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4대강사업? 미호천을 제대로 살리려면

미호천
 
충북도가 지난 9월 14일 “물이 살아있는 미호강 프로젝트(미호토피아)”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각계에서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관련 기관, 단체 인사들이 배석해서 기자회견을 진행했지만, 이명박 정부의 4대강사업을 반대했던 청주충북환경연합은 충북도의 이번 사업을 지지할 수 없다.
 

미호종개의 고향 미호천

 
미호천은 음성군 삼성면 마이산(471.9m) 남쪽 기슭(망이산성)에서 발원하여 진천, 청주를 거쳐 세종시 동면 합강리에서 금강에 합류하는 길이 89.2km로 금강의 대표적인 지류하천이다. 1855㎢에 달하는 유역면적은 금강 전체 유역의 5분의 1 가량으로 제일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유역의 남북 최대길이는 60.3km이며, 동서 최대길이는 48.3km이다. 경기도 안성시, 충북 괴산군, 음성군, 증평군, 진천군, 청주시, 충남 천안시, 세종특별자치시 등 4개의 광역 시·도와 8개 기초 시·군에 걸쳐 분포하고 있으며 충북 전체 면적의 26%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인구증가, 농업과 산업발전, 난개발과 축산난립 등 오염원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수질은 악화되었고 생태계가 위협 받고 있다. 미호천 유역의 물환경 개선을 위해 청주충북환경연합을 포함하여 지역의 여러 기관단체들은 주민 스스로 모니터링하는 주민하천감시단 활동, 미호천 탐사, 미호종개 교육, 유역협의회 추진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오고 있다. 그중 미호천은 강 못지않게 하천 폭이 넓고, 수량도 풍부하여 강으로 보기에 충분하여 ‘미호강’이라 부르기로 하였다.
 
백곡천 상류에서 발견된 미호종개
 
미호천은 모래톱, 여울 등이 남아있는 자연형 하천으로 생태적으로도 가치가 매우 높다. 음성군 대소면 삼호리는 마지막 황새서식지로 황새가 발견되었으며, 멸종위기동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454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는 미호종개의 고향이다. 미호종개는 미꾸리과로 미호천에 발견되어 ‘미호종개’라는 이름이 붙은 우리나라 민물고기 중에 유일하게 하천의 이름이 들어간 한국고유종이다. 미호종개는 모래가 쌓여있는 느린 여울에서 생활하고 위협을 느끼면 모래 속을 파고 들어가 숨는 특징을 갖고 있다. 모래에 붙은 부착조류, 동물성 플랑크톤 등을 먹고 살기 때문에 모래하천에서만 서식할 수 있다. 얕은 여울과 고운 모래가 가득했던 미호천 전역에서 미호종개가 발견되었지만, 현재는 수질오염과 급격한 모래 채취 등 환경오염으로 인해 서식환경이 악화되어 미호천에서 사라지고 백곡저수지 상류, 대전 갑천, 공주 유구천 등에서 일부가 서식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최근 미호천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미호종개와 흰수마자(멸종위기야생동물 1급)가 발견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미호천의 수질을 정화하기 위한 환경단체, 기관단체 등의 다양한 노력으로 미호종개와 흰수마자 돌아온 것은 아닐까? 앞으로는 미호천의 생태적 가치가 더욱더 중요하게 평가되어야 하는 시점이다. 
 

미호토피아 재검토가 필요하다

 
충북도가 발표한 ‘물이 살아있는 미호강 프로젝트(미호토피아)’를 보면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미호강 수질을 1급수 목표로 복원하고, 둘째, 미호강 수량을 대량 확보하며, 셋째, 미호강 주변에 친수여가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2022~2032년까지 총 6500여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충북도는 첫 번째로 수질 개선을 꼽았지만 실상 내용을 들여다보면 수량을 확보해서 배 띄우고 하천변에 놀이공원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예산을 보면 알 수 있다. 수질개선에는 1450억 원(22%)만 투입되고 대부분의 예산(78%, 5060억 원)은 배를 띄우기 위한 수량 확보(27%, 1770억 원)와 친수여가공간 조성(51%, 3290억 원)에 투입된다. 이런 상황인데도 이 사업을 수질개선사업이라고 할 수 있을까? 혹시라도 이 사업이 추진된다면, 이후에 미호천에는 ‘버려진 배와 풀이 우거진 놀이공원’만이 남아있을 것이다.
 
