심각하게 오염되었고 지금도 반경 30킬로미터 지역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몰디바와 벨라루스의 인구 500만~1000만 명이 위험인구다. 사고 이후 4000건의 갑상선암이 발병했다고 보고되고 있다. 2012년 미국정부가 발간하는 「환경보건전망」 학술지에 실린 논문은 저선량 방사능노출로 인한 백혈병위험이 심각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아시아지역, 인도네시아 찌따룸 강 유역
2000여 개 공장이 밀집한 인도네시아 웨스트자바 반둥지역의 찌따룸 강 유역은 1만3000제곱킬로미터의 넓이에 900만 명이 살고 있다. 이곳에서 식수 수질을 검사한 결과 미국 기준보다 1000배 많은 납이 검출됐다. 강물의 알루미늄, 망간, 철의 오염도는 각각 세계평균의 3배, 5.7배, 2.9배로 높았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아시아개발은행으로부터 5억 달러를 지원받아 이 지역의 환경오염개선에 나서고 있다. 
▲ 동유럽지역, 러시아 제르진스크
화학무기 개발을 포함한 러시아의 핵심 화학산업 지역. 1930년과 1988년 사이 30만 톤의 화학 폐기물이 제르진스크와 주변 지역에 버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유출된 침출수에서 190가지의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되었다. 2007년 이 지역 수질을 분석한 결과 허용치보다 수천 배 많은 다이옥신과 페놀이 검출됐다.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지역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대기 중의 독성 페놀 농도는 눈과 폐 그리고 신장에서의 질병과 암 발생률을 높이는 원인이다. 때문에 이 지역의 평균수명이 크게 떨어졌는데 2006년의 조사에서 여성의 평균수명은 47세, 남성은 42세에 불과했다. 이 지역 인구 24만5000명이 모두 위험인구에 속한다.  
 
 
▲ 아시아지역, 방글라데시 하자리바그
방글라데시의 270개 전체 피혁공장의 90퍼센트가 25헥타르 규모의 지역에 밀집되어 있다. 이 가죽 공장들이 매일 부리강가 강으로 배출하는 유해 폐기물의 양은 총 2만2000리터에 달한다. 부리강가 강은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주 상수원이다. 8000에서 1만2000명의 노동자들이 일하는데 이들의 거주지는 오염된 수로 인근에 밀집되어 있고 무허가 피혁재활용공장이 난립하여 대기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공정에서 발생하는 6가크롬은 잘 알려진 발암물질이다. 피부질환과 호흡기계질환이 만연하고 어지럼증과 구역질 등도 일상화되어 있다. 이 지역의 거주인구는 2011년 18만5000명으로 조사되었지만 비공식 거주인구를 포함하면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 아프리카지역, 잠비아 카브웨
잠비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광산도시인 이곳의 아동 혈액 분석 결과 권장치보다 5~10배 높은 납이 검출됐다. 이는 1902년 시작되어 90년간 계속된 납광산 가동의 결과다. 지금은 광산이 폐쇄되었지만 광미가 날려 오염이 계속되고 있다. 잠비아 정부가 세계은행과 북유럽개발자금의 지원으로 2003년부터 2011년까지 환경개선을 실시했지만 여전히 급성건강영향 위험이 남아있다. 
 
▲ 아시아지역,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의 광산지역으로 소규모 금광산에서 이용되는 수은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수은을 이용한 금 채굴은 지구촌의 모든 소규모 금광산 업종에서 이용되는 방법으로 금가루를 함유한 수은이 아말감형태로 나오는데 이를 녹여 수은을 증발시켜 금을 뽑아낸다. 이러한 과정으로 세계적으로 연간 1000톤의 수은이 환경 중으로 방출되는데 이는 전 세계 수은오염의 30퍼센트에 해당한다. 4만3000명이 사는 이 지역의 강물에서 검출된 수은오염도는 인도네시아 음용수 기준의 2배가 넘는 2260ng/L였다. 2013년 10월 지구촌 수은발생을 통제하는 미나마타국제협약에 인도네시아 정부가 참여하면서 수은발생을 줄이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 남아메리카지역, 아르헨티나 마탄사 리아추엘로 강
수도인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14개 자치구를 지나는 60킬로미터의 강으로 1만5000여 개의 사업자가 몰려 있다. 전체 오염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화학 제조사들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하구 주변 토양을 분석한 결과 권장치보다 높은 납, 니켈, 아연, 구리, 총크롬 등이 검출됐다. 크롬 농도의 경우 기준치 220ppm보다 5배가량 높은 1141ppm이 검출되었다. 강 유역에 거주하는 2만 명의 주민 중 60퍼센트 정도가 심각하게 오염된 주거환경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강변지역의 우물에서 채취된 시료의 80퍼센트가 음용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 아프리카지역, 나이지리아 니제르 강 삼각주
7만 제곱킬로미터가 넘는 나이지리아 땅의 8퍼센트를 차지하는 지역으로 1950년대 이후 석유 가공의 중심지가 되면서 기름과 탄화수소로 인한 오염이 계속되고 있다. 1976년부터 2001년 사이에 기름유출 등 각종 사고 7000여 건이 발생했다. 2012년에만 매일 200만 배럴의 석유가 생산되었다. 매년 24만 배럴의 원유가 이 일대를 오염시키는데 지표면과 호수를 오염시키는 것은 물론 대기 중으로 날아가 다환방향족 탄화수소(PAHs)와 같은 발암물질로 지역주민을 위협한다. 2011년 유엔환경계획(UNEP)의 보고에 의하면 토양과 수질에서 전체 조사지역의 3분의 2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2013년 조사보고에서는 가구의 식품안전 수준이 60퍼센트 가량 저하되었고 어린이 영양부족이 24퍼센트 증가했다. 
 
▲ 동유럽지역, 러시아 노릴스크
1935년에 처음 생긴 공업 도시. 연간 각각 500톤의 구리와 산화니켈이 버려지고 200만 톤 이상의 이산화황이 공기 중으로 배출된다. 이 지역 노동자의 평균수명은 러시아평균보다 10살 정도 적다. 약 13만 명의 주민들이 위험인구에 속한다고 추산된다. 도시의 반경 60킬로미터 지역의 토양이 중금속에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평가되고 이로 인해 호흡기계 질환과 폐암 소화기계 암 발병이 높아지고 있다. 이 지역 아이들은 인근지역보다 1.5배 많은 질환에 시달린다.
 
▲ 특별보고: 일본 후쿠시마
보고서는 세계 10대 오염지역에 일본 후쿠시마를 포함하지 않았지만 특별사례 형태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육상과 해상의 방사능오염문제를 지적했다. 2013년 9월에만 1000톤이 넘는 방사능오염수가 바다에 버려졌고, 세슘137 방사성물질이 2014년 초기부터는 미국 해안지역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는 후쿠시마 인근 지역에서 어릴 때 노출된 방사능으로 인한 암 발병 위험이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자아이들에게 70퍼센트의 갑상선암 발병위험이, 남자아이들에게는 7퍼센트의 백혈병 발병위험이, 여성에게는 6퍼센트의 유방암 발병위험과 4퍼센트의 모든 유형의 고형암 발병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글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보건학박사(환경보건학전공) choiyy@kfem.or.kr
사진 THE WORLDS WORST 2013 choiyy@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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