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부실로 밝혀진 환경영향평가 대봉늪 공사 중단하라

제방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대봉늪 ⓒ함께사는길 이성수
 
대봉늪은 경남 창녕군 장마면 대봉리 일대에 있는 78만4000제곱미터에 이르는 넓은 계성천 하도습지이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내륙습지 우포늪과는 10킬로미터 거리에 있으며 불과 4.5킬로미터 하류에는 낙동강이 위치하고 있다. 홍수기에 낙동강의 수위가 올라가면 낙동강물이 역류하는데 이때 홍수터 역할을 해주는 곳이 대봉늪이다. 낙동강의 배후습지로 제2의 우포늪이라 불려도 될 만큼 여러 가지로 우포늪과 닮았다. 우리나라의 습지 중 대봉늪 왕버들군락의 온전성은 보호가치가 높아 2014년 환경부로부터 1등급 습지로 평가된 곳이다. 뿐만 아니라 큰고니, 큰기러기, 수달, 삵, 원앙 등 멸종위기종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아! 대봉늪

 
지난 5월 3일 해가 뜨기 전 새벽녘에 대봉늪을 찾았다. 계성천 대봉늪을 가득 메우고 있는 연두빛 잎을 틔운 왕버들 군락이 눈앞에 펼쳐졌다. 그리고 4미터 폭 정도의 콘크리트 포장 도로를 따라 늪 안으로 들어갔다. 이 도로는 대봉마을 주민들이 계성천 너머에 있는 논으로 일 나갈 때 지름길로 이용하기 위하여 만든 도로로 홍수기에는 물에 잠긴다. 도로 양옆으로 아름드리 큰 왕버들이 펼쳐지고 하늘을 가릴 정도다. 늪 속의 콘크리트 도로마저도 왕버들군락에 압도돼 이질적이지 않게 느껴질 정도다. 늪 도로에는 바로 직전에 삵이 지나간 듯 물컹함이 그대로인 배설물이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당당하게 도로 한가운데 놓여있었다. 왕버들 군락의 가지와 잎 사이로 희미하면서도 강렬한 햇빛 줄기가 늪 속으로 들어왔다. 아름다웠다. 대봉늪 왕버들과 다양한 습지식물들이 품어내는 신선한 풀냄새를 온몸으로 들이키며 절로 힐링의 감탄사가 튀어 나온다. “아! 자연의 천국이구나!” 
 
수령을 짐작하기도 힘들 정도로 오랜 세월 대봉늪에 자리한 왕버들은 대봉늪에 군락을 이뤘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환경영향평가가 거짓부실 드러나도 공사는 계속 진행

 
이런 곳을 굴착기로 난도질하고 잘라내고 파헤치고 있다. 그 다음에는  20여 미터에 달하는 펌프장 시설이 입주하는 건물을 세우고 대봉늪의 절반을 뚝 잘라내는 가로 350미터, 높이 17미터의 제방을 쌓는다. 창녕군이 행안부와 경상남도로부터 일부 사업비를 지원받아 62억 원을 들여 벌이고 있는 ‘대야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이다. 
 
지난 3월 7일부터 시작된 제방공사는 3월 21일 경남환경운동연합의 고발로 뒤늦게 일시 중단됐다. 환경영향평가 협의사항(오탁방지막, 세륜시설, 가물막이 미설치 등)을 이행하지 않은 채 시작된 불법공사였기 때문이다. 
 
경남환경연합은 즉각 대봉늪 제방공사를 중단하고 대봉늪 보전과 주민들의 치수안전을 고려한 대안을 요구하며 4월 11일부터 이보경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단식투쟁을 진행했다. 단식투쟁의 결과 대봉늪 보전방안을 모색하는 민관실무협의회가 구성되어 현재 환경연합이 제안한 대안을 중심으로 조망시뮬레이션을 진행중이며 환경영향평가에서 검토 누락된 수질을 비롯한 동식물 분야 현장조사를 진행중이다. 
 
