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그동안 우리는 도시공원을 얼마나 지켰나

시민사회는 도시공원일몰제로부터 도시공원을 구할 수 있는 법 제도를 입법하라고 국회에 요구해왔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도시공원일몰제는 오랫동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러시안룰렛으로 방치되어 있었다.  중앙정부는 최근까지도 ‘공원사업은 원래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사무인데 중앙정부가 보조를 해주는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었다. 하지만 상당수의 도시공원은 지방 사무로 이전되기 전인 1995년 이전에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되었다. 또한 지자체들의 평균 재정자립도가 50퍼센트를 밑도는 현실에서 모든 도시공원 부지를 지자체들이 다 매입하기에는 재정적 부담이 컸다. 그런 상황에서 우선 공원은 있는 그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방 사무의 우선순위에 올라오지 않았다. 선출직인 지자체장들은 도시계획시설 중에서도 티가 나는 도로 건설, 상하수도 정비, 학교 개교 등에 예산 투입을 우선적으로 하기를 원했고, 도시공원은 방학 숙제 중 일기 쓰기처럼 최대한 미뤄온 것이 도시공원의 51퍼센트가 미집행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닥뜨리게 된 주요인이다. 
 
도시공원 일몰제를 앞두고도 문제 해결에 미온적인 이유는 또 있다. 도시공원부지가 매우 탐스러운 “개발유보지”라는 것이다. 이는 2009년 도입된 민간공원특례제도에서 잘 드러난다. 이 제도는 토지 소유자가 직접 개발하는 방식이 아니라, 민간 건설회사가 주축이 되어 토지를 강제 수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부지의 최대 30퍼센트를 아파트로 개발하고 나머지를 공원으로 조성하여 기부 채납하는 방식이다. 분명 도시자연공원구역 등 도시공원을 그대로 보전할 수 있는 제도도 있었음에도 2009년의 행정부와 2019년도까지도 국토부에서는 민간공원특례사업을 적극 권장해 지역 곳곳에 갈등을 키웠다.
 

도시공원 지킨 지자체는?

 
도시공원일몰제로부터 도시공원을 지키기 위해 시민사회는 힘을 모았다. 2017년 전국 환경운동연합 조직을 위시한 275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2020 도시공원일몰제 대응 전국 시민행동>을 발족해 활동해왔다. 19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정책 질의부터 시작하여 전국 활동가 교육, 연간 100여 회에 이르는 지자체 공무원 및 지방 의회 의원 간담회, 연간 20회를 넘는 국회 간담회 등을 통해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활동을 진행했다. 
 
최근 서울시가 한남공원을 공원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열린 한남근린공원 조성 촉구시민문화제 거리 행진 Ⓒ서울환경운동연합
 
일부 성과도 나타났다. 2018년 전국 지자체 중 서울시에서 가장 먼저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실효 대응 기본계획’을 통해 ‘모든 도시공원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서울시는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과 현금 기부채납, 녹지활용계약 등 다양한 정책적 수단을 동원했다. 광주광역시와 대전광역시는 일부 민간공원개발특례사업으로 진행되지만 각 공원에 대하여 협의체를 구성하여, 보전에 더 초점을 맞추고 개발 압력을 최소화하려 노력하였다. 광주광역시의 경우 민간공원특례 사업 관련하여 시민단체가 공무원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의 내홍을 겪었지만, 공원 전체 면적의 10퍼센트 이내로 개발하고, 나머지 90퍼센트를 공원 조성하기로 협의하였다.이어 2019년에는 인천광역시, 대구광역시 등에서 도시공원 보전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였다. 인천시의 경우 43개소에 대해 지자체 재정으로 공원을 매입하는 재정공원으로 진행하고 3개소에 대해 민간특례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대구는 지방채 4320억 원을 발행하여 공원부지 18개소를 전면 매수하고 3개소만 민간특례사업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대책에 포함시키기 못한 15개소의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에 대한 계획을 아직 발표하지 않아 도시공원에 대해 불안 요소가 여전하다.
 
