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낙동강에서 텐트 농성한 이유

환경부가 수문개방모니터링을 위해 개방한 낙동강 합천창녕보 수문을 예정보다 앞당겨 닫자 낙동강네트워크 활동가들은 낙동강 합천창녕보의 고정보 앞에서 텐트를 치고 1월 27일부터 30일까지 보 수문 개방을 요구하며 농성했다 사진제공 낙동강네트워크
 
물 빠진 합천창녕보 상류엔 모래톱이 드러나 있었다. 지난 1월 27일 낙동강네트워크는 이곳에 텐트를 치고 농성을 시작했다. 살을 파고드는 추위에도 물러설 수 없었다. 합천창녕보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수문을 개방했다. 정부의 보 처리방안 마련을 위한 수문개방 효과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사업으로서 2월 1일 수문을 닫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었다. 
 
헌데 환경부가 이를 뒤집고 합천창녕보 수문을 일주일이나 빨리 닫겠다고 나섰다. 새해부터  낙동강 유역민들의 수문 개방에 대한 열망과 보 처리 방안 마련에 대한 의지를 꺾겠다는 선전 포고나 다름없었다. 이에 낙동강네트워크는 합천창녕보에서 텐트농성을 결행한 것이다. 
 

협의 어기고 수문 닫은 환경부

 
수문개방 시기는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운영하는 보별개방협의회와 하류권보개방협의회에서 결정했다. 이 두 협의회는 지역 주민대표를 비롯하여 환경단체, 지자체, 경상남도, 수자원공사, 농어촌공사, 부산국토관리청 등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다 참여하고 있다. 수문개방기간은 농업용수공급 필요시기까지 고려하여 결정했다.  
 
그런데 환경부는 합천창녕보 상류에 있는 경북 달성군에서 겨울 농작물인 마늘·양파의 가뭄 피해를 막기 위해 작물용수공급을 앞당겨야 한다는 농민들의 민원이 있다며 이를 핑계로 보개방협의회의 수문개방 기간 결정을 뒤엎고 마음대로 수문을 닫아버린 것이다. 하지만 앞서 1월 22일 경북농업기술원은 노지작물(마늘, 양파) 잎마름병 등은 1월 초순 한파로 인한 동해피해라고 규정하며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이러한 전문조사 결과도 있는데 환경부는 농민들의 민원을 핑계로 수문을 닫아버린 것이다. 더 기가 찬 것은 수문을 닫는 날 비가 내리고 있었고 비 예보는 이미 수일 전부터 나와 있었다. 수문을 닫을 과학적 근거와 이유가 없었음에도 오로지 일부 민원에 굴복한 것이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는 2018년까지 4대강 보 처리방안을 마련하고 2019년 로드맵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2019년 2월 금강과 영산강 보 처리방안이 발표되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낙동강은 수문개방 모니터링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수문개방 모니터링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보 처리 방안 마련에 필수적이다. 뒤늦게 수문개방 모니터링이 시작되었지만 환경부는 부실한 민원 대응으로 수문개방 모니터링 시간까지 잃게 만들었다. 환경부는 지자체와 주민들의 민원을 들어주는 대신 최악의 가뭄에도 이용 가능한 취양수시설을 설치해야하는 관련 규정을 위반하고 있는 점과 이를 개선할 의무가 달성군에게 있음을 주지시켜야 했다. 더군다나 양수시설개선 교부금도 거부한 달성군이 가뭄을 이유로 조기수위 상승을 요구했음에도 환경부가 선뜻 응한 것은 취양수시설 개선에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환경부가 수문개방 모니터링을 방해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2021년 낙동강 보 처리 방안 마련해야

 
문재인 정부는 2018년까지 4대강 보 처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낙동강은 수문개방 모니터링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사진제공 낙동강네트워크
 
2021년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년이다. 올해 낙동강 수문을 개방해서 모니터링 결과를 보지 못하면 낙동강 보 처리방안 마련은 난간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보 철거를 반대하는 야당과 낙동강 상류의 시군이 모니터링 결과에 따른 데이터가 아닌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활용한 보 처리 방안이 제시한 보 철거 결과를 순순히 수용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앞서 4대강조사평가위원회가 2019년 2월에 금강과 영산강 보 처리방안을 제시하고 제시된  안이 유역물관리위원회, 그리고 국가물관리위원회를 통과하기까지 무려 2년이 걸렸다. 지난 1월 18일 국가물관리위원회를 통과한 금강 영산강 보 처리방안은 △세종보 해체 △공주보 부분 해체 △백제보 상시개방 △승촌보 상시개방 △죽산보 해체를 원안으로 가결되었다. 4대강조사평가위원회가 제출한 내용이나 작년 금강 및 영산섬진강유역물관리위원회가 제출한 내용에서 전혀 진전된 부분이 없다. 각 유역물관리위원회가 의결 결과를 제출한 것이 작년 9월 말의 일이었다. 약 4개월의 기간 동안 국가물관리위원회는 보 해체에 대한 시기도 제시하지 못했다.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이처럼 긴 시간을 허비한 이유는 보 철거를 반대하는 야당과 지자체의 반대 때문이었고 이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낙동강네트워크는 3일 밤낮을 합천창녕보 모래톱을 지켰다. 그리고 농성을 시작한 지 4일째  환경부 4대강조사평가단장으로부터 설 전에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를 열어 취·양수시설개선안을 의결한다는 환경부 장관의 확답을 받고 농성을 해제했다.
 
환경부의 의지만 있다면 지금도 늦지 않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달성군이 정부의 취양수시설 개선을 위한 교부금을 거부한 피해는 결국 달성군 농민을 비롯한 다른 지자체 농민들에게 전가됨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는 서면심의 중인 낙동강유역 취양수시설개선안을 원안 가결하여 여름철 영남주민의 식수원을 위협하는 녹조문제를 해결하고  보 개방 모니터링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1300만 명의 식수원인 낙동강은 반드시 되살려내야 한다. 4대강사업으로 수장되어버린 수천수만 뭇생명들의 서식처인 모래톱을 복원시켜야 한다. 
 
2021년 연내는 반드시 보 처리 방안에 대한 의결절차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글 /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낙동강주남저수지특별위원회 위원장
 
 
 
제작년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