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7월호] 환경과 사람/ 신문지 공예가 심우출

환경과 사람/신문지 공예가 심우출
신문지는 훌륭한 창작의
재료입니다
황숙희/본지기자


집 한켠에 쌓이는 골치덩이. 치워도 치워도 여전히 쌓여 처리곤란을 겪는 신문지.
이 골치덩이가 세발 자전거, 다보탑, 심지어 훌륭한 벽걸이용 화분대로 탈바꿈한
다. 버려지는 신문지를 요술을 부리듯 탈바꿈시키는 사람이 있다.
“부천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할 당시 폐품활용하는 아이들의 방학숙제가 있었습니
다. 그런데 말이 폐품활용이지 그 숙제를 위해 일부러 재료를 사서 부러뜨리거나
망가뜨려 재료를 준비해오는 아이들이 많아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집에서 흔히
굴러다니는 신문지를 활용해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듣기에도 생소한 신문지 공예가 심우출 씨. 그는 11년을 넘게 아이들의 공작지도
를 해오면서 폐품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4년전부터 신문지 공예
를 시작하게 됐다. 아이들 공작지도로 시작해 지금의 어엿한 공예품이 되기까지
는 참 어려움이 많았다. 돈도 안되는 이 일에 매달리는 것이 아내에게는 그리 탐
탁한 일일 리 만무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연구하고 실패하고 그리고 다시
만들어보기를 수 백번. 그래도 신문지를 재활용해서 멋진 공예품과 생활용품까지
만든다는 보람이 컸다.
“신문지 공예의 핵심은 단단하게 마는 기술인데 그 기술을 얻기까지의 2년 동안
은 거의 시행착오의 연속이었어요.” 결국 2년전에 철사를 이용해 신문지를 속까
지 단단하게 말 수 있는 ‘종이감기용 말이기구’를 개발해 일본에서 특허를 따
냈다. 일단 신문지를 말이기구를 통해 단단하게 말아서 기둥을 만들고 그것을 물
에 담갔다가 구부리거나 길고 짧게 잘라 붙이면 꽃이 되고, 잠자리가 되고 바구
니가 된다. 이렇게 그의 손을 거친 신문지는 꽃이나 자전거 외에도 장식장, 술병
차, 장독대, 바구니 등 45점이 넘는다.
신문지 공예가 조금씩 알려지자 학원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져 아예 학원을
아내에게 맡기고 어머니가 하는 여관 구석방으로 옮겨 본격적으로 작업했다. 몇
시간 정도만 배우면 누구나 만들 수 있고 신문지 마는 기구와 칼, 가위, 본드 등
의 간단한 도구, 그리고 별도의 재료비가 들지 않는다는 것이 신문지 공예의 장
점이란다.
얼마전 서울랜드에서 그의 작품 35점이 전시되기도 했다. 요즘에는 전국에서 문
의 전화가 빗발쳐 작업할 시간이 없을 정도라며 아직은 조형적인 미와 디자인 쪽
은 연구하고 개발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고 한다. 미개척 분야에 그것도 혼자
하는 작업이라 힘들지만 그래도 힘이 되는 사람이 있다.
“버려지는 캔으로 공예품을 만드는 곽창순 씨와 만나 용기도 북돋워주고 서로
아이디어도 나누곤 합니다. 작업에 큰 힘이 되죠. 언젠가 그와 함께 재활용 공예
전을 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요즘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인천,
천안, 대구 등지에 계획중인 전시준비 때문에 그렇고 전국 각지에서 밀려드는 교
육요청을 나름대로 꾸려서 시작해야하고 인천 천안 대구 등지에 계획중인 전시
때문이다. 연말쯤에는 일본에서도 전시회를 가질 계획이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신문지로 만들었다고 도저히 믿기 어려운 공예품과 생활용품
이(특히 색깔을 칠해 놓으면) 그의 작업실에 가득하다. 남들에게는 버려야 할 쓰
레기가 그에게는 훌륭한 창작의 원천이 되고 있는 것이다. 책상 위에 놓인 신문
지가 새삼스럽게 보인다.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1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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