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설탕 섬의 비극

필리핀 중부 비사야 제도에 필리핀에서 4번째로 큰 섬이 있습니다. ‘네그로스’라고 불리는 이 섬은 필리핀 최대의 설탕 생산지입니다. 네그로스가 설탕 섬이 된 배경에 섬 주민들과 섬의 생태계가 열강의 식민지가 되어 희생된 역사가 있습니다. 16세기 대항해 시대에 네그로스 섬을 강탈한 스페인은 봉건제를 통해 섬을 통치했습니다. 네그로스 섬에서 사탕수수 플랜테이션 개발이 본격화된 것은 19세기였습니다. 1855년 세계 최강의 제국이던 영국의 자본이 네그로스를 장악하고 숲을 밀어버리고 그 자리에 사탕수수 농장을 개발했습니다. 섬의 북서부 전체가 사탕수수 대농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거대한 농장을 소유한 이들은 20세기 후반 섬의 총인구가 350여 만 명을 헤아릴 때까지도 500여 명이 채 되지 않는 소수의 지주들이었습니다. 
 
1980년대 세계적인 농산물 과잉 생산 기조 속에서 결국 네그로스의 설탕산업도 위기에 빠졌습니다. 폭락한 설탕가격은 줄줄이 농장과 설탕공장의 문을 닫게 만들었습니다. 임금노동자로 살던 농민과 노동자들은 해고되어 생계를 위협받게 됐습니다. 거기에 더해 대형 태풍이 연속해서 네그로스를 덮쳤고 결국 1984년 네그로스에서는 대규모 기아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네그로스의 비극은  저개발국가 농민들을 착취하는 오늘날 농산물 세계무역의 한 사례일 뿐입니다. 
 
네그로스가 다시 희망을 발견하게 된 것은 1985년 일본 생협이 네그로스 섬의 가톨릭과 힘을 합쳐 버려진 네그로스 섬의 설탕 제조시설을 복구하고 여기서 생산된 설탕(마스코바도 원당)을 공정한 가격으로 구입하는 사업을 시작하면서였습니다. 1987년 마침내 마스코바도 원당의 ‘민중교역’이 시작된 것입니다. 네그로스의 희망이 단지 네그로스에서 그치지 않도록 하려면 우리는 더 많은 저개발국가의 사회적 약자들과 그 지역의 자연이 생산한 물품들, 우리에게 필요하지만 우리 지역에서는 생산되지 않는 물품을 공정한 가격, 정의로운 관계를 통해 응원해야 합니다. 
 
 
 
글 / 함께사는길 hamgil@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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