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살처분 5개월 후 재앙은 사라졌는가?

구제역 살처분 5개월 후 재앙은 사라졌는가?

 

글 정은주 시민환경연구소 간사 eunju0547@hanmail.net
사진제공 시민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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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으로 약 350만 가축이 생매장 살처분을 당했다. 구제역사태를 어떤 식으로도 종식시키려는 정부는 지침을 무시한 채 생매장 살처분에도 속도전을 냈다. 이에 대한 부작용일까? 침출수로 인한 식수, 지하수, 토양 오염 등 환경오염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환경연구소는 먹는샘물 공장 인근 매몰지, 부실 매몰지로 인한 환경오염 사례를 조사하였다.

 

매몰지 인근 먹는샘물 공장의 지하수는 안전할까?
지난 2월 김을동 의원은 경기도 8개 공장 주변에 구제역 매몰지가 있다고 밝혔다. 공장과 매몰지와의 거리는 불과 수백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아 먹는샘물의 안전성이 위험하다고 했다. 이에 환경부는 샘물공장 내 지하수를 취수하는 취수정은 지형상 매몰지보다 위에 있고, 먹는물 수질검사 결과 모두 수질기준보다 낮게 나왔다며 매몰지와 샘물공장의 영향가능성은 없다며 반박했다.


샘물공장 취수정과 매몰지와의 거리가 가까워도 취수정이 지형상 위에 있으면 안전한 것일까?
모든 샘물공장은 가동 전에 지하수를 취수할 때 주변 지하수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는 환경영향조사보고서를 작성한다. 이 보고서에는 샘물공장이 허가를 받을 때 이 유역의 지하수를 채취하겠다고 직접 신고하는 ‘집수유역’을 표기한다. ‘집수유역’ 내 지하수는 샘물공장의 생수에 영향을 미치므로 이 유역 내에는 오염원(축사, 농경지, 군부대 등)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샘물공장이 인적이 드문 깊은 산속에 위치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시민환경연구소는 집수유역 내 매몰지(오염원)가 존재하는지 알기 위해 지난 4월, 김을동의원이 발표한 경기도 8개 샘물공장 중 4곳의 환경영향조사보고서를 검토했다. 정확한 조사를 위해 지리정보시스템(GIS)를 이용하여 샘물공장 주변 매몰지와 샘물공장 집수유역을 지도에 표기한 후 두 지점이 겹치는 부분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현재 가동 중단한 1곳을 제외한 샘물공장 3곳에 32개의 매몰지가 집수유역 안에 위치해 있었다. 매몰된 가축은 한우, 돼지, 젖소, 사슴 등 약 1만4451두다.


집수유역 내 매몰지가 확인되어 지하수오염이 우려되는데도 환경부는 취수정과 매몰지의 거리상 이상이 없고, 샘물공장 취수정과 제품 수질검사 결과 모두 수질기준에 적합하다며 침출수 영향 가능성은 없다는 해명을 했다.


하지만 환경부의 해명자료는 샘물공장에 초점을 맞춘 수질조사 내용이었고 샘물공장 집수유역 내 매몰지의 침출수가 유출되었는지, 유출되었다면 얼마나 이동하고 있는지, 매몰지 관측공 수질검사결과에 대한 자료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매몰된 후 반 년이 지난 지금은 문제가 없지만, 지하수가 이동하면서 이후 5년, 10년 이후 매몰지 침출수로 인한 지하수 오염이 문제될 수 있다. 영국에서는 지하수 오염이 20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사례도 있다.

 

매몰지 침출수, 지하수 오염시키고 하천에 유입
지금까지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침출수로 인한 하천과 지하수 오염이 없다고 발표해 왔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난 5월 국회 유원일 의원실과 시민환경연구소는 매몰지 인근 지하수와 하천의 침출수 유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경기도 포천, 안성, 충북 진천 매몰지 현장을 조사했다.


경기도 포천의 한 매몰지. 오른쪽에는 하천이, 아래는 지하수(우물)가 흐르고 있었다. 다른 곳 또한 약 150미터 아래 건지천(한탄강 지류)이 흐르고 있었으며 인근 지하수 및 하천이 침출수에 오염되었다는 점을 육안으로 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오염된 하천에는 악취가 나고 있었고 하천과 인근 모래 사이에는 기름이 끼어 있었다.


