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더 강해져 돌아온 녹조라떼

올해도 어김없이 낙동강에 녹조가 찾아왔다. 대구환경연합은 지난 5월 29일 경북 고령군 우곡면 우곡교 아래가 녹색 조류로 뒤덮인 모습을 공개하며 녹조라떼 시즌 3를 알렸다. 이는 지난해 6월 초 발생했던 것보다 더 빠른 시기다. 이후 녹조는 낙동강 전역으로 확산, 6월초에는 경상도와 대구시민의 식수원인 매곡취수장 취수구까지 녹조가 뒤덮었다. 6월 16일 강정고령보에서 측정한 남조류 개체수는 4만5845세포/mℓ에 달했고 6월 23일엔 29만7331세포/mℓ를 기록했다. 조류경보 발생 기준 남조류 개체수 5000세포/mℓ에 비해 무려 60배에 달하는 수치다. 현재도 7월 14일 기준으로 낙동강 8개보 중 5개 보 구간에서 1만 이상의 개체수가 기록되고 있다. 더군다나 이들 지역을 우점하고 있는 남조류는 독성을 포함하고 있는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로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이용하는 시•도민들의 안전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장 활동가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녹조 현상이 더 빨리 찾아오고 더 심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실제로 환경부가 측정한 자료에서도 이를 볼 수 있다. 
 
지난 7월 3일 녹색연합이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을 통해 2012~2014년 3년간의 5~9월(녹조가 주로 발생하는 시기)의 자료를 기초로 작성해 발표한 표다. 현재 올라온 물환경정보시스템 수질 자료에는 남조류 세포수가 최고 수치를 기록한 합천창녕보, 달성보, 강정고령보의 6월 23일은 빈칸으로 처리되어 있다. 물환경정보시스템 관계자는 “단순 실수로 컴퓨터에 입력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유독 남조류가 높게 측정된 날만 데이터가 빠져 고의 누락 가능성을 피하기는 어렵다
 

더 빨리 더 강하게 찾아온 녹조

 
녹조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와 수자원공사는 날씨 탓을 한다. 일반적으로 녹조는 풍부한 먹이원(영양염류), 따뜻한 온도, 많은 빛, 느린 유속 등 크게 4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데 최근 기후변화로 폭염과 가뭄이 심해지면서 녹조도 심해졌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실제로 측정한 수온 데이터를 비교해보면 올해 강정고령보의 6월 평균 수온은 21.9도로 2012년 6월 평균 수온 24.4도보다 낮다. 이는 낙동강 다른 보도 마찬가지다. 또한 폭염을 감안한다고 해도 녹조 증가 추이가 몇 배로 심해질 수는 없으며 비 또한 녹조가 쓸려 내려가는 효과만 있을 뿐 녹조 번식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오히려 녹조의 먹이원은 줄었음에도 녹조가 번성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국토환경연구소 이현정 박사는 “총인은 조류의 먹이로 총인의 농도가 감소하면 조류 농도도 감소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다. 총인농도는 과거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아졌다. 그것은 4대강사업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하수처리장에서 고도처리시설을 가동하면서 인 제거 시설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녹조는 더 심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1월 감사원에서도 지적한 내용이다. 실제로 보 미설치 구간에서는 조류농도가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하지만 보 설치구간에서는 총인 농도가 감소했음에도 조류농도는 131~163퍼센트로 크게 증가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결국 4대강에서 녹조가 발생한 것은 보로 인해 체류시간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밖에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녹조 번식도 전과는 다른 패턴을 보이고 있다. 클로로필A는 물속의 엽록소로 녹조가 발생하면 클로로필A 농도도 함께 증가하는 게 일반적이 패턴이었다. 하지만 4대강사업 이후 남조류 개체수는 크게 늘었는데 반해 클로로필A 수치는 크게 늘지 않았다. 때문에 환경부는 남조류 개체수가 5000세포/mℓ를 훨씬 넘는 상황에서도 클로로필A 농도가 기준치를 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류경보를 발령하지 않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민걸 교수는 “순식간의 개체수가 늘어 엽록소가 충분히 성장하지 못하고 부실하게 자라고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번식한 조류는 더 쉽게 썩거나 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바닥엔 재앙이 쌓였다

