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3] 인터뷰 / 네덜란드 호랑이재단 마이클 회테 대표

"호랑이·표범 보호운동에 한국인들 도움이 필요합니다”



호랑이와 표범을 사랑하는 한 네덜란드 사나이가 한국인들에 도움을 청하러 단신으로 한국을 찾
았다. 아는 사람이나 단체가 있어 찾아온 것은 아니다. 2월 4일 방한한 네덜란드 호랑이재단
(Tigris Foundation)의 마이클 회테 대표(41)는 수소문 끝에 환경연합과 녹색연합 등의 환경단체
들을 찾았고 언론에도 소식이 알려졌다. 사무실에서 만난 그가 한국까지 오게 된 사연을 털어놨
다.

-호랑이재단에 대해서 우선 말씀해 주시지요
“1996년에 설립했습니다. 혼자서 만들었고 지금도 혼자 일합니다. 혼자 일하지만 결코 혼자는
아닙니다. 현재 12개의 크고 작은 단체가 참여하는 ALTA(아무르표범·호랑이 보호연대)를 결성해
같이 활동하고 있거든요. 저는 큰 단체와 달리 오로지 호랑이와 표범을 보호하기 위한 일에 주력
하고 있습니다. 연간 10만달러(약 1억2천만원) 규모로 기금을 마련해 주로 연해주와 극동 러시아
의 서식지에서 주민들이 중심이 돼 보호활동을 벌이고 있는 피닉스(Phoenix)와 WCS(세계보전협
회) 러시아 지부 등의 단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보호활동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피닉스와 WCS는 블라디보스토크에 사무실을 두고 밀렵감시, 산불방지, 가축피해 보상, 홍보
및 교육활동을 펼치고 영역조사를 위해 발신기 부착·추적, 위성사진 분석 등을 통해 서식지의 크
기, 선호하는 서식지 형태, 먹이, 개체수 및 활동상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식지 보호
구역 추가지정을 위해 노력하고 보호구역 유지관리도 하고 있습니다. 1년에 한번씩 야생동물축제
도 열어 야생동물 보호의 중요성을 새롭게 강조하기도 합니다. ‘호랑이의 날’은 따로 있을 정
도지요.”
-한국을 방문한 목적이 궁금한데요
“현재 멸종위기에 몰린 이들의 서식지 중 7퍼센트만이 보호구역으로 되어 있습니다. 아직도 사
냥가능한 지역이 80퍼센트에 이릅니다. 구 소련의 붕괴와 더불어 이전에 없던 야생동물의 가죽이
나 고기, 뼈 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상황이 나빠졌습니다. 스포츠 사냥도 유행하게 됐구요. 그
래서 정부는 현지 주민들 중심으로 일종의 엔지오 성격을 가진 수렵단체를 만들었습니다. 수렵허
가를 내어주되 지역의 야생동물을 관리·보호하도록 한 독특한 체계입니다. 그러나 이 체계는 재
정상황이 괜찮을 때는 정부와 단체가 이익을 나누며 효과적으로 운영되었습니만 재정적 어려움
에 부딪히자 수렵 엔지오 자체가 밀렵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현재 시급한 것은 이들 단체
의 재정을 도와 이들이 원래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러시아의 광
대한 숲에서 이들이 생산하는 양질의 임산물을 한국에 판매하고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다리를
놓으려는 것이 저의 계획입니다.”
-임산물에는 한국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게 있습니까
“한국사람들은 건강에 관심이 특히 많다고 들었습니다. 여러 약재를 많이 사용하구요. 경제적
성장도 상당한 수준이잖아요. 임산물 판매는 러시아 내수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곳으로 판로를
개척·확장할 예정입니다. 호두, 잣, 버섯, 꿀, 가시오가피, 오미자, 산머루 종류 등 산물은 풍부
합니다. 이번에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제품의 종류, 형태 등 시장조사를 할 생각입니다.”
-호랑이와 표범에 그렇게 집착하게 된 이유는 뭔가요
“원래 야생의 고양이과 동물들을 좋아했습니다. 젊은 시절 이들을 찾아 아프리카, 인도 등지로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그런데 뭐니뭐니 해도 가장 큰 체구에 아름답고 화려한 시베리아의 호
랑이가 나의 이상향이랄까, 뭐 그런 것이었습니다. 사랑에 빠진 거죠. 그러다 지금 40여마리도
채 남지 않은 아무르표범의 존재도 알게 됐구요. 거기서 만난 미국 출신 한 학자의 헌신적 연구
와 노력을 보고 밀렵에 대한 문제의식도 새롭게 생겼고 그래서 재단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한국은 사실 호랑이 뼈를 이용한 약재를 선호하는 등 이 방면으로는 악명 높았는데요
“그런 얘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도 희귀 야생동물을 약재로 이용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구요, 보호단체들은 법 집행을 잘 감시하고 홍보와 교
육에 더욱 치중해야 할 것입니다.”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을 보호하는 입장에서 한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전세계의 소중한 자연자원들은 국경의 구분에 상관없이 지키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우리 모두
에게 있습니다. 한국도 그럴만한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고 능력이 있다고 봅니다. 네덜란드에서
도 많은 야생동물들이 사라졌는데 그에 대한 책임감을 제가 느끼듯 한국사람들도 이런 의식을 가
져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에서는 표범이 극소수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호랑이는 남한에서는 절멸한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들의 아종들인 시베리아호랑이(한국호랑이)와 아무르표범(극동표범)도 그 절
멸의 길에서 돌아올 수 있을지는 모두의 관심과 노력에 달려있다.

연락처: 마이클 회테(Michiel Hotte) mhotte@inter.nl.net
이상백 기자 leesb@kfem.or.kr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12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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