현장에 동행한 지역농민에 의하면 인근 하천을 농업용수로 사용하다가 매몰지 침출수로 도저히 사용할 수 없어 포천시에 민원을 넣어봤지만 ‘침출수가 아니라 인근 철광석에서 나오는 철성분’이라는 대답만 들었다고 했다.


납골당 주변에 위치한 경기도 안성의 매몰지는 침출수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주변에 옹벽을 설치했으나 침출수가 나오고 있었다. 충북 진천의 매몰지는 바로 아래 계곡이 있어 매몰지가 유실될 가능성이 높았으며 매몰지 인근의 논에도 침출수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시민환경연구소는 매몰지 관정, 매몰지 주변의 하천, 지하수 오염이 될 만한 곳 20곳의 시료를 채수하여 원자력연구원의 가축사체유래물질(NRN분석)방법으로 침출수 유출여부를 판단하였다. 이 방법은 침출수 오염 가능성이 있는 시료를 가축 사체 유래물질 농도에 비례해 색이 있는 발색시약(닌하이드린 복합물)과 혼합한 후 고온에서 10분 가열 후 발색을 유도한 다음 상온에서 냉각시켜 색도를 측정한다. 그 후 총유기탄소 비율과의 상관성을 분석해 침출수 유출여부를 결정하는데 보통 NRN수치가 1이상이고 주변에 타 오염원이 존재하지 않으면 침출수에 의한 오염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분석결과, 총 20곳 중 9곳이 NRN 수치 1을 초과하였으며 최고 15배까지 높게 나온 곳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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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애매모호한 침출수 기준
침출수가 유출되었다는 시민단체, 지역주민, 정당의 제보에도 환경부는 침출수 유출여부 판단지표를 근거로 들며 침출수가 아니라고 말한다. 정부에서 해명하는 침출수 유출여부 판단지표는 어떤 항목이 있으며, 침출수 유출여부는 어떻게 판단할까?


정부에서 침출수 유출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는 기존의 수질검사항목 중 암모니아성질소, 염소이온, 질산성질소 등이다. 환경부의 ‘가축매몰지 환경관리지침’에는 침출수 유출여부를 “암모니아성질소, 염소이온 등이 동반상승하는지를” 토대로 판단한다. 행정안전부 소속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구제역종합질의응답 1차 자료집’은 “암모니아성질소, 염소이온, 질산성질소의 오염도가 동반상승할 경우”로 판단한다. 행정안전부의 해명자료인 ‘지하수 중 매몰지 침출수 오염사례 없어’에서는 “암모니아성질소, 염소이온, 질산성질소 3항목이 모두 동시에 검출되는 경우”로 판단한다.


위의 자료를 보면 3항목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국회입법조사처에서도 환경부 산하 환경과학원의 침출수 근거자료를 검토한 결과 암모니아성질소와 염소이온의 동반상승에 대한 판단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가 판단하는 지표는 현재 어느 국가에서도 표준평가방법으로 정하지도 않았고, 침출수 유출여부 판단지표를 3~4개 항목에 한정하는 국가도 없다.
이렇듯 침출수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자 환경부는 추가발표에는 20여 종의 아미노산과 mtDNA기법으로 추가 분석해야 침출수 여부를 최종 확인할 수 있다고 말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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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출수 오염 인정해야
앞선 사례에도 보듯이 정부와 지자체는 축산분뇨, 심지어는 철광석 성분을 운운하며 침출수 오염문제를 회피하고 있다. 가축사체유래물질 분석방법도 환경부에서 연구용역으로 진행했던 과제임에도 침출수 오염을 발표하자 이 분석방법을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샘물공장 집수유역 내 매몰지가 위치한 것 또한 정부가 샘물공장 주변에 매몰지라는 오염원이 존재한다는 사실보다 환경부 지침 내에 있는 활용 기준을 우선으로 두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샘물공장 집수유역 내 매몰지 중 부실 매몰지를 파악하여 재정비하거나 이전하는 방식, 침출수 유출이 확인되기 전 샘물공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빠른 시일 내에 해야 한다.


또한 침출수 유출여부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침출수 유출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환경부와 지자체는 더 이상 침출수 논란에 인력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침출수 오염을 인정해야 한다. 장마철은 다가오고 있다. 또 다른 환경재앙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구제역 매몰지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침출수로 식수와 하천오염으로 불안해하고 있는 매몰지 인근 지역 주민과 소통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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