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7] 현안과 쟁점 - 새만금사업, 국립공원인 해창산까지 무너뜨려

새만금사업, 국립공원인 해창산까지 무너뜨려


새만금간척사업으로 국가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국립공원조차 파괴되어 가고 있다. 이 산이
해창산이다. 이 산은 부안읍에서 변산 방향으로 해안선을 따라가다 보면, 새만금 방조제에 다다
르기 전 부안댐으로 막혀 간신히 하천을 유지하고 있는 백천하구에 있다. 얼핏보기에는 온전한
산으로 보이지만 뒷편으로 돌아가 보면 보도변만 남겨 놓고 완전히 속살을 드러낸 흉측한 모습
을 하고 있다.
해창산은 해창갯벌과 더불어 수많은 생명을 있게 하고 지켜 주었다. 이곳 해창포구는 내변산에
서 나오는 물과 바닷물이 교차하여 갯벌에서는 아주 맛이 좋고 깨끗한 바지락이 지천으로 묻혀
있었다. 양식이 아니고 자연산이다. 아무리 파내어도 파내는 속도는 바지락의 성장 속도를 따라
잡지 못했다. 그러나 해창산 아래에 살던 사람들은 새만금사업이 시작되면서 가장 먼저 운명을
바꿔야 했다. 이유는 바로 동네 뒷산, 해창산을 허물어 물막이 공사에 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공사가 시작되자 산 허무는 소리에 사람들은 살 수가 없었다. 그래도 악착같이 2, 3년을 더 버티
었는데 산이 절반쯤 허물어지면서 먼지가 온통 동네를 뒤덮어 더 이상 못 버티고 빈집들만 남더
니 이제 동네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해창산은 1988년 변산반도국립공원이 지정되면서 자연환경지구로 포함되었다. 그러나 1990년 7
월 28일 농림수산부 장관이 당시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속해있던 건설부 장관과 협의 후 92년 6월
부터 토석채취를 실시케 한 이래 6년간 계속돼 왔다가 잠시 4년간 공사가 중단되었다. 그런데
1998년 국립공원관리공단이 환경부 산하로 편입되면서 당시 훼손된 지역을 복구조정하도록 요구
했는데 농림부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산림법과 자연공원법 등 법규를 무시한 채 2002년 4월
환경부로부터 토석채취 공식허가를 받아 다시 완전히 없애버리는 발파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갯벌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고 수질보존대책에 협의를 해주고, 국립공원을 지켜야 할 환경
부가 법적절차를 무시하고 시민환경단체와 아무런 상의도 없이 허가를 해줘 그들 본연의 임무를
내팽개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공사 소식을 듣고 <부안사람들>과 환경운동가들은 5월 24일 정오를 기해 아슬하게 남겨
진 해창산 정상에 올라 천막농성에 돌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월드컵 축구와 지방선거라는 틈새
에서 이같은 일들은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하지만 해창산이 파괴되면 새만금갯벌도 파괴되리라
는 사실을 뻔히 아는 어민들은 농성장에 찾아와 해창산 지키기에 나섰고, 걸개그림을 걸고 수십
개의 돌탑을 쌓아 기원하였다. 6월 8일 부안계화도 여성어민들은 새만금 사업을 추진하는 정치인
과 농림부, 농업기반공사, 환경부, 현대건설의 장례식을 새만금전시관앞에서 갖고 기원의 곡을
하며 해창산 정상까지 행진을 하였고, 화장을 한 다음 무덤을 만들었다.
그러자 이와 같은 움직임을 눈엣가시로 여기던 농업기반공사는 <부안사람들>의 신형록씨에게 재
산을 압류하겠다고 손해배상 청구를 하더니, 급기야는 현대건설 직원 등 공사관계자 100여명이 6
월 10일 아침 6시경에 포크렌인을 앞세우고 공사현장에 진입, 농성장을 급습하여 폭언과 폭행을
가하고 농성장을 강제철거하였다. 이같은 폭력행위에 대한 법적 대응은 물론 파괴되어 가는 국립
공원내 해창산을 지키기 위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같이 동참해 줄 것을 기대한
다.
새만금사업으로 지금까지 가력도, 신시도, 야미도, 비응도와 같은 많은 섬과 산들이 훼손되었
다. 지금이라도 새만금 사업을 중단시키는 것이 새만금갯벌을 살리는 일이며, 해창산을 비롯한
수많은 산과 섬을 살리는 일이 될 것이다.

주용기 juyk@kfem.or.k
전주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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