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마저 빼앗길 것인가

여울이 흐르는 섬진강 구례군 문척교 아래
 
전라북도 진안군 마이산 데미샘에서 출발한 물줄기는 정읍시와 임실군을 거쳐 순창, 곡성, 구례를 휘돌아 하동군과 광양시 사이를 지나 남해로 흘러들어간다. 흐드러진 벚꽃이 없어도 흐르는 섬진강은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물길 쉬어가는 곳마다 내려놓은 모래톱에 눈을 맞추고 모래와 자갈이 흐르는 여울소리에 귀 기울인다. 4대강사업 이후 섬진강은 5대강 중 유일하게 강다운 모습으로 흐르고 있다.   
 
섬진강이 흐르는 구례군 문천면 화정마을엔 수달이 산다. 천연기념물  수달을 지키기 위해 문천면과 토지면 일대 섬진강변은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 마을 주민 공희엽 씨는 수달지킴이다. 수달에게 ‘달수’라고 애칭까지 붙이며 이 일대 수달 서식지를 훼손하는 행위를 단속하고 수달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섬진강에 은어며 쏘가리 등 수달 먹이도 많고 보존이 잘 되어 있응게. 시방은 모유기간이라 굴 밖으로 잘 나오지 않지만 아침저녁으로 수달을 관찰허요. 오늘 아침에도 안개가 사르르 끼었는데 둑으로 올라왔더라고. 그 뒤를 밟아 사진으로 찍었지라.” 수백 번은 더 봤을 그녀에게도 수달과 수달이 사는 섬진강은 늘 새롭고 눈을 떼지 못해 연신 카메라를 누른다. “4대강 보고 온 사람들도 여기가 제일 좋다고 하대요.”라며 내심 뿌듯해한다.
 
섬진강은 흘러 흘러 경남 하동과 전남 광양시 다압면 사이를 지나고 옆으로 너른 모래들판을 펼쳐낸다. 평사리공원이다. 얼마 만에 밟아보는 강 모래밭이던가. 거침없이 발걸음을 옮기자 흰목물떼새가 막아선다. 행여나 둥지가 발각될까 싶어 종종 걸음으로 유인하는 흰목물떼새의 모습에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진다. 강에는 아빠와 소풍 나온 아이들이 강과 모래밭을 달린다. 모래성을 쌓던 아빠도 아이들 따라 강으로 들어간다. 아빠와의 물장난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높아진다.
 
그 아래 강에선 주민들이 재첩을 줍는다. 강물에 털석 주저앉아 모래 속을 헤집거나 허리춤까지 물이 올라가는 곳에 자리를 잡고 뜰채로 모래를 퍼 올린다. 모래 속에서 손톱만한 재첩을 골라 담는 손이 바쁘다.  
 
흐르는 강의 풍경은 이토록 눈부시게 아름답다. 이 강마저 빼앗길 것인가.
 
섬진강의 명물 재첩잡는 사람
 
강속 모래를 뜰채로 올려 재첩을 골라낸다
천연기념물 수달이 사는 구례군 문척면, 토지면, 간전면은 수달서식지로 생태경관보전지역이다
 
재첩잡는 아낙들

박은수 기자 ecoactions@kfem.or.kr  │  사진 이성수 기자 yegam@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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