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야 맹꽁이야

맹 맹 맹 꽁 꽁

지난 6월 한차례 비가 퍼붓고 난 여름밤, 산책하던 걸음을 붙들어 세웁니다. 맹꽁이 소리입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그것도 아파트 단지에서 멸종위기종인 맹꽁이 소리를 듣다니요. 발걸음 세우고 다가갈 수밖에요.

인기척을 느꼈는지 맹꽁이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순식간에 입을 다뭅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한 녀석이 용감하게 먼저 ‘맹’하고 치고 나가자 다른 녀석들도 일제히 따라 웁니다.

맹꽁이는 다른 개구리와는 달리 땅속에 살다가 장마철 비가 내린 날이면 땅위로 올라와 짝을 찾는 세레나데를 부릅니다. 짝 찾기에 성공한 맹꽁이는 물이 고인 웅덩이에 알을 낳는데, 그 웅덩이 물이 마르기 전에 알에서 부화하고 성체가 되어 이동을 합니다. 일반적인 양서류의 부화와 변태 속도가 빠르지요.

예전에는 주변에서 쉽게 접했던 맹꽁이 세레나데를 요즘은 듣기 힘들어졌습니다. 맹꽁이들이 살 수 있는 곳이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곳곳이 아스팔트며 콘크리트로 뒤덮여 있는데다가 지렁이 등 먹이도 구하기 힘든 땅에서 어찌 살겠습니까. 몇 년 전 노들섬에서 살던 맹꽁이들이 노들섬 공사로 강제 이주 당한 사건도 있습니다. 발가락을 잘린 상태에서 말이죠. 최근엔 기후변화 때문에 맹꽁이들이 위기입니다. 비 한 방울 내리지 않고 연일 내리 쬐는 태양 아래서 웅덩이의 물은 순식간에 말라갑니다. 제 아무리 성장속도가 빠른 맹꽁이라도 그 속도를 따라잡기는 무리입니다.

맹꽁이가 살 수 없는 땅은 우리 사람에게도 살기 좋은 땅은 아닐 것입니다. 맹꽁이의 세레나데는 어쩌면 함께 이 땅을 살아가고 이 위기를 자초한 인간들에게 보내는 경고의 울음소리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