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10] 특별기획 7/ 중국 에너지의 빛과 그늘 Ⅱ-핵발전소 /추장민

특별기획 7·지구환경문제의 열쇠, 중국

중국 에너지의 빛과 그늘 Ⅱ-핵발전소
추장민/북경대학교 환경과학센터 박사과정


60년대부터 원자탄과 핵잠수함 등 핵 관련 군사기술을 보유해 온 중국에서 핵발전소 건설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은 80년대 중반에 시작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1985부터 약 7년간에 걸쳐 절강성 진산(秦山)에 진산 핵발전소 제1호기(진산 1호기)를 중국
의 자체설계에 의해 독자적으로 건설하였다. 핵발전소 건설경험이 부재한 중국이 자체기술
로 핵발전소 건설이 가능했던 이유는 바로 축적된 군용 핵기술 덕분이었다. 진산 1호기에는
중국이 개발한 원자로가 사용되었고 30만㎾ 발전기 용량을 보유량 소위 ‘시범형’ 핵발전
소로서 중국은 ‘자력갱생’의 노선에 따라 원자탄과 핵잠수함에 이어 핵발전소도 ‘시험삼
아’ 건설하였다. 진산 1호기의 건설로 중국은 핵발전소가 없는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
진산 1호기를 자체기술로 건설함과 동시에 중국정부는 홍콩과 합자회사를 설립하여 1987년
광동성 대붕(大鵬)반도에 대아만(大亞灣) 핵발전소(광동 제1호기) 건설에 착수했다. 프랑스
에서 들여온 가압경수로형 원자로에 2대의 90만㎾짜리 발전기를 갖춘 대아만 핵발전소는
1994년에 발전을 시작했는데 매년 약 1백24억㎾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한편 중국정부는 현재 4기의 핵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먼저 진산 1호기 부근에
1996년부터 중국제 원자로를 사용한 진산 제2호기(발전기용량 2×60만㎾)와 캐나다에서 도
입한 가압중수로형 원자로를 사용한 진산 제3호기(발전기용량 2×70만㎾)가 건설중이다. 그
리고 대아만 핵발전소 동쪽 1㎞지점에 2003년의 발전가동을 목표로 령오(山令澳) 핵발전소
(광동성 제2호기, 발전기용량 2×100만㎾) 건설이 진행중이다. 마지막으로 강소성 연운항(連
云港)시에 연운강 핵발전소(발전기용량 2×100만㎾)가 러시아 합작으로 건설되고 있다.
2000년 이후의 중국정부의 핵발전소 건설계획은 한마디로 상상을 초월한다. 핵발전소 건설
에 가장 열중인 광동성의 경우를 살펴보면 령오 핵발전소 건설이 끝나면 2005년~2010년에 4
백~6백만㎾ 발전기용량을 갖춘 제3기 핵발전소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통해 2010년에 광동성 전체의 핵발전소 발전기용량을 8백~1천만㎾로 끌어올려 광동성 전력
생산량의 14~20%에 해당하는 5백억~7백억㎾h의 전력을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광동성의 핵
발전소 건설계획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20년까지 광동성 핵발전소 발전기용량을 2천만~3
천만㎾로 높이고 이를 위해 2010년부터 10년 사이에 10~20개 새로운 핵발전소를 건설하겠다
는 것으로 이어진다.
핵발전소 건설붐은 광동성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중국 중앙정부 또한 핵발전소를 향후 에
너지의 주요 지주로 삼고 국가적 차원에서 핵발전소 건설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핵발전소가 건설지역 이외에 료녕성, 복건성, 산동성 고속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동남연해의
각성에서도 핵발전소 건설계획을 세우기에 여념이 없다. 현재의 핵발전소 건설계획이 예정
대로 진행되면 2010년 중국의 핵발전소 발전용량은 2천만㎾, 2020년 4천~5천만㎾로 확대되
어 핵발전소 발전기용량이 중국 전체 발전기용량의 6%에 달하고 2050년에는 10~20%로 비
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따라서 앞으로 동남 연해지역에 수십개의 핵발전소가 동시다발적으
로 건설될 것이 예상되며 장기적으로 볼 때 원자력은 화력 및 수력과 함께 중국의 3대 전력
의 하나로 자리잡을 것이 확실하다. 이처럼 세계의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핵발전소의 건설을
중단하거나 가동중이던 핵발전소를 폐쇄하는 마당에 중국은 뒤늦게 핵발전소 대량건설이라
는 ‘퇴행의 길’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및 원자력 회사가 일치단결하여 달려가고 있다.