지난해 11월 일봉산 개발저지를 위해 서상옥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나무 위 농성을 진행했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도시공원일몰제가 처음 대두되던 때에 비하면, 많은 지자체들이 전향적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청주시 및 천안시 등은 여전히 민간공원특례사업만이 유일한 대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청주시는 도시공원일몰제 대응을 위해 협의체를 구성하고서도 시민들의 모금 활동으로 구입한 원흥이 방죽까지 포함한 민간공원특례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시민사회 끊임없이 갈등하고 있다. 천안시도 전임 시장이 대법원 선고로 시장직을 상실하기 6일 전에 부랴부랴 일봉산근린공원의 약 29퍼센트에 이르는 민간공원개발특례사업 협약을 체결하였다. 다른 지자체에서 민간공원개발특례사업을 진행하더라도 10퍼센트 이내로 개발하는 것과 비교된다. 더군다나  현재도 환경영향평가, 문화재위원회 등의 절차가 남아있음에도 ‘무조건 개발’만을 외쳐 갈등을 키웠다.
 

도시공원을 지키기 위한 예산은?

 
전국 지자체의 평균 지방재정자립도가 51.4퍼센트(2019년 기준)인 상황에서 사업비 원금에 대한 지원 없이 지방 정부가 적극적인 도시공원매입에 나서기에 충분하지 않다. 환경운동연합은 매년 정부 예산안을 분석하며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매입 예산 수립을 촉구해왔다. 또한 지자체들과 함께 정부 매칭펀드 지원을 요청해왔다. 그 결과 국토교통부는 장기미집행공원 지방채 이자지원을 위해 2018년 0원에서 2019년 79억 원, 2020년 221억 원의 예산을 편성하였다. 이 예산으로 국토부는 장기미집행 공원 부지 매입을 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요청할 시, 지방채 이자의 최대 70퍼센트까지 최대 5년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18년의 지원 예산 0원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기는 하지만 다른 도시계획시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법 제도 개선은 어디까지 이뤄졌나

 
2020 도시공원일몰제 대응 전국 시민행동은 도시공원일몰제 해결을 위해 20대 국회에 6대 입법을 제안했다. 6대 입법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48조 8항, 제104조, 부칙2조, 부칙3조),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3항), △지방세 특례 제한법 (제84조 3항), △조세 특례 제한법 (조문 신설 제1항, 제2항) △교통시설 특별회계법 (제8조 1항) △환경정책 기본법 (제47조1항)의 개정 및 신설 조항 제안이었다. 위 법안들을 통해 시민사회가 요구한 도시공원일몰제 대응은 다음과 같다. △중앙정부의 지방정부에 대한 예산 지원과 토지 소유자에 대한 세제 혜택 △지방채 상환 기간 연장 △공원일몰제 시행 시점 3년 연기이다. 결론적으로 2020 도시공원일몰 대응 전국 시민행동의 6대 입법제안은 소관 상임위에 회부조차 되지 못하였다.그나마 지난해 11월 28일 국회 국토위에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 (대표발의 : 임종성 1건, 이현승 1건)과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 (대표발의 : 임종성 2건, 윤호중 1건, 강효상 1건, 박재호 1건, 강훈식 1건) 등 총 8건의 법률안을 통합 조정하여 위원회 대안으로 제안하였다. 병합된 법률안은 2020년 7월 도시공원일몰에 대응하기 위하여 부지 중 ① 국공유지에 대한 실효기간을 10년 연장하고, ② 후속 상황을 고려하여 10년 범위에서 1회에 한하여 추가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③ 도시공원에 방재 기능을 추가하여 재난 시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2018년까지만 하더라도 완강히 국공유지 전체를 실효시키겠다던 국토부의 입장에서, 10년 유예까지 끌어낸 것 또한 시민사회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남은 숙제는 각 지자체에서 국공유지 포함 부지를 얼마나 잘 도시공원으로 관리할 것인지와 1회에 걸쳐 10년 추가 연장할 수 있다는 행정부의 입장을 원천 제외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글 / 김수나 환경운동연합 중앙사무처 생태보전국 활동가
 
 
제작년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