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4대강사업 주역들의 엉터리 가뭄 대책

하천을 직선화하고 강바닥을 준설하며 제방을 쌓은 하천. 국토부의 지류치천사업이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요즘 가뭄과 관련한 논란이 뜨겁다. 정부·여당은 금번 충청남도 보령댐 지역에서 발생한 가뭄을 재난으로 규정하고 현란한 몸짓으로 무언가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 여당은 당정청 회의(11월 3일)에서 특단의 가뭄대책을 세우라고 했고, 정부에서 한다고 했다면서, 지류·지천 사업과 보를 연결하는 도수로 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라고 했다고 한다. 이번 가뭄은 환경단체와 야당의 반대로 4대강사업을 할 때 지류·지천 사업과 보의 물을 이용하는 도수로 사업을 하지 못해 발생했으니, 여당은 야당의 책임이라 우긴다. 한편으로는 지류·지천 사업은 4대강사업과는 상관없지만 추가로 해야 할 사업이라고 주장하면서 여론의 추이를 살핀다.

여당은 지류·지천 사업은 극심한 가뭄 극복 대책일 뿐 4대강사업 연장이 아니라고 하고, 국토부는 물 확보를 위한 지류·지천 사업은 부대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다고 한다. 여당은 4대강 물을 사용하는 보령댐 도수로 공사와 4대강사업은 분리해 봐야 한다고 하고, 국토부는 도수로 사업은 4대강사업으로 확보한 물을 처음으로 본격 활용하는 사업이란다. 뭐가 뭔지 헷갈린다. 정부·여당은 업무분장을 하여 치고 빠지고 흔들고 비틀면서 추가 사업들을 밀어붙일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22조 원 들여 실패한 4대강사업


지류·지천 사업과 도수로 사업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공학적 근거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고, 사업을 위한 정치적 수사만 난무한다. 예산낭비와 환경파괴는 아예 고려 대상이 아니다. 사업만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상관없다. 이러나저러나 여당의 집토끼는 여전히 변하지 않는다. 혹시 엉터리 사업이라도 산토끼라도 한 마리 잡히면 다행이고, 아니면 말고다.
이런 발언을 그대로 보도하는 언론도 문제다. 어떤 사안에 대해 왜 이말 저말을 돌아가면서 하는지를 살펴봐야 하는데, 대다수 언론은 앵무새다. 그러니 일반국민들은 이 말도 그럴듯하고 저 말도 그럴듯하니 도대체가 헷갈린다.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다. 이에 대한 야당의 대응은 잘 보이지 않고 신뢰도 없다. 하기야 워낙 말이 안 되는 사업이라 논평할 가치를 못 느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뒷짐 지고 지켜볼 수만 없지 않은가? 여당이 “야당은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비판하면서 밀어붙이니, 이런 황당한 사업에 대한 예산이 국회에서 통과할 것이라는 점은 쉽게 추측할 수 있다. 혹시 야당이 ‘쪽지예산’을 반대급부로 취할지 우려스럽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지금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지류·지천 사업과 도수로 사업은 4대강사업의 부작용을 덮기 위한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 국토부가 작성한 4대강사업 마스터플랜(2009년 6월)을 보면 단기간에 22조 원의 예산을 집중 투입하여 가뭄과 홍수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했다. 특히 도서·해안 및 산간(농촌) 가뭄지역의 물 부족을 해소한다고 했다. 그래서 13억 톤 물을 확보한다고 했는데, 현재까지 8억5000만 톤을 확보했고 올해 사용량은 2만 톤 수준이다(한겨레). 확보한 물의 0.002퍼센트만 사용했다.

국무총리실 4대강조사·평가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2014년 12월)를 보면, 물 확보에 필수적인 보 위치를 선정한 기준 및 과정을 확인할 수 없고 “4대강사업으로 가뭄의 취약성은 사업 전후 큰 변화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본류를 벗어난 가뭄지역으로 공급하기 위한 시설물 계획은 없는 것으로 조사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하면 4대강사업을 하면 가뭄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했지만, 당초 가뭄지역이었던 산간농촌지역은 4대강사업 후에도 여전히 가뭄지역이다. 2013년 7월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4대강사업은 한반도 대운하를 염두에 둔 사업이라고 했다. 즉 4대강사업으로 확보한 물은 운하용수였다는 뜻이다. 따라서 확보한 물을 사용할 계획이 없는 것은 당연하고, 그런 물을 억지로 사용하려니 무리가 따른다.


