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을 그대로 두어라

설악 향로봉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한반도의 척추입니다. 설악산은 그 등뼈의 중심에 솟아오른 고산으로 그 높이가 1708m로 한라산, 지리산에 이어 세 번째로 높습니다. 해발 2000m가 넘으면 식물이 자라기 어렵기 때문에 해외의 고산은 만년설이나 너덜지대입니다. 설악산은 사계가 뚜렷한 한반도 기후에서 식생한계선 이하 고도의 독특한 식생과 경관, 그곳에 깃들어 사는 다양한 동물군을 품은 명산입니다. 기기묘묘한 형태의 암석 구릉에 얹힌 다양한 풍광을 가진 백두대간 생태계의 중심입니다.
 
대청봉의 아침 해
 
국민권익위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2020년 12월 29일 양양군이 원주지방환경청을 상대로 청구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부동의 협의 의견에 대해 부당하다고 인용재결 결정을 했습니다. 저 설악산에 철주를 박고 쇠줄을 달아 곤돌라를 운행하는 사업을 해도 된다고 한 것입니다. 국민적인 백지화 요구로 시행을 막았던 사업이 되살아난 것입니다. 살악산은 왜 이토록 개발의 시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요? 존재 자체로 백두대간 생태계의 중심이자 경관의 보고인 설악산은 어째서 관광개발의 사업 자원으로 소비돼야 할까요?
 
백미터폭포
 
용아장성 해질녘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인데 ‘돈 벌고 싶다’는 말이겠지요. ‘돈 벌고 싶은 사람들에게 표를 얻고 싶다’는 말일 수도 있지요. 민족의 영산에 철주를 박고 쇠줄을 치고 곤돌라를 운행하면 정말 돈이 되고 표가 되는 걸까요? 그건 예측과 기대일 뿐이지만 설악산이 훼손되고 그 생태계가 위기에 처할 일은 명백한 사실일 겁니다. 굴업도에서, 가리왕산에서 저는 보았습니다. 돈과 표를 바란 국토의 훼손이 사실은 생태파괴, 경관파괴에 그치고 말 거란 사실을. 굴업도에서는 막았고 가리왕산에서는 막지 못했습니다. 설악산을 가리왕산의 뒤를 따르도록 두어선 안 됩니다. 설악은 미래 세대에게 남겨줄 자연유산입니다. 우리 것이 아니라 자연의 것, 미래 세대의 것입니다.
 
 
글∙ 사진 / 조명환 사진작가
 
월간 함께사는길 2월호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설악산의 절경 사진을 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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