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만에 모습 드러낸 비단벌레

아름다운 비단벌레 겉날개의 그 영롱한 빛이야말로
영원한 영생을 가져다 줄 것이라 믿었던 것

 

지난 5월 24일 전북 고창군 아산면 소재 선운산에서 비단벌레가 발견됐다. 비단벌레는 우리나라 환경부 멸종위기 2등급으로 지난해 천연기념물 496호로 지정됐다. 3~4센티미터까지 자라며 팽나무, 느티나무, 벚나무 잎 등을 먹지만 주로 팽나무를 서식지로 삼고 있다. 애벌레들은 나무의 양분이 이동하는 물관부를 먹이로 하기 때문에 비단벌레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환경적으로 안정적인 곳이 아니면 살 수 없을 것이다.
그동안 비단벌레는 전라도 지역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이번에 선운사에서 비단벌레가 발견된 것은 30여 년만이다. 선운사의 생태계가 얼마나 안정적인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딱정벌레과의 비단벌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곤충으로도 손꼽힌다. 1970년대 초 경주 황남대총에서 출토된 말안장 장식과 신라 왕실 여인들의 옷 장식에 사용돼 그 진가를 보여준 바 있다. 고구려 동명왕릉 7호 무덤 금동장식 또한 비단벌레로 장식되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단벌레 겉날개의 그 영롱한 빛이야말로 영원한 영생을 가져다 줄 것이라 믿었던 것 같다.
일본에서는 비단벌레를 옥충이라 불렀는데, 법륭사 소장 국보급 목조공예품인 옥충주자를 장식하는 데 쓰였다. 중국에서는 녹금선이라 불렀는데 중국의 약학서 본초강목, 광서총지 등을 살펴보면 중국 남방에서는 남자를 꼬이게 하는 마약성분이 있어 여성들이 장식물로 사용했다는 기록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기록들은 일찍부터 비단벌레의 화려함이 가지는 무한가치를 알아본 선인들이 비단벌레를 공예품 등의 장식물에 보석처럼 활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지금, 30여 년 만에 잠에서 깨어나 우리의 눈앞에 나타난 비단벌레의 무궁한 가치는 생태, 문화적 가치를 뛰어넘어 또 다른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는 것 같다.

 

 

글·사진 유칠선 전주환경운동연합 회원 ycsun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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