총선 앞두고 강 개발 남발 우려 

 
정부와 여당이 내놓은 가뭄대책은 4대강사업의 부작용을 덮기 위한 꼼수라는 주장이 더 크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이번 가뭄으로 정부·여당이 물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한 지류·지천 사업과 도수로 사업의 문제점을 살펴보자.
지류·지천 사업은 아직까지 실체가 없는 듯하다. 준설 등과 같은 하천사업을 하려면 하천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런 계획은 수립하지 못한 상태다. 4대강사업을 할 때 이 사업을 했었다면 이번 가뭄이 없었을 것이라는 여당의 주장과 물 확보에 실익이 없다는 정부의 논리가 상충한다. 그러나 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여당의 압박에 국토부가 어떤 형태로든 사업계획을 발표할 것이다.

이 사업의 예산이 2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흘러나온다. 그렇더라도 정부는 아직 기본계획조차도 수립하지 않은 지류·지천 사업을 쉽게 하지 못할 것이다. 가능성이 있다면 하천법과 친수구역특별법에 근거를 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하천법에 따르면 하천구역을 보전, 복원, 친수지구로 지정할 수 있다. 국토부는 4대강사업으로 하천환경을 복원한 복원지구를 보전 또는 친수구역으로 재지정할 계획을 수립하였다. 하천공간에 있는 친수구역을 아파트 부지 외에 어떤 용도로도 사용가능하도록 하고 복원지구가 없어지므로 하천법 개정이 필요하다. 곧 하천법을 개정한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한편 친수구역특별법은 수자원공사가 하천 인근지역을 개발하여 수익을 얻어 4대강사업으로 진 빚을 변제하기 위하여 날치기로 통과한 법이다. 이 법에 따르면 하천으로부터 최대 4 킬로미터까지 29개 관련법을 무력화(의제화)하고 입맛에 맞는 사업을 할 수 있다. 친수구역과 하천 인근 4킬로미터 구간에서 각종 사업을 할 수 있고, 이러한 사업은 내년 총선국면에서 여당의 주요공약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20조 원을 훨씬 상회하는 예산이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 그 추이를 지켜볼 일이다.


혈세만 날릴 엉터리 가뭄 대책


다음으로 가뭄지역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도수로 사업을 살펴보자. 많은 산간농촌지역에서 40년 또는 100년 만에 가뭄을 겪고 있다고 호들갑이다. 수자원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다목적댐 중에서 보령댐의 저수율이 24퍼센트로 떨어지자, 정부는 지난 9월 24일 난데없이 백제보에 저장한 물을 보령댐으로 보내기 위해 도수로 사업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8월 4일 보령댐에 주의단계(하천유지유량 100퍼센트 감량)가 발령되었고, 8월 18일 심각단계에 이르렀다. 심각단계에서는 하천유지용수와 농업용수를 100퍼센트 감량하고 생공용수를 10퍼센트 감량하도록 되어 있다. 홍수기가 시작하는 시점인 지난 6월 21일자 보령댐 저수율은 31퍼센트였다. 8월 4일 주의단계를 발령했는데 홍수기가 끝난 시점(9월 20일)에 저수율이 24퍼센트를 기록했다. 아무리 비가 적게 왔다고 해도 홍수기를 지나면서 저수율이 7퍼센트 포인트나 감소한 것이다. 홍수기 보령댐의 저수율 감소는 수자원공사의 보령댐 운영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주의단계임에도 홍수기에 보령댐 물을 하천유지용수를 공급함으로써 댐운영 규정을 어겼다고 할 수 있다.

수자원공사는 최계운 사장이 직접 나서서 내년 3월이면 보령댐 물이 완전 고갈하기 때문에 2월 말까지는 백제보 물을 보령댐으로 공급하는 도수로 사업을 완료해야 한다면서, 지난 10월 30일 긴급하게 공사를 착공했다. 그러나 문제점이 많은 잘못된 계획이다. 먼저 이번에 확보할 물은 국토부의 주장과는 달리 백제보의 물이 아니다. 국토부가 취수하려는 물은 백제보 하류 6킬로미터 지점의 물이다.
 