다른 국가들은 ‘가지 말았어야 할 길’이라고 되돌아오는 마당에 중국은 ‘그 길만이 살길
이다’라고 외치며 핵발전소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먼저 에너지 자원의 집중지역과 인구 및 공업 밀집지역간의 불일치를 핵심적인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의 석탄산지는 서북부 지역에, 수력자원은 서남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에 화동, 화남 및 동북지역에 인구와 공업이 밀집되어 있다. 따라서 중국은 ‘북탄
남운(北煤南運, 북부의 석탄을 남부로 운송)과 서전남송(西電東送, 서부의 전력을 동부로 송
전)’의 에너지 생산 및 수송시스템을 택해 왔다. 그러나 동남 연해지역에서는 고속경제성
장으로 에너지 수요급증에 따른 석탄 등 화석연료 수송의 폭발적인 증가와 전력부족이 발생
하면서 이 지역에 핵발전소를 건설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정부는 기
존의 2원적인 에너지 생산-수송 시스템에서 산서성을 중심으로 한 서북부지역을 석탄생산
기지, 서남지역을 수력발전기지, 동남 연해지역을 원자력 생산기지로 하는 3원 에너지 생산
-수송시스템 건설로 전환했다. 이와 같은 정책전환에 따라 화중, 화남지역에서 핵발전소 건
설붐이 불어닥친 것이다.
다음으로 악화되고 있는 중국의 환경상황도 주요한 원인중의 하나이다. 석탄을 위주로 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항 등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대기오염 및 환경피
해가 확대되고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국제적인 압력이 가중되자 중국정부는 핵발전소 건
설에서 그 해결책을 찾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 동남 연해지역에서는 전력, 환경, 교통의
3대 문제를 해결하는 소위 ‘1석3조의 구세주’로서 인식하고 핵발전소 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다 선진국에서 시장활로가 없어지자 아시아에서 시장을 찾으려는 선진국 원전
회사들의 집요한 공세도 빼놓을 수 없는 원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요한 원인으로 핵발
전소 건설과 안전에 대해 일반 국민들은 거의 관심이 없는 것이 큰 문제다. 중국에는 핵발
전소 건설의 위험성과 비경제성을 지적하고 공개적으로 핵발전소 건설에 반대운동에 나서는
조직이나 개인이 사실상 없다. 일반 국민들은 주로 전기를 더 많이 쓸 수 있기를 원하고 있
을 뿐이다. 반대로 화력발전소에 비해 훨씬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원자력에 대해 지지를 보
내지 않고 반대하는 국제적인 현실에 대해 상식과 지혜를 반하는 행위라고 비난하는 정부와
원자력 회사의 목소리만 높다.
그러나 브레이크 없는 차와 같이 질주하는 중국의 핵발전소 건설은 계획대로 건설하는데는
넘어야 할 산이 곳곳에 존재한다. 가장 먼저 핵발전소 안전문제가 지적된다. 반경 50㎞내에
심천과 홍콩이 위치해 있는 대아만 핵발전소의 예를 들면 1997년에 14건의 운행사고가 발생
하는 등 매년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대아만 핵발전소를 포함하여 광동성 내의 핵
발전소는 태풍의 상습적인 상륙지역으로 여름철에 태풍이라는 기상재해의 위협 속에 놓여
있다. 실제로 1995년 태풍으로 대아만 핵발전소 운행이 비상정지하는 사태가 발생하였고
1997년에는 송전탑이 무너지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이처럼 중국의 핵발전소는 안전을 위협
하는 요소들이 발전소 내외에 복병처럼 도사리고 있다. 다음으로 핵발전소 건설비용과 경제
성 문제가 논란의 대상이다. 경제적인 에너지라는 중국정부의 선전과는 달리 실제 핵발전소
건설비용이 천연가스 발전소보다 40%나 더 많이 든 비경제적인 것으로 밝혀져 중국 내에서
도 경제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에너지 전문가가 하나둘씩 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세계
핵발전소 역사에서 증명하듯이 중국에서도 핵발전소가 건설되면 될수록 깨어나는 국민들의
반핵의식과 저항의 몸부림이 머지 않아 중국정부와 원자력 회사들 앞에 넘기 어려운 산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13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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