또한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환경연합이 제기한 환경영향평가 거짓부실 작성에 대한 검토를 위한 전문가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약속하였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이 구성하고 운영한 전문가검토위원회는 5월 3일 한 차례의 회의를 하고 환경영향평가가 거짓부실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경남환경연합은 즉각 전문가검토위원회 결과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환경단체, 낙동강유역환경청 그리고 양측이 추천한 전문가 1인씩 참여한 검토회의를 다시 제안하였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를 받아들였고 지난 7월 31일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한 3개 업체에게 영업정지 7.5개월이라는 행정처분을 내렸다. 
 
낙동강유역환경청도 전략환경영향평가가 거짓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현존식생도와 식생조사표 작성 없이 식생현황을 적정하게 조사하지 않았고 식생보전등급을 낮게 제시했다는 점, 2013년 전국내륙습지 모니터링 및 2014년 전국내륙습지 정밀조사보고서를 인용하지 않아 일부 법정보호종이 누락되어 환경영향이 적은 것으로 인지되도록 한 점을 거짓으로 판단했다. 또한 전략환경영향평가의 부실도 지적했다. 법정보호종과 현존식생도 조사를 누락한 점을 부실 근거로 제시했다. 소규모환경영향평가 역시 거짓으로 작성되었다고 판단했다. 식생현황을 적정하게 조사하지 않고 식생보전등급을 낮게 제시한 점, 식생조사표 없이 훼손 수목량 산정하여 환경영향이 적은 것으로 인지되도록 한 점이다. 소규모환경영향평가 부실은 통상적인 주의로 발견할 수 있는 법정보호종(수달, 삵)을 누락한 점,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의견을 누락한 점을 들었다. 
 
결국 환경부가 지정한 1등급 습지가 환경영향평가법을 위반한 지자체의 개발사업으로 망가졌다. 그런데도 공사는 중단되지 않고 그대로 강행중이다. 이런 상황을 누가 쉽게 납득할 수 있을까?
 

문제 많은 환경영향평가 개선해야

 
낙동강유역환경청의 발표에도 창녕군은 행정적 법적 절차를 다 거쳐서 진행된 공사이므로 법적 하자가 없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내뱉고 있다. 정말 그런가? 환경부고시 제2016-131호 환경영향평가서등 작성 등에 관한 규정 제3조(환경영향평가서등의 내용에 관한 책임)에 따르면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계획을 수립하려는 행정기관의 장 또는 법 제22조제1항 및 제43조제1항의 사업자(이하 “계획수립기관 및 사업자”라 한다)는 환경영향평가서등의 내용에 관하여 최종적인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법이 환경영향평가서 거짓부실 작성 관련 사업자에 대하여 구체적인 벌칙은 명시하지 않았지만 사업자와의 계약에 따라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한 대행업자가 거짓부실작성으로 영업정지 7.5개월을 받았다면 환경부 고시에 따라 계획수립기관 및 사업자가 환경영향평가 내용에 대한 최종적 책임을 져야 한다. 
 
대봉늪은 2013년 전국내륙습지조사와 2014년 전국내륙습지정밀조사 결과 1등급 습지로 평가된 우수한 습지다. 뿐만 아니라 2014년 국가습지센터 대봉습지 정밀조사-대봉늪 상하류 간의 평상갈수량과 수문곡선선에 나타난 수위변동(첨두수위 2시간 지체)을 고려할 때 홍수조절지로서 기능이 크다고 판단하고 기존 제방 혹은 하상 준설 중심으로 1차원적 하천관리보다 홍수터 복원과 생태저류지 확보 등의 생태치수의 개념 즉 대봉늪 생태계를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따라서 경상남도와 창녕군은 행정계획부터 실시설계단계까지 거짓부실로 작성된 환경영향평가를 근거로 추진된 대봉늪 제방공사는 당연히 중단하고 철저한 대안검토를 반영한 환경영향평가를 재실시하여야 한다.
 
 
글 / 임희자 경남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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