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6] 뒤뚱뒤뚱 어린새 가져가면 싫어요

자연의 생명력이 숨쉬는 6월이다. 많은 새들이 가장 왕성하게 번식하고 어느 곳을 가더라도 새들
의 울음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는 시기이다. 매년 우리나라를 찾는 새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짐작
하기는 어렵지만 모든 새들이 자신의 2세를 성공적으로 키워내길 바라는 것은 우리 모두의 바람
일 것이다. 이런 마음에서 새의 번식과 관련한 우리의 오해, 한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6월이면 까치나 박새와 같은 텃새는 여름철새보다 일찍 번식을 시작하므로 어미의 보살핌으로부
터 새끼들이 이미 독립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여름철새는 아직도 둥지에서 어미의 보살핌을
받고 있거나 이제 갓 둥지를 떠나는 시기이다. 새들의 일생 중 사망의 위험이 가장 높은 때가 바
로 이 시기인데 아직까지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만큼 먹이를 찾거나 천적을 피하는 등 생존
을 위한 기초지식과 노하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둥지에서 떠난 이후에도 일정기간 어미
의 먹이공급과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초지식을 배운다.
사실 둥지를 떠난 직후 새끼의 모습은 우리가 상상하는 멋진 새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어미에
게서 볼 수 있는 날렵한 몸매와 민첩한 동작, 그리고 주변을 감시하는 반짝거리는 눈빛은 전혀
찾을 수 없다. 대부분의 경우 날개깃과 꼬리깃이 완전히 자라지 않아 먼거리를 날 수 없거나 아
예 나는 것을 포기하고 덤불 사이나 나무가지 사이를 뛰어다니기도 한다. 깃털은 전체적으로 완
전히 자라지 않아 부시시하며, 가는 솜털이 여기저기 남아있다. 행동도 민첩하지 않고 눈빛도
철 없어 보이는 등 전체적인 느낌은‘어리숙함’그 자체이다. 이러니 새끼를 처음으로 대하는 많
은 사람들에게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즉 이런 새끼를 처음으로 발견하는 사람들은
새끼가 둥지에서 떨어졌거나 어미를 잃어버렸다고 착각하기 쉬워, 당연히 집으로 데려오거나 관
련기관에 문의해 살려보려는 시도를 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이것은 사람의 오해일 뿐이며, 새
끼 새를 위한다기보다 새의 생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새끼 새를 발견했을 때 여러분은 제일 먼저 어미새가 주변에 있을거라는 생각을 해야한다. 대부
분의 경우 스스로 걸을 수 있거나 짧은 거리를 날 수 있을 때 둥지를 떠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이다. 특히 사람이나 천적 등 여러 가지 방해요인으로 인해 간섭을 받을 경우에는 둥지 떠나는
시기를 더욱 앞당긴다. 따라서 새끼 새가 혼자 있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자연스럽게 둥지에서 벗
어나 독립한 상태이거나, 어미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새끼 새에게 접근할 때 어미새가 옆에서 시끄럽게 울거나 주위를 빙글빙글 도는 것이 발견된다
면 누구나 어미새가 보살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경우라도 어미새가
멀리서 지켜보고 있거나 먹이를 찾아 새끼 곁을 잠시 떠났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모든 어미새들
이 새끼에게 접근하는 사람들에게 격렬한 소리와 몸짓으로 반응하는 것은 아니며, 먼 곳에서 안
타깝게 지켜보는 어미들도 많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선의로서 새끼를
보호하고 살려보기 위해 일단 집으로 데려 오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집으로 데리고 온 새끼는 키우기가 매우 어렵다. 일반적으로 많은 새들은 새끼들에게 10
∼20분 간격으로 먹이를 준다. 대부분의 먹이가 곤충임을 감안할 때 인공으로 먹이를 공급하기
는 매우 어렵다. 설사 곤충을 잡아줄 수 있다 하더라도 자연에서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노
하우를 사람이 가르칠 수는 없다. 무엇을 먹을 수 있고, 어디에서 먹이와 잠자리를 찾으며, 어떻
게 천적을 발견하고 어떻게 대피하는지 등 배워야 할 것은 너무 많은데 사람이 가르치는 데는 한
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만약 여러분이 주위에서 데려온 새끼를 발견한다면 새끼를 처음에 발견했던 곳에 데려가 다시 풀
어주는 것이 좋다. 주위를 맴돌고 있는 어미와 소리를 통해 서로 다시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러분 주위에서 새끼를 발견했다면 주위에서 바라보고 있을 어미의 걱정스런
마음을 생각해 주변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이 좋다. 사람에 놀라 새끼가 자꾸 멀리 도망간다면 정
말 어미와 새끼가 생이별하게 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제 여러분이 새끼 새를 발견했을 때 새끼의 상황에 대해 보다 많이 이해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
다. 올해에는 더많은 새가 우리 주변에서 새끼를 성공적으로 키우길 기원한다.

박진영 turnstone@hanmail.net
국립환경연구원 야생동물과 연구원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12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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