 
이번 4대강 현장조사에서 녹조만큼이나 강바닥 저질토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창근 교수는 “사실 조사에 앞서 반신반의했다. 보가 만들어진 지 3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과연 올라올까 싶었다. 막상 강에 들어가 보니 보 직하류 일부 구간을 제외한 전 구간에 최소 2센티미터에서 10센티미터 이상 저질토가 쌓여있다.”며 말했다. 박 교수는 “이대로 미세한 저질토가 쌓이면 모래 속에 사는 저서생물은 갈 데가 없어지고 시간이 좀 더 흐르면 이 층은 무산소층으로 변해 더 이상 생물들이 살 수 없는 죽음의 강, 호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은 물의 흐름으로 모래와 자갈 그리고 오염물질들을 이동시키는데 입자가 크고 무거운 모래와 자갈은 강바닥에 가라앉고 미세한 오염물질들은 바다로 흘려간다. 하지만 보로 인해 물의 흐름이 막히면서 오염물질들이 흘러가지 못하고 강바닥으로 가라앉아 층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바닥에 쌓인 오염물질들은 대부분이 유기염류로 조류의 먹이를 제공하고 녹조를 번식시킨다는 것이다. 결국 보로 막힌 4대강이 녹조의 배양소가 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현정 박사는 저질토의 또 다른 위험성을 제기했다. “저 상태로도 문제가 있지만 기온이 갑자기 낮아지면 상하층이 뒤집어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바닥에 있던 침전물이  불안정화되고 엄청난 양의 산소를 소모하면서 수중 산소양을 급격히 떨어뜨려 수중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굉장히 짧은 시간에, 하룻밤에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수질측정 자료에서는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10월 금강 백제보에서 발생한 물고기 떼죽음 사건이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당시 국립환경과학원은 1년이 넘는 정밀조사를 진행했지만 물고기 떼죽음 원인을 알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반면에 전문가와 환경단체, 공무원 등 9명으로 구성된 충남도 금강물고기 집단폐사 민관 합동조사단은 4대강사업에 의한 서식환경 변화와 유기물의 퇴적, 퇴적된 유기물의 분해에 따른 용존산소의 급감으로 폐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역동적인 상태인 하천에서는 수리학적으로 전도현상이 발생할 수 없다.”고 해명했지만 현재 4대강은 역동적인 상태의 하천이라기보다 호수에 가까워 설득력은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저질토의 점도도 우려했다. 작년 저질토를 채취 했을 때는 손으로 담기 힘들 정도로 입자들이 흩어졌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찰흙처럼 점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정민걸 교수는 지난 3월 4대강 현장조사를 함께 한 독일의 하천전문가 헨리프라이제 박사의 말을 전하면서 “독일에서 이러한 저질토들이 하천 바닥에 쌓이고 딱딱하게 굳으면서 하천에서 지하수 공급을 막아 지하수위가 낮아지는 일이 발생했다. 우리도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주변 농지는 상습 가뭄 지역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을 가둔 채로는 문제 해결 못해

 
녹조와 저질토 등 4대강 현장은 점점 심각해지는데 정부의 대책은 사실상 없다. 4대강사업 직후 녹조 문제가 불거지자 수공은 녹조 대책으로 황토살포선 2척, 황토 80톤, 살포기 14기 등을 구매했지만 녹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예산낭비 논란만 불러왔다. 또한 녹조 제거를 위해 살포하는 녹조제거제는 녹조를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녹조와 함께 강바닥에 가라앉아 저질토가 되고 이것이 다시 녹조를 배양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부는 일부 보의 수문을 열어 녹조를 흘려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발생한 녹조를 흘려보내 당장 눈에 보이지 않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조류가 발생하는 시기는 하천유량이 감소하는 갈수기에 주로 발생하는데 상류 댐에서 녹조 제거를 위해 대량의 물을 방류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4대강 보 아래 쌓여있는 저질토를 제거하기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수공은 하구언에 막힌 낙동강의 오염 토양을 제거하기 위해 매년 15억 원 이상을 사용한다. 한강에서도 매년 40억 원 이상 들여 저질토를 걷어내고 있다. 16개 보에서 저질토를 걷어내는 비용 또한 상당할 것이다. 
 
4대강사업 이후 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우리 강에서 벌어지고 있다. 강의 흐름을 막으면 어떤 결과를 맞게 되는지 지금 4대강에 가면 알 수 있다. 환경단체 현장 활동가와 전문가들은 이대로 강의 흐름을 막은 상태로는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으며 시간이 갈수록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가 치러야 할 비용과 대가도 커질 것임은 물론이다.

박은수 기자 ecoactions@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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