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덩이공장 영풍제련소 폐쇄해주세요

영풍제련소 문제에 문재인 정부가 나서야 하는 이유

 
낙동강 최상류에 자리 잡은 영풍제련소 ⓒ채병수
 
“너무 충격이다. 눈을 의심했다. 이런 것을 왜 방송에서는 안 다뤄 주나. 언론사에 제보해야 한다. 대구시민들이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반월당 한복판이나 대백 광장 앞에서 일인시위를 해야 한다. 너무 수고가 많다” 
 
영풍제련소 폐쇄 촉구 48일차 영풍문고 앞 일인시위에서 만난 한 시민의 절절한 외침이었다. 매번 일인시위에 나설 때마다 시민들의 다양한 반응이 다가온다.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시민들이 무심히 지나가는 듯하지만 흘낏 보고는 다시 뒤돌아보며 반응을 보인다. ‘엄지척’을 하며 지나가는 시민, 고개를 숙이며 지나가는 시민, 한 여고생은 갔던 길을 되돌아와서는 음료수를 내밀며 응원해준다. 직접 다가와 물어보는 시민, 더 적극적으로는 영풍문고로 들어가는 아들을 잡아끌고 나오는 시민 등 봉화를 가본 시민들은 하나 같이 충격을 받고 돌아간다. 일인시위 서는 한 시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한 번은 일인시위를 서면서 영풍문고 앞을 지나는 시민들의 수를 직접 세어 봤다. 20분에 220명이 지나갔다. 한 시간이면 660명이다. 600명으로 잡아도 50일로 치면 3만 명이다. 그렇다. 50일이면 3만 명의 대구시민이 영풍의 만행을 알게 된다. 날마다 한 시간씩 서는 일인시위의 의미와 일인시위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하는 이유를 잘 알게 된다. 
지난 4월 5일 서울, 대구, 창원, 부산 등에서 동시다발로 영풍문고 앞 일인시위가 시작됐다. 6월 18일은 51일차 되는 날로 일인시위 50일을 넘긴 기념으로 낙동강 수계 주민들과 활동가들이 영풍문고 대구점 입구 광장에 모였다. 
 
영풍은 불법적인 낙동강 수질 및 토양오염 행위로 인해 경상북도로부터 20일의 조업정지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를 겸허히 수용하고 반성해도 부족할 진데, 영풍은 반성은커녕 오히려 행정소송으로 나서며 조업중지 행정처분을 전혀 따르려 하지 않고 있다. 이날 봉화, 안동, 대구, 창녕, 창원 등지에서 온 주민과 환경단체 활동가 30여 명이 대구 반월당 영풍문고 대구점 앞에 모여 영풍그룹을 규탄하고 영풍제련소 폐쇄를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박정희 군사정부시절 들어선 오염유발공장 

 
지난 6월 18일 대구환경연합을 비롯한 영남권역 환경단체들과 주민들은 대구 중구 영풍문고 앞에서 영풍제련소 폐쇄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1970년 경북 봉화 석포면 석포리 낙동강의 최상류 협곡에 들어선 이 문제의 영풍석포제련소는 2018년 6월 현재 아직까지 가동되면서 청정 봉화 땅과 낙동강 최상류를 아황산가스와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비소, 납, 카드뮴 등의 각종 중금속 등으로 오염시키고 있다. 
 
도무지 불가사의한 일이다. 어떻게 1300만 국민의 식수원 상류에 이런 거대한 오염공장을 차려놓을 생각을 했는지. 서슬 퍼런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시절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으리라. 당시는 태백에 광산이 존재했었고, 아연의 원석이 되는 광물도 이곳에서 채굴이 되고 있어 군사정권을 등에 업은 영풍은 이곳에 제련소를 차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광산이 폐광을 해 아연 원광석을 채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영풍의 아연 원광석을 채굴하던 연화광산은 이미 1998년도에 폐광을 했다. 연화광산의 폐광과 더불어 영풍제련소도 폐쇄돼야 하는 것이 합리적 수순일 것이다. 그러나 영풍은 아연 원광석을 외국에서 수입해 동해항을 통해 그곳에 실어와 현재까지 아연을 제련하고 있다. 
 