이런 비슷한 경험을 우리는 이미 했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사업 역시 수질을 개선하고 배를 띄우겠다고 했다. 하지만 반대에 부딪혀 배는 띄우지 못하고 22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돈을 들여 4대강에 ‘보’를 건설하고 수질만 악화시키고 말았다. 그런데 충북도가 발표한 ‘미호강 프로젝트’ 역시 놀이공원만 다르지 하천 ‘개발’이라는 핵심은 같다. 도민 입장에서는 ‘6500억’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에서 이명박 정부의 4대강사업 초기 모습이 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번 사업의 큰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 ‘배 띄우고 놀이공원 만드는 미호천’이 아니라 ‘미호종개와 흰수마자가 돌아오고 주민들이 강수욕 하는 미호천’이어야 한다. 미호천은 4대강사업의 직접적인 피해를 비켜 가서, 다행히 모래톱이 살아있는 자연 하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상류의 여러 오염배출원이 있고 작천보를 비롯한 인공구조물들이 있지만 미호종개와 흰수마자의 서식이 확인될 정도로 수질만 개선된다면 하천생태계를 금방 회복될 수 있는 곳이다. 사업의 큰 기조가 이렇게 바뀐다면 하천 수질도 개선되고 작천보를 비롯한 여러 인공구조물 문제도 해결될 것이고 결국, 주민들도 하천을 거닐며 강수욕 하는 그런 미호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3급수 수질에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했던 미호천에 배 띄우고 놀이공원 만들어서 ‘큰빗이끼벌레 투어’할 게 아니라면 말이다. 백번 양보한다 해도 ‘수량과 친수여가공간 확보’는 수질이 개선된 이후에 고민해도 늦지 않는다.
 
미호천의 내일은
 
미호종개가 돌아오는 미호천을 위해 시민들과 함께 지속적인 활동을 펼쳐온 청주충북환경연합은 충북도가 발표한 ‘미호강 프로젝트’의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또 한 가지 미호천과 관련해 고민해야 할 문제는 ‘기후위기’다. 2017년 청주를 비롯한 미호천 인근의 여러 곳에서 홍수가 났다. ‘도심 투수층과 저류지’ 확보는 이미 추진되고 있었지만 ‘하천변 저류지’ 확보 문제는 이때 본격적으로 제기되었다. 그리고 기후위기는 계속 심화되고, 도심과 하천변 홍수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미호천은 이제 단지 주민들이 여가를 즐기는 공간이 아니라 홍수와 같은 재해로부터 피해를 완화하는 공간으로 기능해야 한다. 따라서 수질개선 사업 다음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은 수량 확보와 친수공간 확보가 아니라 홍수피해 완화를 위한 ‘저류공간’ 확보다. 지금처럼 기후위기가 심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4대강사업으로 설치된 하천변의 시설들은 이미 쓸모없게 됐다. 그런데 기후위기가 더욱 심해질 게 뻔한 상황에서 하천변에 비슷한 시설들을 설치하겠다는 것은 근시안적인 퇴행일 뿐이다.
 
시대가 바뀌고 기후가 바뀌고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하천 수질 개선은 계속되어야 하지만 배를 띄우기 위한 수량 확보와 하천변 놀이공원 조성은 ‘20세기’다운 낡은 발상일 뿐이다. 수질과 하천생태계가 좋아져서 미호종개와 흰수마자가 돌아오고 그 속에서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여가와 강수욕을 즐기는 미호천, 그리고 기후위기 시대 홍수로부터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공간으로서 미호천을 만들어야 한다. 
 
 
글 / 김다솜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활동가
사진 /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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