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 역사・문화 산증인의 탄식

이우형 현강문화연구소 소장 Ⓒ함께사는길 이성수
 
이우형 현강문화연구소 소장의 삶은 한탄강과 불가분이다. 그의 증조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에 일제가 한탄강에 댐을 지으려 하자 이를 막아낸 전설적인 인물이다. 이 소장 또한 평생을 한탄강 지킴이이자 이 지역 역사문화의 산증인으로서 살아왔다. 1990년대 말 이 소장은 고향 선배인 이철우 전 국회의원과 함께 철원·연천·포천 지역 인사들과 한탄강네트워크(이하 한타넷)를 결성했다. 한타넷은 정부의 한탄강댐 추진에 맞서 댐 반대 운동을 주도했다. 이 소장은 임진강 하류 지역 홍수 방어를 위해 한탄강에 댐을 만든다는 정부 논리는 가당치도 않았다. 한탄강은 임진강 유역의 15%밖에 되지 않아 홍수 방어효과가 떨어진다. 효과를 떠나 한탄강이 가진 독특한 인문생태지질학적 가치를 생각하면 댐 건설은 어불성설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홍수전용댐이라는 논리로 댐을 강행했다. 
 
10여 년 가까이 이어진 치열한 댐 반대 운동 내내 주민들은 권력과 돈으로 협박당하고 회유에 시달렸다. 더 많은 보상을 수 있다는 온갖 편법과 불법이 횡행하고 이 소장이 관리하던 한타넷 홈페이지에 누군가 고의로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일도 있었다. 한탄강댐 건설을 둘러싼 주민 갈등은 이 소장에게 “100년 지나도 아물지 않을 상처”가 됐다.
 
이 소장은 수많은 답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한탄강의 가치를 알리고, 각종 토론회와 법원 현장실사에도 참여해 한탄강 지역이 가진 가치를 설명했다. 그의 주장은 2020년 유네스코가 한탄강을 세계지질 공원으로 지정하면서 증명됐지만, 불행히도 한탄강댐 건설을 막진 못했다. 이 소장은 “토건족에 종속된 전문가 집단의 문제점”을 댐 건설의 원인으로 꼽았다. 2004년 철원 대교천 현무암 협곡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당시 문화재 전문위원인 모 교수는 한탄강 다른 지역에 대해선 입도 뻥끗하지 않았다. 한탄강 소송 현장 검증에서 정부 측 전문가로 참여한 한국지질자원연구소 모 박사는 그에게 “세상에 이런 데가 있어요?”라며 놀라면서도 “밥줄 끊긴다.”라며 정부 측 주장을 되풀이 했다. 지질자원연구소 모 박사는 MB 정부 시절 문화재 전문위원으로 발탁됐다고 한다. 이우형 소장은 “그들의 제자들이 현재 문화재 판을 점령하고 있다.”라면서 “4대강사업 당시 문화재 지표 조사를 날림으로 할 수 있었던 이유도 그들의 카르텔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탄강댐 건설 전후로 한탄강 수위는 극적으로 달라졌다. 댐이라는 인공구조물이 흐름을 방해하자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대규모 현무암 협곡 침수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따른 치명적인 악영향이 예상되지만,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탄강댐과 세계지질 공원이 과연 공존 가능한가?” 이 소장의 질문에 정부는 이제라도 답해야 한다. 
 
글 / 이철재 에코큐레이터
 
 
제작년월: 

환경단체 소식

사이트 소개

사회적 약자와 생태적 약자를 위한 보도, 지구적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보도라는 보도중점을 가진 뉴스&월간 환경잡지 입니다.

청소년 보호 정책

구독

구독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