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녹조 전문가들이 본 4대강 녹조는?

4대강사업 후 4대강 전역에서 녹조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월 녹조 전문가인 다카하시 토오루 교수가 한국을 찾았다. 다카하시 토오루 교수는 녹조 피해 특히 농작물 영향과 인체 영향 등을 오랫동안 연구해왔으며 녹조 독성이 농작물과 어패류에 축적돼 잔류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4대강 녹조 한일 공동조사 후 그가 본 4대강 녹조에 대한 후기를 보내왔다. 그 내용을 전한다. -편집자주 
 
나는 수년간 이사하야만(일본의 새만금으로 불리는 나가사키현 최대 간척지) 조정지에서 유독성 남조류를 조사해 오고 있다. 한국의 4대강에서 남조류가 발생하고 있다며 한일 공동으로 조사를 진행하자는 환경연합과 대한하천학회의 요청으로 지난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한국을 찾아 4대강 녹조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는 세계적인 녹조 전문가인 국립신슈대학 박호동 교수도 동행했다. 
 
한국과 일본 녹조 전문가들이 4대강 녹조 공동조사를 진행했다
 

4대강 녹조 레벨 5~6단계로 심각

 
첫날 부산 김해공항에서 도착하자마자 대동선착장을 찾았다. 대동선착장은 낙동강 하구로부터 15킬로미터 상류에 있었다. 우리가 도착하기 하루 전, 이곳에 태풍이 지나갔기 때문에 녹조는 어느 정도 사라졌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낙동강 녹조는 이사하야만에서 최대 규모로 발생했을 때와 비슷한 상태로 일본국립환경연구소가 설정한 6단계 평가레벨의 5~6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또한 이곳에 번성한 남조류 중에는 신경독과 간장독을 발생시키는 것이 있었다. 현장에서 검사한 결과 이사하야만 조정지와 같은 마이크로시스티스 종류로 추측됐다. 이사하야만 조정지에는 강한 독성을 가진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 에르기노사(Microcystis Aeruginosa)가 번성하면서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을 대량으로 생산했다. 독성물질은 해역에 광범위하게 퍼져서 많은 수생생물에 흡수되고 있다. 
 
독성 검사가 끝날 때까지 한국의 남조류가 유독성인지 아닌지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만일 지금 무독성이라고 해도 유독성분이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마이크로시스틴의 독성은 꽤 높고 화학적으로도 안정되어 있어서 4대강에서 발생한 녹조 규모는 중대한 문제이다. 
 
녹조 번성으로 제일 먼저 피해를 받는 것은 어민이다. 또한 낙동강의 물은 수돗물로도 사용되고 있다고 들었다. WHO는 음용수 중 마이크로시스틴 기준치를 1㎍/L 이하로 설정하고 있다. 원수(강물)에 독성이 함유되었다면 수도사업자는 염소처리에 따른 대응을 하겠지만 염소 사용량이 증가하는 것은 트리할로메탄의 발생으로 이어져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낙동강 조사를 마치고 서해 쪽으로 이동해서 영산강을 찾았다. 이곳에서도 녹조는 잦아들지 않았다. 영산강 유역일대의 녹조량은 방대했다. 2600헥타르의 이사하야 조정지에서 발생한 양을 능가할 것으로 보였다. 금강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금강은 낙동강 다음으로 녹조가 대량 발생해 있었다. 이튿날 서울 도심을 흐르는 한강을 보트를 타고 조사했다. 서울은 아름다운 도시이지만 서울 중심을 흐르는 강의 다른 모습이 녹조라는 점은 유감이었다. 
 
수중의 독소는 유독성 녹조의 증감에 따라 변화하지만 마이크로시스틴은 강바닥 진흙 속에 어느 정도 잔류하고 있어 녹조가 발생하지 않는 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남조류
 

실패한 4대강사업으로부터 배워야

 
강에 큰 댐과 둑 만드는 일은 여러 가지 목적이 있기 때문에 모두 부정할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는 장점만 강조되어 단점이 드러나는 일이 적었다. 이것은 한국만의 일은 아니고 일본도 전 세계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강이 흐르는 것은 수천만 년, 수억만 년 계속되고 있는 자연현상이고, 생물은 그 환경에 진화•적응해왔다. 이것을 인위적으로 변화시켜 일어나는 ‘생태계의 착란’은 결코 작지 않다. 
 
4대강처럼 큰 강에서 녹조 발생을 저지하는 방법은 정해져있다. 녹조가 발생하지 않는 제1의 조건은 물이 흐르는 것이다. 다음은 강 하구에 해수의 유입을 막지 않아 염분을 상승시키는 것이다. 불필요하다면 둑을 제거하고 원래 모습으로 되돌리는 것이 최선이다. 그것이 쉽지 않다면 완성된 구조물의 장점도 살리면서 유동회복과 염분상승을 헤아리는 방법을 시험해 보는 방법이 있다. 또한 녹조발생의 원인이 되는 질소와 인의 영양염류 부하억제 이야기가 반드시 나올 것이다. 물론 이것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생태계에서 영양염류의 유입은 적절한 양이라면 악이 아니라 생태계를 지지하는 1차 생산의 기점이다. 그런데 유동성을 잃은 물환경에서는 영양염류를 받아들여 다음 단계로 이어지는 기능이 극단적으로 저하돼 녹조의 대발생과 빈산소수괴(바닷물의 용존산소 농도가 3㎎/L 이하일 경우)의 발생이라는 이상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하천과 조정지(인공호)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의 큰 하천에서 본 광경은 실패한 일본의 고지하호와 이사하야만 조정지와 비슷했다. 일본도 한국도 하천과 바다의 생태계를 잘 이해하지 못한 채 큰 실패를 반복해왔다. 하지만 중요한 일은 지금부터다. 이러한 실패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서 자연을 마주하면 잃어버린 자연을 되찾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글•사진 다카하시 토오루 구마모토보건과학대학 교수 tohru@kumamoto-hsu.ac.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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