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잃은 새 정부 새만금 계획 / 김진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소속 새만금태스크포스(TF)는 최근 당초 새만금을 농지 위주로 활용하려던 정부의 토지이용 구상을 바꿔 농지 72퍼센트로 규정된 것을 30퍼센트로 줄이고 산업, 관광, 환경 등 기타용도에 70퍼센트를 활용키로 했다. 인수위는 특히 민자유치가 가능한 사업부터 우선 유치한다는 방침 하에 신항만건설 배후 해양물류단지에 2010헥타르, 산업단지에 5290헥타르, 방조제 주변 다기능 복합부지, 관광단지를 1240헥타르의 면적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리고 새만금 완공을 앞당기기 위해 필요한 구간부터 방수제 공사를 착공해 완공키로 했다. 아울러 인수위는 새만금 상류지역 수질대책을 오는 2010년까지 완벽하게 추진키로 하고 축산단지 오염해결 문제에 대해서도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기로 했다.

이상은 인수위에서 제기됐던 새만금 개발방향에 대한 주요 골자다. 그런데  인수위의 새만금 관련 개발방향을 보면 기존의 개발방침과 차이를 보이는 몇 가지 사항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가장 먼저 주목할 점은 지금까지 농지조성이라는 사업명분으로 지원하던 농지조성기금의 국가지원을 민자유치를 통한 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기업의 CEO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듯 걸핏하면 민자유치를 만병통치약처럼 내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 지역에 단순한 관심표명이나 일회성 방문을 한 유명인사나 기업을 마치 이 사업에 즉각적인 투자를 희망하는 후보재벌이나 기업으로 보도하고 있다. 참으로 그 향배를 알기 힘든 혼란 속에 놓인 새만금사업, 그 주요한 차이점과 관점을 알아보고자 한다.

수질개선 없이 사업시기만 앞당겨
새만금사업에서 가장 골치 아픈 문제로 부각된 것이 만경강으로 유입되는 익산천이다. 익산천 상류 왕궁지역에 대규모 축산단지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으로부터 만경강으로 유입되는 익산천의 수질은 새만금유역의 모든 하천 가운데 가장 오염도가 높다. 현재까지 별다른 해결방안 없이 그저 임시방편의 해결책만이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주대책 발표 이후 별 성과가 없자 또 다시 왕궁가축분뇨처리시설을 보강하기 위한 공사로 550억 원이 투입됐고 700톤 규모의 가축분뇨처리시설 보강공사가 2008년 5월에 착공될 예정이다. 이처럼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왕궁축산단지의 환경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현지사정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인수위에서 제시한 개발계획은 기존의 방침을 거스르거나 무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5개 부처에서 2년 6개월에 걸친 논란 끝에 제시된 내부개발 방안에 따르면 동진강 유역과 만경강 수질상태를 감안해 순차적으로 개발하되 만경강 수질상태 추이를 봐가며 2030년 이후 본격적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이었다. 인수위는 이 결정을 무시하고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에 대한 동시개발, 10년 앞당겨 2020년 이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물막이 이후 가장 문제시되는 수질문제에 대해서는 왕궁축산단지의 축사에서 방출되는 분뇨처리를 우리나라 실정에서 검증되지 않은 무방류시스템을 도입해 해결하겠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무방류시스템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전면재검토 대상으로 지목됐다. 원래부터 새만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기대효과를 갖고 있지 않던 상황에서 하루아침에 새로운 발상이 나올 리 만무했다.  

