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flows 02] 보가 사라지자 탄천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미금보가 사라지자 탄천을 찾아온 흰목물떼새
 
‘카톡 카톡’ ‘카톡 카톡’ 휴대전화 메신저 알림이 쉼 없이 울린다. 오늘은 성남환경연합 회원 모임인 ‘은새나래 탐조 팀’이 새 조사를 하는 날이다. 탄천에 새로운 일이 생겼구나 직감하고 휴대전화를 열었다. 수십 장의 탄천 사진과 흰목물떼새의 사진들이 올라왔다. 
 
“국장님, 미금보가 있던 자리에 흰목물떼새가 3마리나 와있어요.” 현장에서 사진을 보낸 회원들의 글에서 들뜬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2019년 5월, 탄천에서 미금보가 사라진 지 1년, 그 자리에서 멸종위기2급 흰목물떼새가 먹이활동을 시작했다. 사실 성남환경연합은 탄천의 자연생태적 복원 시점을 미금보 철거 후 2년 정도 생각했는데 미금보가 철거된 지 1년 만에 흰목물떼새들와 철새들의 휴식지로 자리 잡았다. 
 
성남지역 탄천에서 현재까지 흰목물떼새 서식지로 발견된 장소는 1지점이고, 먹이활동을 하는 공간은 3지점으로 조사되고 있었다. 반가운 건 새로운 먹이활동 장소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용도 상실돼 방치된 보들, 탄천을 죽이다  

탄천을 살리기 위해 성남환경연합은 미금보 철거 캠페인과 함께 탄천생태조사를 진행했다
 
탄천은 경기도 용인시에서 발원해 성남시 분당구를 거쳐 서울 송파·강남구를 거쳐 한강으로 흘러드는 길이 35.6킬로미터의 하천이다. 탄천을 순수한 우리말로 하면 ‘숯내’라 하는데 의미상으로는 ‘숯처럼 검은 개울’이다. ‘탄천’ 또는 ‘숯내’로 부르게 된 연유에는 조선시대 강원도 등에서 목재와 땔감을 한강을 통해 싣고 와서 뚝섬에 부려 놓았는데, 이를 가지고 숯을 구운 곳이 탄천 주변이었으므로 개천물이 검게 변했다고 전해오는 것에서 찾기도 한다. 
 
성남시를 흐르는 탄천은 15.7킬로미터인데 그 구간에 다양한 종류의 보가 15개나 됐다. 1990년 6월부터 1994년 10월 사이에 농업용수 확보를 목적으로 고정보 8개, 자동보 2개, 가동보 5개가 탄천에 세워졌다. 하지만 1990년 말 분당에 계획도시가 만들어지면서 탄천 대부분 보들은 원래 목적을 상실하고 말았고 보들은 목적을 상실한 채로 하천에 남겨진 채로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문제는 용도를 상실하고 방치된 보들이 탄천의 흐름을 막아 수질을 악화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특히나 해마다 봄이 되면 기온 상승으로 부유물질과 악취가 발생하는 등 수질이 더 악화됐고 그에 따른 주민들의 민원도 급증했다. 수질 관리, 탄천 악취와 하루살이에 대한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지점들은 보가 있는 주변이었다. 성남시는 탄천 생태하천 복원과 수질 개선을 위해 예산을 들여 사업을 진행했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미금보 철거까지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했다. 이에 성남환경운동연합은 2016년 4월 ‘탄천의 보 현황과 대안 마련 세미나’를 개최해 전문가와 당시 담당부서인 성남시 하천관리과와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때 민관 협치를 통한 미금보 철거를 위해 노력하자고 합의를 했다. 
 
미금보는 길이 45.5미터, 높이 1.7미터의 자동 가동보 형태였다. 성남환경연합의 제안으로 상시 개방 때 수질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2015년 하반기부터 미금보 수문을 연 상태였다. 열린 수문 사이로 물이 흐르자 모래톱이 드러났고 풀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다른 보 구간과는 달리 물도 깨끗하게 흐르고 있다. 상류 수위가 낮아졌지만 문제될 것이 없었다. 삐죽 솟아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당장 걷어낸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또한 2016년 탄천 생태하천복원사업 사후 모니터링 용역 보고서의 탄천 내 보 철거 영향 검토(수생태계 분야)에 따르면, 보를 철거할 경우 유량감소, 퇴적토사로 인한 하상변화 등 일시적인 수환경변화를 예상할 수 있으나 하천의 연속성 회복과 다양한 하상구조 형성으로 어류를 비롯한 저서성대형 무척추동물의 다양성이 증가할 수 있어 이·치수적 기능이 상실된 보는 생태적 측면에서 철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였다. 
 
