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집에서 두부 만들기

집에서 두부를 만들어 맛있게 먹었다는 어느 블로거의 글을 읽다가 
문득 10개월 전 언니에게 받은 검은 콩이 떠올랐다.
 
이 콩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다가 어느 한 구석에 처박아 놓고 잊고 있었던 콩이다.
블로거가 올린 사진을 보니 우리 집에 다 있는 것들 아닌가.
검은콩에 믹서기, 소금과 식초.
무엇보다 참 쉬워보였다. 
그래서 집에 가자 마자 검은콩에 물을 부어 버리고 말았다. wink
 
  
 
하루 지나자 콩이 퉁퉁 불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콩 껍질을 까고 물로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준다.
 
 
껍질을 깐 콩을 이제 갈 차례다.
주로 마늘을 갈던 미니 믹서기로 콩을 갈기로 했다. 
 믹서기에 콩과 물의 비율을 1대 1로 넣고 같이 갈아준다.
 
이때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우리집 믹서기 성능을 너무 과신한 것이 문제였다.
곱게 갈아야 한다는 말에 좀 무리하게 돌렸더니 갑자기 작동을 중단한 것이다.
 
콩을 채 갈지도 않았는데 
한 20분을 식혔더니 다시 작동을 하긴 했는데 이후론 겁이나 짧게 짧게 눌렀더니 시간을 엄청 잡아먹었다.   
 
 
우여곡절 끝에 콩 갈기에 성공한 후 체에 면포를 깔고 갈아놓은 콩을 걸러내면 비지(왼쪽)와 콩물이 걸러진다. 
면포를 꽉~ 짜 콩물을 더 짜낸다. 
 
 
비지를 걸러낸 콩물은 냄비에 넣고 약한 불에 끓인다.
눌러붙지 않도록 주걱으로 저어주는 게 포인트!   
  
 
 
거품을 걷어주면 갑자기 끓어오르는 것을 조금이나마 막을 수 있다.
콩물이 끓기 시작하면 두부 비스무리한 냄새가 난다. 
 
어느 정도 끓였다 싶으면 불을 끄고 간수 대용품인 식초와 소금물을 붓는다. 
식초와 소금, 물의 비율을 2: 1: 2가 적당하다고들 한다. 
콩 250그램이면 식초 2스푼, 소금 1스푼, 물 2스푼. 혹시 몰라 조금 더 넉넉히 만들었다.  
  
간수를 부으면 콩물이 응고되기 시작하는데 순두부처럼 몽글몽글해진다.
 더 잘 응고되도록 주걱으로 저어주면서 식힌다.
응고가 잘 되지 않으면 간수를 더 넣거나 조금 더 끓이면 된다.
 
 
  
콩물이 식으면 단단하게 굳힐 차례다.
집에 두부틀이 없는 관계로 두부틀 비스무리하게 만들었다.
물만 거르면 되지 않나 싶어 스테인리스 체에 면포를 덮어 콩물을 부어버렸다.
대충 모양을 잡고 난 후 꾹꾹 눌러 물을 빼고 더 잘 빠지라고 반찬통 2개에 물을 담아 올려버렸다.  
 
 
30분 정도 흘렀나. 펴 보니 이런 모양. 비주얼은 그닥.
너무 꽉꽉 눌렀는지 두부가 좀 단단하지만 그래도 두부맛은 난다.  
소금과 식초 외에는 아무런 첨가제가 들어가지 않아 그런가
시중에 파는 두부보다 더 담백하고 약간 텁텁한 맛이 있다.
또 하얀색이 아닌 연두빛이 감도는 두부다.
 
무엇보다 유전자조작콩 걱정 없는 우리 콩으로 만든 두부지 않는가.
시중에 판매하는 두부 중 상당수가 수입산 대두로 만들었고 이중 상당수는 유전자조작콩이다.
 
하지만 무슨 놈의 법이 유전자조작콩을 사용해 두부를 만들었더라도
최종 식품에 GMO DNA나 단백질이 남아있지 않으면 GMO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정부는 GMO가 안전하다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그렇게 안전하다고 하면 식품에 표시해 소비자들이 선택하게 함이 옳지 않을까.
유럽은 모든 식품재료와 제품에 GMO 사용여부를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는데 참. 
 
 
어찌됐든 내가 만든 첫 두부다.
당장 된장찌개 끓였다. 
맛을 보니 괜한 일을 한 게 아니구나 싶다.
다행이다.
한 그릇 뚝딱하고 나니 욕심이 생긴다.
고성능 믹서기와 두부틀을 사?
아니아니 콩을 심어봐?
호호
 
 
by 황금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