가뭄을 해결하겠다며 22조 원을 들여 진행한 4대강사업은 가뭄해결은커녕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출처 대한민국국군

4대강에 설치한 보들은 평상시에 수문을 조작하지 않고 상류에서 흘러들어오는 물을 하류로 그냥 흘려보낸다. 백제보가 없더라도 상류에서 흘러오는 물을 취수할 수 있다. 금강 물을 보령댐으로 보내려면 160미터 높이의 지티재를 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물을 펌핑해야 한다. 유지관리비는 별도로 하고 물을 펌핑하는 데 필요한 전기요금은 한 달에 3000만∼4000만 원으로 추정된다. 4급수로 수질이 나쁘기 때문에 수질개선 비용을 포함한다면 경제성이 없다. 더구나 금강에서 취수하는 방법도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시작했다. 내년 3월에 물을 공급하려면 추운 겨울에 공사를 해야 한다. 4대강사업의 축소판을 보는 듯하다.

정부가 이번 충남의 가뭄이 40년 빈도 이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가뭄대책으로 건설하는 도수관로는 평상시에는 그대로 방치할 것이다. 40년에 한 번 사용할 시설물을 만드는 데 625억 원은 너무 많은 돈이다. 차라리 가뭄지역을 국가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그 돈의 일부를 피해농민에게 지원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더구나 사업비가 500억 원 이상이면 국가재정법에 따라 예비타당성 조사를 해야 하는데 생략했다. 가뭄이 발생한 보령댐 지역은 하루 중 일정시간(주로 심야) 동안 물을 공급하지 않는 제한급수는 하지 않고 있다. 수압을 줄이는 감압급수로 생활용수 공급량을 줄였기 때문에 주민들은 조금 불편하다. 농번기가 아니므로 농작물 피해가 없고, 있다 해도 유의미하지 않다. 지금 가뭄으로 인한 실제 피해액은 거의 없다. 내년 3월 보령댐 물이 마를 것이라는 공학적 근거가 없는 논리로 예비타당성조사를 생략했다. 예비타당성조사뿐만 아니라 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평가도 하지 않은 불법공사다.

지금 국토부와 수자원공사가 추진하는 이 사업을 지켜보면 최소한의 절차마저도 무시하고 브레이크도 없다.


대안은 있다


대안으로는 누수율을 줄이는 것이다. 이번 가뭄지역에는 누수율이 50퍼센트에 이르는 지자체도 있다. 관로 보강사업을 하려 해도 지자체에는 돈이 없다. 국토부와 환경부가 다 움켜쥐고 있다. 황당한 사업에 사용할 돈을 관로 개선에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맞춤형 가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지하수 개발, 폐쇄한 취수시설 복원 등이다.

하나의 사례를 보자. 환경부 산하기관인 환경관리공단은 지난 11월 5일 보도자료를 발표했는데, 제목이 “가뭄과 물 부족을 해결하는 것은 노후 상수관망 정비 사업이 해답”이다. 2009년 영월, 정선, 태백에서 가뭄이 발생하여 17만 명이 제한급수로 고통을 받았다. 다양한 방안을 논의한 결과 50퍼센트에 이르는 누수율을 줄이기 위하여 노후화한 상수관로 교체사업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 사업을 완료한 후 지난 봄에 104년 빈도 가뭄이 발생했고 일부 지역에서 농업용수 부족이 있었지만 별 어려움 없이 가뭄을 극복했다. 누수량 감소로 절감한 수돗물은 2500만 톤인데 이것은 인구 5만 명인 신도시의 상수도 공급량에 해당하고, 그동안 수돗물 생산 절감액 124억 원에 이른다.

첫 단추를 잘못 채우면 엉망이 되듯, 한 번 거짓말을 하면 그 거짓말을 덮기 위해 더 큰 거짓말을 하는 법이다. 4대강사업을 적극 추진한 공무원들이 높은 자리에 있으면 또 다른 거짓말에 근거를 둔 황당한 사업을 진행할 것이다. 4대강사업 부작용을 덮기 위해 추가로 20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흘러나온다. 세금 내는 국민만 봉이다.

지금 창밖에는 가늘지만 빗줄기가 내리고 있다. 내년 3월 보령댐이 완전 고갈하기 때문에 625억 원이 필요한 도수로 사업을 하고 있는데, 그동안의 댐 운영 실적을 분석하면 기대와는 달리 보령댐은 마르지 않고 내년 홍수기까지 제한급수 없이 물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비가 그만 내리라고 기도 할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물 정책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글 박창근 카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ckpark@c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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