미금보 철거 합의 이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행정과 우리가 한 일은 조례를 만드는 일이었다.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제6조에 따라 하천·호소 등의 수질 및 수생태계를 적정하게 관리하기 위하여 민간단체의 수질오염 감시와 보전활동 및 수생태계의 보전·복원 활동의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하천의 문화생태환경 조성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2017년 2월 13일 ‘성남시 하천 수질보전활동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에 근거하여 ‘탄천미래발전위원회’를 구성하였고, 이를 통해 탄천 미금보 개량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였다.
 
이와 함께 성남환경연합은 지역 주민들 대상으로 미금보 철거를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고 성남구간 15.7킬로를 8구간으로 나누어 회원들과 함께 탄천생태조사를 했다. 지금까지의 지속적인 조사활동이 우리 활동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2018년 5월 미금보가 철거됐다
 
2018년 1월 탄천미래발전위원회의 탄천 미금보 철거에 대한 설계 자문은 긍정적으로 이어졌다. 이후 탄천 미금보 철거사업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2018년 1월 시의회 업무보고, 3월 12일 계약심사 의뢰, 3월 22일 공사발주, 4월 11일 입찰, 4월 24일 계약 그리고 5월 8일 공사가 시작되었고 철거작업은 일주일 만에 마무리가 되었다. 미금보 자리에는 자연형 여울을 조성했다.  보 철거에 든 비용은 약 2억 원. 2015년부터 보 철거를 위해 우리가 공들인 시간과 노력에 비해 보 철거하는 행위는 ‘찰라’였다. 
 
미금보가 철거된 후 이 지역의 민원은 많이 줄었고 하천 경관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진 상황이다. 2015년 2~3월 미금보 상류 수질은 4등급이었는데 지금은 2등급으로 조사되었고, 물떼새류와 할미새류가 지속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2019년 성남시는 조직개편을 통해 하천관리과를 ‘생태하천과’로 부서명을 바꾸었다. 성남시가 탄천에 담은 정책적 의지에 힘을 실어 성남환경운동연합은 올해부터 더 큰 탄천에 대한 꿈을 꾼다. 성남시와 민관 협치를 통해 ‘고정보, 자동보가 없는 탄천’ 만들기 사업을 시작하고자 한다. 수생태계의 오염이나 훼손을 사전에 억제하고 오염되거나 훼손된 수질 및 수생태계를 개선함으로써 수질 및 수생태계를 적정하게 관리·보전하기 위함이다. 
 

2020년 3개 보 철거 운동 진행

 
미금보가 철거된 후 탄천
 
2020년 현재 성남시에 남아있는 보는 고정보 8개, 자동보 1개, 가동보(고무보) 5개로 총 14개다. 성남구간 탄천 내 15개에 대한 철거 우선순위를 검토한 결과 1순위는 고정5보(백궁보), 고정7보(양현교 인근), 고정10보(단대천 합류부), 2순위는 고정1보(오리교 상류), 고정6보(수내교 직하류), 3순위는 고정3보(구미교 하류), 자동2보(미금보), 가동1보(돌마교 직하류), 가동3보(백현교 직하류), 가동5보(야탑천 합류부), 고정8보(사송교 상류), 고정9보(여수동 모란차량관리소 앞), 가동6보(상적천 합류부), 4순위는 가동2보(백현보), 가동4보(이매동 직하류)로 우선 철거순서가 제안되어 있다. 
 
여기서 우리는 3순위에 해당하는 가동2보(미금보)를 2018년 이미 철거한 상황이다. 올해는 ‘탄천 내 보 철거 영향 검토’에 따른 1순위 고정보 3개 철거와 자동보(백현보) 철거를 목표로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들도 산업구조 변화로 하천 내 콘크리트 보 대부분이 이·치수적 기능상실로 용도 폐기되었지만, 대부분 철거되지 않고 방치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는 갈수기 물의 자연스런 흐름을 왜곡하고 수생태계 단절을 초래하고 있다. 
 
기능이 상실된 보 철거를 통해 정수역 생태계가 유수역 생태계로 천이될 수 있도록 유도하므로 상류부의 하상 오염물질 퇴적을 방지하여 생태적 서식환경의 건강성과 다양성 확보로 생물다양성 증가를 전국 하천에서 기대해 본다. 
 
글・사진 / 김현정 성남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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