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30여 년의 기록 ‘풀숲’에 모이다

재단법인 숲과나눔(이사장 장재연, 이하 숲과나눔)은 환경 분야의 다양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 공유하기 위해 구축된 ‘환경아카이브 풀숲(http://ecoarchive.org, 이하 환경아카이브)’을 지난 6월 5일부터 시민에게 공개하고 시범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아카이브(Archive)는 보존기록을 말하기도 하고, 특정 집단의 기록유산을 보존하는 조직이나 기록보관소, 또는 문서관 등을 부르는 말이라고도 합니다. 기록을 연구하는 집단인 한국기록학회에서는 ‘아카이브’를 ‘개인이나 조직이 사적으로 또는 공적으로 생산하거나 접수한 기록 중에서 역사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거나 증거로서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 선별된 영구 보존기록을 전문적으로 보존하는 조직 혹은 이를 위한 시설 및 장소’라고 정의합니다. 
 
숲과나눔은 환경 관련 자료를 모으고 분류하고 목록화하여 체계화하는 일인 아카이브 구축을 계획하며 그 1차 대상을 환경단체의 기록으로 정했습니다. 환경단체들은 지난 30여 년 동안 공해로부터의 주민 보호 운동을 시작으로 환경 보존 운동을 꾸준히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정부나 학계 자료들이 디지털화되고 검색과 활용이 편리하게 제공되는 것과는 달리, 환경단체가 생산한 자료들은 열악한 재정 등의 어려움으로 체계적으로 보관되거나 디지털화되지 않아 활용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중요한 기록이 유실되거나 보관할 공간이 없어 파기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아카이빙의 긴급성이 먼저 요구되는 환경단체가 소장하고 있던 시민운동, 연구, 사업, 사례 등의 조사보고서, 회의자료, 소식지, 토론회 자료집, 활동 사례집, 홍보물 등의 자료를 우선 대상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이 중 많은 자료는 오래되어 보관되어 있던 지류 자료들로 디지털화의 단계를 거쳤습니다. 전자화된 문서까지 모인 자료는 색인 분류하는 목록화 작업을 거쳐 아카이브에 탑재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주제별 키워드는 물론 주요 환경 사안이나 단체 등 다양한 검색이 가능하게 구축되었으며, 누구나 무료로 자료를 직접 열람하거나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아카이브에는 숲과나눔을 포함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녹색교통운동 △녹색연합 △수원환경운동센터 △여성환경연대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한국YWCA연합회 등 10개 단체의 자료 2만여 건이 탑재되었습니다. 숲과나눔은 지금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환경단체는 물론 학계, 개인 소장 자료, 지역 기반 풀뿌리 단체의 활동 기록 등을 계속해서 수집하여 탑재할 예정입니다. 
 
장재연 숲과나눔 이사장은 “환경아카이브 ‘풀숲’은 그동안 산발적으로 흩어져 사라지고 있던 환경자료를 한데 모아 정리함으로써 환경보전 활동 역사의 뼈대를 세우고, 환경운동, 환경정책, 환경법과 제도, 환경사 등에 관한 연구를 활성화하는 근간을 만드는 사업으로 단체들의 숙원 사업이었다”라며 “앞으로 더 많은 단체와 개인들의 다양한 환경자료를 추가 탑재해서 최고의 효용 가치를 갖는 환경아카이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숲과나눔은 이번 환경아카이브 구축을 통해 환경운동 30년의 활동이 다양한 연구의 대상이 되어 그 가치가 제대로 정립되고 평가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오픈에 앞서 몇 가지 콘텐츠를 제작해 보았는데, 그중 시대별 키워드에 대한 연관어 분석이 흥미로웠습니다. 
 
 
키워드 분석 대상은 환경아카이브의 목록 제목과 내용 13만030건이었습니다. 이 중 연대 미상 2509건과 1960년대 이전 자료 3건, 2020년 자료 2건을 제외하고 1960~1980년대 546건, 1990년대 3638건, 2000년대 4462건, 2010년대 1870건을 대상으로 분석하였습니다. 
 
1980년대 이전에는 공해, 반핵과 평화, 핵발전소, 추방, 땅, 생존 등의 단어가 주요했습니다. 1971년 11월 착공이 시작된 고리원자력발전소를 시작으로 핵발전소 반대 운동이 시작되었으며 이와 함께 공단 조성 등으로 인한 ‘공해’와 ‘생존’의 문제가 대두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환경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990년대에는 ‘환경운동’이라는 말이 가장 많이 등장했습니다. ‘공해추방’이 ‘환경운동’으로 전환 또는 대체된 것입니다. 이와 함께 ‘개발’, ‘건설’, ‘쓰레기’ 등의 단어가 많이 사용되었으며 ‘시민’이 등장했습니다. 
 
2000년대에는 동강, 새만금 보존 활동 등 생태를 지키기 위한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환경운동’보다 ‘생태’가 중심 단어가 되었습니다. ‘반핵’, ‘원자력’보다는 ‘에너지’가 많이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추방’, ‘대책’ 등의 단어는 ‘토론’으로 대체되어 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0년대에는 ‘에너지’가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였습니다. 이와 함께 ‘회원’, ‘마을’, ‘여성’, ‘시민’, ‘이야기’ 등의 단어들이 높은 빈도로 보이는데, 이로써 환경운동이 시민의 일상으로 들어가 다양한 주체와 함께 논의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환경아카이브는 6월 5일부터 약 한 달간의 시범 운영 기간을 거친 후 재단 창립 2주년이 되는 7월 4일에 공식 오픈됩니다. 시범 운영 기간에는 이벤트를 통해 누구나 수정 및 보완에 참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환경단체에 기부도 가능합니다. 
 
“막상 문을 열고 나니 갑자기 어마어마한 양의 자료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느낌이에요!”
“아카이브에 들어가면 헤어나올 수가 없어요. 계속 파도타기를 하며 자료를 보게 돼요.”
“선배님들이 쓰셨던 보도자료를 이렇게 만날 수 있다니, 새롭네요.”
“이제 곧 30주년을 준비해야 하는데, 우리 단체 백서를 만드는 일이 가능해질 것 같아요.”
“이제 우리 사회의 환경운동사를 정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문을 연 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 벌써 이런 이야기들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기억에만 있던 환경운동을 자료로, 기록으로 만날 수 있는 환경아카이브가 우리 사회를 위해 쓰임을 다 할 수 있도록 많이 이용해 주세요. 
 
글 / 이지현 숲과나눔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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