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10] 우리 곁의 것들 6

우리 곁의 것들 6

참나무
박현철/본지기자


도토리를 내는 여섯가지 나무를 참나무라 한다. “들판을 굽어보고 열매를 맺는
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참나무는 고래로부터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구휼책이
었다. 참나무가 풍년이 들면 열매를 조금 맺고, 흉년이 오면 가지가 찢어지게 열
매를 맺는다는 상상력은 우리 선조들이 참나무에 대해 부여한 ‘인격’이 얼마나
간절한 고마움 속에서 잉태된 것인가를 알게 한다. 이는 조선조 세종때 경상도
기민(飢民) 담당관이 올린 상서문의 ‘구황식물로는 도토리가 제일이며 그 다음
이 소나무 속껍질입니다(救荒之物 橡實爲上 松皮次之)’라는 기록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갈참, 굴참, 떡갈, 상수리, 신갈, 졸참나무 등 여섯 종의 참나무는 이름마다 유래
가 있고 사연이 있다. 갈참나무는 수피의 주름이 깊고 열매가 졸참과 더불어 최
상급이다. 굴참은 콜크층이 두터워 병마개로 이용하고 굴피집의 지붕을 잇는 데
에 썼다. 떡갈나무는 방부성물질이 들어 있는 큰 잎을 자랑하는데, 이 잎으로 떡
을 싸서 보관했기에 붙은 이름이다. 상수리나무의 원래 이름은 ‘상수라’로 조
선조 선조가 피란길에 도토리묵을 해먹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었다. 신갈나무는
그 잎의 모양과 크기가 발바닥과 비슷해 짚신이 헤지면 깔개 대용으로 썼다. 졸
참은 참나무 형제 중 잎과 도토리가 제일 작대서 붙은 이름이지만 도토리 맛은
가장 좋다.
우리나라 천연림과 이차림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참나무숲이다. 우리나라 산림
6백50만정보 가운데 40%를 차지하는 소나무를 제외하면 단순한 면적비로 보더라
도 참나무속은 참 많은 나무다. 인공조림한 나무도 가꾸어야 하지만 자연이 기른
숲도 사람이 정성으로 육종하면 더욱 푸르고 건강해진다. 하지만 천연림을 가꾸
는 ‘천연림보육’은 일반 육종보다 훨씬 정교한 전문적인 솜씨가 필요하다. 숲
을 가꿔 국부를 늘리고 실업시대 직장 없는 이들을 구제하며 궁극적으로 건강한
숲을 이루어 환경질을 높이자는 것이 숲가꾸기국민운동인데 이 운동은 기근을 만
나 도토리로 밥을 삼은 우리 선조들을 거두었던 참나무의 구휼을 오늘날에도 이
어지도록 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사람을 이롭게 하는 데는 지구상에 살아 있는 모든 나무들이 그러하지만 특별히
이즈음처럼 어려운 시대에 숲가꾸기국민운동을 통한 참나무의 사람에 대한 보시,
구휼이 참으로 참나무다운 일, 그 숙명이 아닐까 싶은 것이다.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13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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