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두레생협 민중교역 생활재는 어디에서 올까?

각국의 저개발국 소농들과 함께하는 민중교역 파트너 단체들은 소농들의 자립을 ‘원조가 아닌 무역’의 동등한 관계로 이뤄내 오고 있습니다. 또 자신들의 국가에서 사라져가던 자신들의 먹거리 전통을 지켜 내거나, 경작을 통해 자신들의 땅을 지켜내고 있습니다. 민중교역 생활재 하나하나가 각국의 역사와 그 속에서 고통 받아온 민중과 소농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필리핀 ATPI Altertrade Philippines Inc.

 
발랑곤 바나나 생산자 ⓒ두레생협
 
ATPI는 1980년대 중반 설탕가격의 폭락으로 인한 대규모 실업, 설탕노동자들의 가난과 기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1988년 설립되었습니다. 현재 필리핀 네그로스 섬 사탕수수 생산자들과 필리핀 전역 발랑곤 바나나 생산자들의 자립을 위해 민중교역 사업을 전개해오고 있습니다. ATPI는 수출, 내수판매 등의 사업부문과 가공 등의 생산부문을 담당하고 있으며, ATPF 재단 법인을 통해 생산자들의 자립을 직접 지원하는 기금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기금 프로젝트를 통해 사탕수수 및 발랑곤 바나나와 같은 주요 수입원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수입원을 다양화시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작물 다변화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ATPI가 두레생협에 공급하는 생활재, 마스코바도 비정제원당은 필리핀의 전통적인 원당 제조 방식 그대로 생산하기에 일반 정제설탕과는 다르게 사탕수수 재배부터 가공까지 어떠한 화학첨가물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당밀 정제를 하지 않아 사탕수수의 미네랄이 마스코바도에 남아있어 특유의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모든 음료의 단맛은 설탕으로 냈기에 필리핀 내에서는 정제설탕의 대규모 생산이 무분별하게 확장되어가고 있었습니다. 필리핀 네그로스 섬은 설탕의 섬이라고 불릴 정도로 필리핀의 주요 사탕수수 재배지입니다. ATPI는 네그로스 섬에서 사라졌던 전통 원당 생산 기술을 다시 부활시켜 지금까지 민중교역으로 그 기술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필리핀 내 비정제 원당만을 제조하는 공장 중에서는 규모가 가장 클 정도로 성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20년 4월에는 한국의 유기인증도 취득하였습니다.
 
ATPI가 두레생협에 공급하는 또 다른 생활재는 발랑곤 바나나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캐번디쉬 바나나를 포함하여 전 세계에는 약 1천여 종의 바나나가 있습니다. 발랑곤 바나나는 지역 이름이 아닌 바나나 종의 하나로, 필리핀 재래종 바나나입니다. 자연과 환경을 해칠 수밖에 없는 관행 플랜테이션이 아닌 생산자 가정 단위에서 소규모로 재배합니다. 일반 바나나와는 달리 햇빛을 많이 보면 안 되는 발랑곤 바나나의 특성상 숲에서 다른 작물들과 함께 자라나는데, 생산자들은 주로 과실나무와 카카오 및 커피나무를 함께 키워내 부가수입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척하는 과정에서도 어떠한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오직 물로만 2번 이상 세척합니다. 발랑곤 바나나는 다국적 바나나 기업에서도 프리미엄 바나나 개발을 내걸고 플랜테이션 사업을 시도했다가 실패할 정도로 재배가 까다로운 종입니다. 하지만 아시아 민중들의 힘으로 지난 30년간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해 온 것입니다.  
 

팔레스타인 MGO Mount Green Olives

 
올리브 묘목을 심는 팔레스타인 농부 ⓒPTCOOP
 
MGO는 1986년 설립된 팔레스타인 NGO인 UAWC의 무역을 담당하는 자회사입니다. 팔레스타인 농민이 생산한 다양한 농산품과 이를 가공한 가공품을 전 세계 민중교역 파트너에게 수출하고 있습니다. UAWC는 팔레스타인 농민들을 위한 농업 기술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토종 종자 은행을 운영하여 팔레스타인에서 사라져가는 토종종자를 지키고 있습니다. 원래 고온 건조한 기후에 잘 견뎌내는 팔레스타인 토종종자를 다시 대중화시켜 기후위기에 대항할 수 있도록 자 보급 및 보존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MGO는 두레생협에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불법 정착촌이 팔레스타인 마을을 점령할 때 하는 일 중에 하나가 마을의 올리브 나무를 뽑는 일이라고 합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농업 생산기반을 파괴하고, 평화를 상징하는 올리브나무를 파괴함으로써 팔레스타인 사람이 마을에서 버티지 못하게 하려는 계획이라는 것입니다. 노골적인 탄압에도 팔레스타인 올리브유 생산자들은 올리브유 생산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은 평균 100년이 넘는 올리브 고목에 열린 올리브 열매를 일일이 손으로 수확하고 선별한 후 저온에서 압착 착유하는 전통적인 생산 방식으로 올리브유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생산자들의 노력으로 팔레스타인 국내 올리브유 콘테스트에서 매년 좋은 성과를 거둬오고 있으며, 2017년도 이탈리아의 DIOOC(국제 올리브유 콘테스트)에서 은메달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습니다.
 
MGO가 두레생협에 공급하는 또 다른 생활재는 아몬드입니다. 성경에도 아몬드에 대한 언급이 나와 있을 정도로 팔레스타인의 아몬드 역사는 오래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팔레스타인 아몬드 토착 종자는 임엘파힘(Im El Fahim) 단 한 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찍어내듯이 똑같은 모양의 일반적인 아몬드는 기계화된 대규모 농장에서 생산되는 반면, 팔레스타인 토종 아몬드는 팔레스타인 농민이 일일이 손으로 땁니다. 또 모양이 더 길쭉하고 맛이 진합니다. 
 

동티모르 ATT Alter Trade Timor

 
동티모르 커피 생산자의 아이들 ⓒPTCOOP
 
포르투갈이 동티모르를 식민지배하기 시작하면서 동티모르에 커피 종자를 심기 시작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동티모르 커피 산업에서 동티모르인은 철저히 배제되어 왔는데, 아직까지도 동티모르인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커피 가공공장은 한 손안에 꼽을 정도로 찾기 힘듭니다. 생산자들은 몇 대에 걸쳐 오랜 기간 커피를 채집했지만 다국적 기업이 저렴한 가격으로 대부분의 커피체리를 수매해갔기에 채집 이후 커피의 가공 방식도 잘 몰랐다고 합니다. 민중교역 파트너인 ATT는 동티모르 에르메라 지역 19개 생산자 공동체 361가구의 지속가능한 커피 생산을 위해 2010년 설립되었습니다. ATT는 동티모르 커피 협회를 창립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현재 ATT의 에반젤리노 소아레스 대표는 동티모르 커피 협회장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ATT는 생산자들을 위해 커피를 고품질로 키워내는 기술 교육을 실시하고, 커피에 의존하지 않고 수입원을 다변화하기 위해 단일 작물 재배에서 벗어나는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ATT가 두레생협에 공급하는 생활재는 동티모르의 커피 주산지인 에르메라 지역에서 생산된 커피로, 민중교역 생산자들은 평균 해발고도 1200미터 이상 야생에서 자란 아라비카 커피를 채집합니다. 아라비카 커피는 수세가공(washed)·태양건조 방식으로 가공하며 화학비료나 농약은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글 / 안민지 피플스페어트레이드 협동조합 생산지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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