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9] 갯벌·철새·늪/ 야마시다 선생을 추모함/ 김경원

야마시다 선생을 추모함


누군가 더불어 의지하고 살던 사람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게되면 죽음의 슬픔보다 그 사람이
남기고 간 빈자리가 더 허전하고 그로 인한 슬픔이 더 큽니다. 야마시다 히로부미(山下弘文) 선
생은 그런 분입니다. 새만금 갯벌지역에 대한 2차 조사를 준비하던 지난 7월 21일 아침, 선생의
갑작스런 죽음을 전해듣고 부랴부랴 장례식에 참가했었지만 그땐 슬퍼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그
러나 어느 순간부터 선생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고 왠지 모를 답답함이 함께 엄습해 옵니다.
JAWAN(일본습지보전네트워크)의 공동대표로써 이사하야 만을 비롯한 일본의 갯벌과 습지를 지키
기 위해 정력적으로 활동했던 야마시다 선생은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등 다른나라의 습지보전을
위한 국제적인 활동에도 적극적이었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기 위해 삶의 전부를 바쳐왔던 선생
의 모습은 한국 내에서 습지보전활동을 펼치던 우리들에게 커다란 희망을 주었습니다. 야마시다
선생이 생전에 그렇게도 하고 싶었던 일이 간척으로 죽어가는 이사하야만 갯벌을 살리기 위해 이
사하야 방조제의 수문을 트는 일이었습니다. 언젠가 이사하야만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올라 간
척사업으로 죽어가는 이사하야만을 살려야 한다고 우리들에게 조목조목 설명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왜 이사하야만을 살리려고 하는거죠? 사람들은 모두 떠나가고 더 이상 갯벌과
더불어 살아가지 않으려고 하는데 이사하야만 갯벌을 지켜서 어떻게 하겠다는 거죠?” 도전적으
로 던진 이국 젊은이의 질문에 그저 말없이 빙그레 웃기만 하시던 야마시다 선생.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갯벌보전을 위해 활동하셨던 야마시다 선생의 삶의 향기가 아직도 주변을 맴돕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조사와 교류의 시간이 어느 순간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이라는 동질감
으로 다가오는데, 이미 선생은 우리곁을 떠나고 없습니다. 언젠가 시간이 흘러 선생의 나이만큼
되었을 때 내가 만약 변함없이 이 길을 가고 있을 때 선생이 보여준 그 미소의 의미를 알 수 있
을까요.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는지....


김경원 kimkw@kfem.or.kr
환경운동연합 갯벌과 철새보전 담당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1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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