만경·동진강 동시개발로 선회
동진강의 수질이 만경강에 비해 다소 낫다는 판단에서 계획한 동진강 유역 선개발 후 만경강 유역 후개발이라는 순차적 개발안은 수질문제에 대한 성급하고 낙관적 판단에 따라 동시개발 계획으로 바뀌었다. 2001년부터 10년에 걸쳐 추진되는 만경강과 동진강 유입하천에 대한 수질개선을 위한 하수처리시설에는 모두 1조5956억 원이 소요되는데 2007년까지 투입된 예산은 9840억 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처럼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들 지역의 수질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현재 만경강 수질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임에도 전라북도는 2010년 BOD(생물학적산소요구량)는 리터당 4.4밀리그램(㎎/ℓ), 총인(T-P)은 0.356㎎/ℓ를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단순한 희망사항에 그칠 것 같다. 현재 전라북도 만경강 하류지역인 백구제수문의 수질은 BOD의 경우 2004년 4.1㎎/ℓ, 2005년 4.8㎎/ℓ 및 2006년 5.3㎎/ℓ의 평균치를 보이고 있으며 2007년 7월까지의 평균치는 6.0㎎/ℓ으로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 총질소와 총인의 항목을 반영하면 수질문제는 낙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1년까지 6개 하수처리고도시설을 포함하여 23개소 환경기초시설이 완공되고 개별가축분뇨 1723개소(공공처리2), 마을하수도 142개소를 포함해 2820킬로미터에 이르는 하수관거시설 공사가 완공되기만 하면 자연스레 수질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면 환경문제는 쉽사리 해결된다는 과거의 인식에서 전혀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수질개선시설이 과연 얼마나 효과를 나타내며 그 유지비용은 어떻게 충당할지에 대한 고민은 완전히 배제되고 그저 가시적 공사진행만이 새만금의 성공을 보장한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이들 수역의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의 현황파악과 개선대책에 대해 좀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늘어난 성토량 어디에서
논란의 대상인 산업용으로 적합한 토지는 새만금 전체 면적 약 400제곱킬로미터 가운데 약 80제곱킬로미터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새만금사업을 담당하거나 추진하는 당국입장은 새만금사업은 농지조성과 활용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성토는 필요하지 않으며 양재삼 교수(군산대)는 육상화가 진행중인 갯벌에서 바로 벼농사가 가능하다고까지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제 성토문제는 새만금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기존 약 30퍼센트 정도의 개발대상 토지를 농지가 아닌 다른 용도로 개발하는 데 필요한 토량은 2020년까지 약 1억~1억4천 세제곱미터 정도로 예상된다.
그러나 농지를 30퍼센트로 줄이고 최대 70퍼센트 정도를 산업용지로 개발하겠다는 새로운 정권의 계획대로라면 필요량은 크게 달라진다. 문제는 새만금지역 인근 15개소에서 조달할 수 있는 토량은 2600만 세제곱미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군산항 준설토를 새만금 내부지역의 매립토로 활용하자는 발상이 제기됐다. 그러나 준설토를 그대로 성토로 활용하기에는 또 다른 환경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방환경청은 물론 환경단체의 입장이다. 매립에 필요한 토량은 육지산토, 해사, 기타 방법 등을 고려하고 경제성, 환경성, 기술적 문제를 종합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는 제안에도 불구하고 이해관계에 따라 군산지역 상공인들과 강현욱 팀장은 준설토 발생량 3억 세제곱미터를 그대로 활용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과도한 신항만, 부족한 새만금 용수공급
수심 25미터 이상의 해역을 가진 신시도와 인접해 있는 새만금지역에서 항만시설은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그런데 규모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5개 부처 용역결과에서는 물동량과 하역능력 그리고 외국인직접투자(FDI) 등을 감안해 2020년 3선석, 2030년 6선석, 2030년 이후 최고 24선석 규모가 타당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이는 주변의 평택, 광양 등 기존 서해안 항만시설은 물론 우리나라 물동량을 근거로 도출된 결과라는 점에서 객관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새로운 정권에서는 처음부터 8선석 규모를 제시하고 있어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북경제를 감안하고 국가경제를 위한 접근보다는 주변여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치적 목표에 불과하며 오랫동안 새만금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던 습관이 그대로 투영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새만금 담수호 수질오염 문제와 더불어 내부개발에 필요한 용수공급 문제도 중요하다. 그러나 내부개발을 위한 토지 용도변경에 대해 주로 언급이 되고 있지만 이에 필요한 용수공급에 대한 대책은 전무하다. 오로지 외자유치만 성사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오해하고 있다. FDI의 경우 용수부족량은 하루 약 45만 세제곱미터(㎥/일)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광역상수원인 용담댐으로부터 공급받든지 아니면 별도의 신규용수원을 개발해야 할 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은 상식 밖이다. 전라북도와 새로운 정권이 바라는 대로 세계적 카지노, 도시조성과 기업유치 그리고 항만시설과 공항 등 온갖 시설을 갖추고도 용수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명분과 목표 상실한 새만금사업
인수위는 새만금사업과 관련된 정부 5개 부처 합동으로 2년 6개월 동안 진행된 내부개발 방안모색결과 결정된 개발용지 30퍼센트, 농지 70퍼센트라는 결정과 대법원에서 제시한 농지용도의 사업추진 결정을 일거에 무시하고 농지면적을 30퍼센트까지 축소할 수 있는 사업추진 결정을 내렸다. 이는 행정부 간의 절차와 협의는 물론 사법부의 권위마저 추락시키는 것이며 민주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시민의식을 송두리째 무시하는 것이다.
전라북도는 조속한 완공과 사업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듯 새로운 정권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철저한 정치적 계산 속에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이라는 것을 쉽사리 알 수 있다. 경부운하를 통한 전국적인 관심촉발을 통해 정치적 기반을 확립하고 지역안배 차원에서 기존의 사업추진과 성공을 언급하는 것은 민심달래기 내지는 총선을 의식한 표심 확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중대한 국책사업임을 천명한 새로운 정권에서 이전 정권과 다른 현실적 목표와 추진계획을 제시해 차별화를 드러낼 책임이 있다고 본다면 지금의 모습은 상당히 무책임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사업추진 방식도 기존의 전액 국비지원 방식에서 외국자본을 포함한 민자유치를 거론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역량을 감안하면 이는 사업방치라고 할 수 있다. 중앙정부가 책임지지 않는 국책사업에 어느 누가 감히 투자를 할 것인지는 굳이 묻지 않아도 자명한 일이다.

김진태 3seo@naver.com
전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사진


인수위가 밝힌 새만금 개발방침 중 기존과
확연히 달라진 점은 국가지원에서 민자유치로
선회했다는 점이다. 2007년 1월 대선후보 시절
부안 새만금전시장을 찾은 이명박 대통령 ⓒ연합



새 정부는 순차개발안을 뒤집고 만경·
동진강 유역을 동시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만경강 하구 ⓒ함께사는길 이성수



수질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효과적인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방조제 외해 ⓒ주용기


새 정권은 정치적 계산, 표심 확보를 넘어서 이전 정권과 다른 현실적 목표와
추진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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