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5] 풀·나무·동물/ 잃어버린 동물들 11 - 마다가스카르뻐꾸기/ 한상훈

잃어버린 동물들 11

그리고 박제만이 남았다
마다가스카르뻐꾸기


마다가스카르뻐꾸기는 전장 55cm로 세계에서 가장 큰 뻐꾸기의 한 종이다. 서식지는 마다
가스카르 섬의 북동부와 이루 드 산트마리 섬의 습지대였다. 사람의 흔적을 싫어하였기 때
문에 1830년대까지 빈번히 목격되는 새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의 모습은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고 전해진다. 길고 검은 부리, 감색의 얼굴에 눈 주위는 푸른색이
었다. 꼬리깃은 길고 빛깔은 청록빛이었는데 다만 그 끝은 흰색이었다.
뻐꾸기는 ‘탁란’으로 악명 높다. 알을 다른 새의 집에 낳아서 그 새로 하여금 자기 새끼
를 양육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탁란의 습성이 있는 것은 현존하는 세계 1백20여
종의 뻐꾸기들 가운데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충실히 스스로 포란하여 새끼를
키운다. 마다가스카르뻐꾸기도 탁란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새끼는 다른 뻐꾸기들처럼
대단한 대식가였다. 그래서 어미새는 먹이를 구하기 위해 쉴새없이 날아다니지 않으면 안
되었다. 대식의 습성은 다 자라도 변하지 않는다. 특히 마이마이(육상패류의 일종)를 즐겨먹
었기 때문에 ‘마이마이를 먹는 뻐꾸기’라고 불렸다. 긴 부리는 마이마이를 집어올려 그
껍질을 깨뜨리는 데 유용했다.
메리나족의 라나봐로나 여왕이 통치하였던 마다가스카르는 1896년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었
다. 이주자들은 그들의 애완동물과 집쥐와 함께 몰려들어왔다. 이런 동물들은 마다가스카르
뻐꾸기의 주식이었던 마이마이를 빼앗아먹기 시작했다. 삼림지대는 농지와 목장을 만들기
위하여 불태워졌다. 재앙은 서식처를 빼앗기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크고 아름다운 마다가스
카르뻐꾸기는 박제로서 인기가 높았다. 아름다운 깃털을 얻으려는 욕심에 이주자들은 총과
덫으로 이들을 포획했다.
1932년 상인들은 마다가스카르뻐꾸기의 표본에 비싼 가격을 내걸어 포획을 시도하였지만,
결국 한 마리도 발견하지 못 했다. 연구자들은 탄식했지만 이제 더 이상 손 쓸 도리가 없었
다. 아름다운 마다가스카르뻐꾸기는 언제부터인가 서식지로부터 쫓겨나 절멸의 길을 가고
있었던 것이다. 마다가스카르뻐꾸기의 박제는 오늘날 박물관과 수집가들의 수중에 겨우 13
개만이 남아 있다.


한상훈 KWIRC@chollian.net
진화생태학자. 한국자연환경과학정보연구센터 대표. 전 환경부 자연보전국 생태조사팀장. 현
재 국회환경포럼 정책자문위원.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 늑대와 표범을 추적하고 있다.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12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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