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공항이 아닌 탄소중립을 원한다

지난 11월 17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 타당성 검증결과를 발표하면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국무총리실 검증위원회는 “안전과 시설운영·수요, 환경, 소음 분야에서 상당 부분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김해공안 확장안은 백지화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낸 것이다. 부·울·경과 국토교통부 합의로 나온 검증위원회의 판정이기에, 17년을 끌어온 공항논의에 새로운 변곡점이자 논란의 불씨를 남기게 되었다. 여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동남권신공항추진단을 구성하고 ‘2030 월드엑스포 전 개항해야 한다’며 가칭 「가덕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의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코로나와 기후위기 시대, 김해공항 확장(안)이 백지화된 것은 다행이나, 가덕도의 신공항 건설은 필요한 것인가?
 

김해공항 확장(안) 백지화는 환영하지만

 
가덕 신공항 조감도
 
2019년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도시화 및 무분별한 개발로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초래된 인류 대재앙이다.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경제활동 위축으로 인한 고통뿐 아니라 전 세계 시민들의 일상적인 생활이 총체적으로 위협받고 있다. 이는 거대 항공산업이 초국적 자본주의와 결합하면서 시공간의 압축이라는 후기 근대의 특성을 드러낸 결과이기도 하다. 지방정부뿐 아니라 전 세계가 이 위기를 넘어서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우리의 생명과 인류의 문명을 존속시키기 위해서라도 ‘그린 대전환’이라는 시대적인 요구에 부응하여야 할 때인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은 이제 3차 대유행에 들어서고 있다. 부산이 2.5단계로 격상되면서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문재인 정부도 3단계 격상에 대한 결단을 고민 중에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인간이 자연에 대한 침탈을 멈추지 않는 한 코로나19는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이다. 설령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고 진정국면에 접어든다 하더라도 또 다른 바이러스에 의한 대유행 상황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지금까지 행해온 과도한 소비와 생태계 파괴, 무분별한 개발 그리고 기후위기는 인간들의 삶을 통째로 빼앗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평균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감염병은 4.7% 늘어난다고 하니, 시민들의 불안한 일상은 계속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토건을 중심으로 한 개발논리와 장밋빛 항공산업에 빠져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국제선 여객수가 전년 대비 95%나 급감했고 경영난에 처한 항공사들이 대거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 무분별하게 양산되었던 신생 저가항공사의 매각설뿐 아니라 아시아나 항공 역시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 갈 곳 없는 여객기 80% 이상이 날지 못하고 있으며 인천국제공항도 한산한 가운데 항공계의 피해규모만 6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민국은 GDP 규모 12위라는 경제대국의 위상을 가지고 있으면서 2018년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2천만 톤으로 세계 7위를 기록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 권고안에 따르면 2050년 ‘순배출 0’(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70% 이상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너무 미온적이며 한국이 화석연료 사업에 지원한 공적 자금이 연간 7.8조 원으로 중국, 캐나다, 일본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특히 항공산업이 지구 온난화에 기여하는 정도는 이동수단 중에서는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행기를 이용하는 승객 1인이 1km를 이동할 때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285g으로 자동차의 2배, 기차의 20배라고 한다. 2018년 한 해 동안 항공업계에서 배출한 온실가스 양은 세계 배출량의 2.4%를 차지하나, 이는 2013년 대비 26% 상승한 것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지점이다. 
 

신공항 건설은 반기후 토건사업

 
대항 세바지 옆 연대봉 자락의 수제선 ⓒ이성근
 
이러한 가운데 국무총리실 검증위원회는 ‘안전성’을 이유로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하여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김해공항 확장안은 사실상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되었다. 김해공항의 확장이냐 새로운 공항의 건설이냐를 두고 10년 이상 거듭된 논란으로 시민들은 피로감을 호소하는 지경이다. 그러나 정권이 교체되고 교체된 검증위원들이 타당성을 조사한다고 해서, 코로나와 기후위기 상황을 감안한 수요예측 및 공항운영의 타당성이 점검되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김해공항 확장안이 백지화되면서 가덕신공항 건설로 이어진다면 부산의 자랑이자 세계적인 철새도래지인 낙동강하구의 지형과 생태계 훼손, 가덕도 자연환경의 엄청난 파괴를 불러올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현재의 기후위기와 코로나 사태는 그동안 산을 들어내고 바다를 메우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일삼아온 결과이다. 일련의 대규모 개발로 인해 낙동강 하구는 조류변화가 심각한 상황이며 생태경관은 왜곡되어 오늘의 하구지형이 형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가덕신공항이 건설된다면 활주로 형태를 어떻게 놓게 될지, 현재의 조감도처럼 국수봉을 관통하게 된다면 큰 문제가 야기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와 기후위기 시대, 우리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놓여있다. 기온 상승 2도를 막기 위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탄소예산은 1조 톤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 당장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이산화탄소의 흡수원인 자연환경을 매몰시키고 새로운 공항을 건설한다면, 이는 새로운 재앙이 되어 미래세대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기상이변과 산불, 유례없는 긴 장마와 해안 침수라는 기후위기는 또 다른 부메랑이 되어 부산경제를, 전 세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해 올 것이다. 김해공항 백지화가 가덕 신공항 건설로 이어져서는 안 될 일이다. 경제개발 논리에 혈안이 되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공항 개발 토건사업은 이제 멈추어야 한다. 
 
글 / 민은주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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