백번 양보해 서슬 퍼런 박정희 군사독재시절 그곳에 입지를 했고, 그곳에 원광석이 존재하는 시절이고, 당시는 환경의식도 거의 없고 먹고사는 문제가 최고의 미덕인 시절이라 그럴 수도 있겠다고 이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원광석이 그곳에서 나지도 않는데 청정지역 봉화에, 그것도 1300만 식수원인 낙동강 최상류에 거대 오염공장이 왜, 어떻게, 아직까지 가동을 해야 하냐는 물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시민들의 환경의식은 하늘을 찌르는 시절인데, 이 나라 행정은 아직 1970년대 수준인가. 
 

물고기와 새들의 죽음 그 다음은 

 
오늘도 영풍제련소의 직하류에서부터 안동댐에 이르는 낙동강 구간에서는 물고기가 죽고 그것을 먹은 백로와 왜가리 같은 새들과 또 그것을 먹은 너구리와 같은 야생동물들이 죽고 있다. 먹이사슬에 따른 연쇄적 생명살상 행위가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생명이 살 수 없는 강. 이것이 지금 1300만 국민의 목숨줄과 다름없는 식수원 낙동강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먹이사슬의 최상류에 있는 인간의 목숨이 안전할 수 없는 이유다. 낙동강 상류의 맑은 물이 모여 있어야 할 안동댐의 바닥은 각종 중금속이 퇴적돼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정부의 조사결과 발표까지 있는 상황이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영풍은 무려 48년간 자신들이 저질러온 행위에 대한 반성은커녕 물고기와 새떼의 죽음이 폐광에서 나오는 침출수와 인근 농경지에서 나오는 것이 원인이지 제련소의 영향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믿는 시민은 없다. 적어도 영풍제련소를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영풍의 거짓해명에 분노가 치밀어오를 수밖에 없다. 영풍제련소 뒷산은 제련소에서 나오는 아황산가스 등으로 나무가 대부분 고사했고, 토양이 산성화되어 산사태가 난 듯 줄줄 흘러내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 설비 규모에 놀라게 된다. 공장 밖으로 드러난 거대한 황산 탱크로리가 즐비해 있고 거대한 굴뚝이 낙동강에 서 있는 기이한 모습이다. 
 
봉화와 안동의 주민들과 낙동강 수계의 50여 개의 환경사회단체는 공대위를 구성해 영풍제련소 폐쇄를 외치고 있다. 이곳에서 오염된 낙동강물이 하류로 내려가 안동, 상주, 구미, 대구, 창원, 부산 등의 식수원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기에 영풍제련소 문제는 이곳 봉화지역 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낙동강 수계의 전 영남인의 문제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촛불혁명정부가 나서야 하는 이유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청와대 앞에서, 영풍그룹 본사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영풍문고 앞에서 매일 일인시위에 나서고 있다. 이제 정부가 나서야 한다. 언제까지 부도덕한 기업 영풍과 그들의 막강한 로비력 때문에 쩔쩔매는 지자체와 환경당국만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식수원 낙동강을 오염시켜온 거대한 오염덩이공장 영풍제련소란 이 해묵은 문제 해결을 위해 이제는 정부와 청와대가 직접 나서야 한다. 우리가 청와대 앞으로 “낙동강 최상류 봉화의 거대한 오염공장 영풍제련소를 폐쇄해주십시오”란 국민청원을 시작한 이유다. 
 
촛불혁명으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다. 촛불혁명정부인 문재인 정부만이 이 해묵고 심각한 환경적폐 중의 적폐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1300만 국민의 목숨이 달린 일이자 그동안 이유도 모른 채 죽어간 뭇생명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차원에서라도 국가가 나서야 한다. 국가의 존재 이유를 1300만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1300만 영남인은 문재인 정부에게 간절히 호소하고 있다.
 
 
글 /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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