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배만 불릴 해운대-이기대 해상케이블카

 
5월 31일 바다의 날을 맞이하여 부산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5월 30일 부산광역시청앞에서 해양생태계 파괴 및 환경훼손, 난개발 우려 등을 야기하는 해상케이블카 건설 추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제공 부산환경운동연합
 
최근 부산은 해상관광케이블카 계획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의 불을 지핀 것은 한 토론회였다. 지난 4월 19일 사)부산관광컨벤션포럼은 ‘부산관광 MICE 산업발전을 위한 해상케이블카의 가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해상케이블카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은 그대로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사실 이때만 해도 별로 대수롭지 않았다. 사)부산관광컨벤션포럼은 관광 산업 관계자들이 구성한 협의체로 관광경영을 하는 쪽에서는 끊임없이 랜드마크 건설을 비롯하여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토론회에서 주장한 해상케이블카 계획은 2016년 교통문제 및 해안경관 훼손 그리고 공공재의 사적 이윤추구에 대한 공적기여 방안 미수립 등의 이유로 반려되면서 중단됐다. 
 
하지만 토론회를 시작으로 중단됐던 해상관광케이블카 추진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토론회가 열리고 8일 후인 4월 27일 부산해상관광케이블카 추진위원회가 출범하고 해상관광케이블카 유치를 위한 발대식을 열었다. 이들은 해상관광케이블카 사업을 지지하는 30만 명의 청원을 받겠다고 밝히며 해상관광케이블카의 성공적인 유치를 위해 활동할 것임을 알렸다. 이런 가운데 3년 전 사업을 신청했다 반려 당했던 사업자마저 부산 해상관광케이블카 사업을 재추진하겠다고 나섰다. 
 

고무장갑 나눠주고 케이블카 서명 받아

 
(주)부산블루코스트라는 민간사업자는 해양관광을 내세우며 부산 해운대구 우동 동백유원지에서 남구 용호동 이기대 공원을 잇는 4.2킬로미터의 해상케이블카를 조성하겠다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자는 사업비 5359억 원을 들여 35인승 캐빈 80대를 운영할 예정이며 연 300만 명의 탑승객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이미 2016년 5월 부산시에 제안했다가 반려됐다. 해운대 일원 교통대책과 이기대·송림공원(동백섬) 측의 환경훼손, 광안리 앞바다 공공재 사용에 따른 공적기여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은 상설 연대체로 활동하고 있는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와 환경회의를 중심으로 상황 파악에 나섰다. 2016년 이후 사업자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정확한 사업개요부터 파악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필요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사업자는 반려사유가 된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한 채 전과 동일한 내용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신 사업자는 부산해상관광케이블카 추진위원회를 앞세워 시민청원 서명운동에 동참하면 고무장갑을 나눠주는가 하면, ‘해상케이블카 민간 추진위원회’에 재정지원과 편의를 제공하며 시민여론을 호도하고 있었다. 이미 해상케이블카 사업은 절차적으로 공정성을 상실한 것이다. 
 
한편 부산 남구 및 수영구, 해운대구 지자체는 해상케이블카 건설에 반대하는 입장이며 수영구발전협의회는 해상관광케이블카 반대 현수막까지 게시했다.   
 

고통은 시민들이 떠안고 이익은 사업자가?

 
해운대~이기대 해상케이블카 사업은 인근 지역주민들의 사생활침해, 돌풍 및 태풍에 대한 안전성 문제, 부근의 추가 개발 가능성 등 다양한 문제가 산적해 있다. 공사시의 해양생태계 파괴 뿐 아니라 공원으로 보존되어야 할 동백섬과 이기대 양쪽 지점의 공원에 숙박시설, 위락시설 등이 부대사업으로 또 다른 개발로 이어질 수 있어, 환경은 파괴되고 이에 대한 피해는 지역주민과 시민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또한 사업자의 계획대로라면 해상관광케이블카의 연간 이용객수는 312만 명(하루 평균 9천여 명)으로 이 일대는 교통대란이 발생할 것이다. 이 일대는 현재도 만성 교통정체 지역 중 하나다. 환경 및 경관 훼손, 조망권 상실, 난개발, 교통대란 등의 문제가 산적해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해상케이블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해운대구, 수영구, 남구 세 곳의 지방자치단체는 해상케이블카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럼에도 사업자 측은 이에 대한 대안이나 해법에 대해 단 한 번도 언급한 적 없다. 
 
반면 해상케이블카가 건설되면 민간사업자는 바다라는 공공재를 이용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이익을 보게 될 것이다. 민간사업자는 모든 부산시민,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이 공유하여야 할 공공재를 점유하면서 해운대와 이기대 지역의 땅값 상승에 따른 차익을 추가로 얻게 되는 것이다. 사적인 이익추구와 공적기여의 부재는 부산시민이 감당해야 할 고통으로 가중될 것이다. 
 
해상케이블카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도 꼼꼼히 따져볼 일이다. 부산의 송도해상케이블카의 경우 2018년부터 관람객이 줄어드는 추세로 접어들었다. 경남의 통영, 사천, 거제, 목포, 여수 등의 해상케이블카와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 경쟁력이 있는지도 미지수이다. 더구나 통영 및 송도보다 거리는 2배 이상이고 사업비도 10배 이상 투자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2만 원대 통행료를 지불하면서 해상케이블카를 이용할 관광객이 얼마나 있을 것인지도 의문이다. 설령 관광객이 많다고 해도 사업자가 가져가는 몫만 커질 뿐 부산시민은 교통난과 경관훼손이라는 고통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모두의 부산 바다를 지켜낼 것 

 
부산환경운동연합은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와 함께 해상관광케이블카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고, 해양생태계 파괴 및 환경훼손, 난개발 우려 등을 야기하는 해상케이블카 건설 추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하지만 같은 날 ‘해운대~이기대 해상케이블카 토론회’를 개최한 부산일보사는 해상관광케이블카 문제점을 지적하며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기자회견 내용은 빼고 자사가 주최한 토론회 관련 내용만 보도해 빈축을 사기도 하였다.
 
현재도 민간사업자는 추진위원회를 내세워 해상케이블카 추진 서명을 받고 있다. 만약 민간사업자가 이 사업을 부산시에 제안한다면, 부산시는 이 사업을 반드시 반려해야 할 것이다. 부산시민사회는 민간기업이 공공재를 사유화하여 이익을 추구하는 사업이 다시는 추진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다. 부산시민들과 부산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우리 후대들이 누려야 할 광안리 바다 조망권을 특정 사업자에게 내줘서는 안 될 일이기 때문이다. 
 
 
글 / 민은주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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