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없이 방안 습도 유지하기

오송이 환경운동연합 회원 songyi@ournatur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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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가습기 대신에 수건을 사용합니다. 가습기는 전기도 사용해야 하고 가습기 안에 먼지랑 세균이 많이 산다고 하잖아요. 세정제니 살균제가 있다지만 이름도 어렵고 복잡한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걸 쓰는 게 내키지가 않아서요.

처음에는 젖은 손수건을 널고 잤습니다. 하지만 너무 ‘`잘 말라서`’ 자주 물을 적셔줘야 되는 문제가 있었어요. 그래서 조금 더 크고 도톰한 수건으로 바꿨는데 수건도 하룻밤 자고 나면 바싹 마르는 겁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우리 집 수건 가습기를 만들었습니다.
재료는 수건, 쟁반, 작은 돌, 물만 있으면 됩니다. 

물 담는 쟁반을 선반이나 책상 등 집안 어딘가에 올려둡니다. 수건 끝을 쟁반에 적셔두고 수건을 널었어요. 쟁반에서 수건이 떨어지지 않게 빨래집게로 고정해야 해요. 또 물을 머금은 수건이 무거워 위쪽에 물을 담아둔 쟁반이 넘어질 수 있어서 돌멩이를 몇 개 넣어두었지요. 쟁반에 물을 부으면 수건을 타고 물이 내려가면서 증발되는데, 잘 마르지 않을 땐 바닥으로 물이 떨어질 수 있어서 수건 밑에 물 받침 그릇을 하나 두어야 해요. 

겨울이면 방에 불을 때니까 방바닥에 물이 떨어지는 그릇을 두고 수건이 그릇에 닿도록 하면 더 잘 마릅니다. 올려둘 곳이 마땅치 않다면 수건을 두 개 꿰매서 사용해도 됩니다.

수건 가습기 관리요? 사나흘에 한 번씩 빨아서 새 수건으로 바꿔주면 됩니다. 항균이나 향기에 더 신경 쓰이면 위쪽 물 넣는 쟁반에 피톤치드 용액이나 소독용 알코올에 우려낸 계피액, 아로마 오일 같은 것을 한두 방울 떨어뜨려요.

가습효과는 빨래를 두어 개 널어놓은 정도가 됩니다. 물론 분무량을 바로바로 조절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굳이 습도가 어느 정도인지, 그에 맞춰서 분무량을 조절하지 않아도 방에 습기가 어느 정도 있으면 좀 덜 마르고, 건조할 땐 바싹 마르면서 수분을 많이 공급해주는, 이 간단한 원리 덕에 오히려 더 간편한 것 같아요.

우리 집은 수건 가습기로 2년째 가습기 없이도 가을, 겨울을 잘 보냈습니다. 찬바람 불면서 집안이 건조해지기 시작했죠? 가습기 플러그 꽂기 전에 수건 가습기에 한 번 도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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