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축제는 樂인가 惡인가 _ 박은수

새만금 축제는 樂인가 惡인가?


▒ 새만금에서 인기가수들이 대거 등장하는 대규모 축제가 벌어진다. 새만금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죽어가는 새만금에서 축제를 벌이겠다는 축제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즉각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위 ⓒ주용기 아래 사진제공 서울환경연합 소모임 솔바람


방조제로 죽어가는 새만금 문제의 본질은 덮어두고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한,
‘하수상하고 난데없는’ 새만금 축제를 중단하라는 소리가, 벌써부터 울리고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땅 1억2천만 평, 33킬로미터 세계 최장의 방조제 새만금에서 아시아에서 세계로 도약하는, 세계로 향하는 문을 연다.’(위원장 정재윤 인사말 중)
(재)청소년경제교육재단 새만금락조직위원회(위원장 정재윤, 이하 조직위)는 8월 1일부터 5일까지 전라북도 새만금 방조제 일대에서 ‘Raffis 2007 새만금 樂 청년문화축제’(이하 새만금 축제)를 연다고 밝혔다. ‘세계 12억 청년과 함께하는 세계 문화의 중심 새만금’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윤도현 밴드 등 국내 인기가수들의 공연과 새만금 환경 포럼행사, 33킬로미터 방조제에서 세계 기네스 기록도전 행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조직위에 따르면 전라북도, 군산시 등이 후원하고 새만금 방조제 공사를 시공한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의 협찬을 받아 진행한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환경연합, 문화연대 등 61개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어 새만금 축제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죽음의 땅에서 즐거움을 노래하겠다는 것 자체가 극단적인 언어도단이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평화롭던 마을 공동체는 개발광풍에 휩싸여 완전히 두 동강이 났으며 평생 갯벌을 일구며 삶을 꾸려왔던 이들은 유민으로 전락했고 심지어 죽음을 맞이한 경우도 있었다. 여기서 진혼곡이 아닌 축제를 벌이며 그것을 환경파괴가 아닌 친환경이라 주장하는 새만금 축제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직위는 “새만금에서 행사를 한다는 이유로 맹목적 비난과 대안 없이 반대를 하는 분들에게 양해를 구한다.”며 강행의지를 밝혔다.

죽어가는 갯벌에서 축제를?
조직위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조직위는 새만금 축제를 “세계적 문화축제로 정치적 이슈나 환경적 이슈를 넘어 아픔과 사랑이 공존할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치르는 문화행사”라고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1년 전 마지막 물막이 공사 이후 벌어지고 있는 갯벌 변화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고 국회에선 새만금특별법 제정으로 어수선하다. 더군다나 12월엔 대선도 있다. 이런 시기에 새만금에서 정치적, 환경적 이슈를 떠나 축제를 하겠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힘들다. 또한 새만금 축제에 정확히 누가 참여하고 주도하는지 모른다. 조직위는 현재 조직위원회의 명예대회장, 고문단, 위원장, 그리고 각 추진위원장 등 참여인원을 계속 수정중이며 시민단체의 확인결과 조직위의 홍보와 달리 공동주최사, 후원사, 협찬사 등이 확정되지 않은 채 행사가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새만금 축제 조직위 홈페이지 출처 새만금 락페스티발 www.raffis.or.kr

그동안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을 보면 의구심은 더 커진다. 전북도지사를 지낸 강현욱 명예대회장은 “10여 명의 대선 예비주자들도 초청할 계획”이라며 밝혔고 (연합뉴스 2007.6.11) 정재윤 조직위원장은 간척지의 70퍼센트를 농지로 활용한다는 기존 계획은 수정해야 한다며 현재 새만금 개발을 위한 수조 원대 펀드를 준비중이다(이코노믹리뷰 2007.7.6). 조직위는 벌써 (주)모두투어 등 다섯 개 여행사와 손잡고 ‘군산 근대사마을 씨티투어’ 상품을 개발해 5천여 명의 관광객을 이미 유치한 상태고 만화지도를 제작, 실용실안 특허를 받았다(군산신문 2007.7.12). 정치와 개발을 위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인기가수 등에 업고 문제 회피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조직위는 윤도현밴드(yb) 등 인기스타들이 출연하는 축제라는 점을 내세워 문제의 본질을 덮으려 하는 모습이다. 처음부터 조직위는 인기가수들의 공연을 비중 있게 홍보했다. 일반적으로 대중들은 공연이나 축제 등에 출연한 가수가 적어도 의도와 내용에 동의한다는 것으로 간주한다. 이에 축제에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진 일부 가수들은 네티즌들의 집중 관심을 받았다. 출연 가수들의 홈페이지와 미니홈피에는 출연확인과 재고를 요청하는 네티즌들의 글들이 쇄도했다. 확인된 출연가수들 중에는 공연에 대해 잘 모르거나 출연 약속을 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가수 김창완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그 공연에는 참여하지 않습니다. 출연진과 계약이 끝났다는 기사를 보고 황당했습니다. 본인과 확인 전화도 없이 기사를 낸다는 것은 더욱더 황당한 일이네요.”라며 글을 올렸다. 여행스케치, 유리상자, 동물원 등도 불참의사를 밝힌 상태다.
현재 조직위가 밝힌 출연가수는 yb, 강산에, 김장훈, 크라잉넛, DJ DOC 등. 그중 yb는 조직위가 내세우는 중심인물로 새만금 축제 광고에 나레이션까지 참여, 새만금 축제 홍보모델로 나선 듯 하다. yb 소속사 다음기획 탁현민 본부장은 “이벤트 기획자 쪽에서 섭외요청이 왔고 금액이 맞아서 출연하기로 결정했다. 취지나 의미 같은 것은 보통 확인하지 않는다. 논란이 되기 전에 계약서를 쓴 상태고 애초에 고려하지 않은 문제로 이제 와서 계약을 뒤엎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미니홈피에 글을 올린 것은 팬들이 아니다. 유령회원이다. 정치적 의사를 가진 사람들이 올린 글들이다. 적합한 태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네이버 블로거 언어유희는 “다른 사람들은 뭐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음악인들이니 그렇다 치자. 윤뺀. 이 양반들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여기 출연하려는 건지 납득이 안 간다. 대추리 사태로 떠들썩했던 작년에도 윤뺀은 정태춘 씨 등과 함께 거리예술제에 나와서 공연을 했다. 똥폼이든 진심이든 대중의 관심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스타가 그런 곳에 나와서 한 마디 해주는 건 고마운 일이겠으나, 그런 시선이 왜 새만금까지 이어지지 않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윤뺀이 개발, 선진화 같은 근대적 담론의 파괴성에까지 저항해주길 바라는 건 너무 지나친 기대인가.”라고 물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는  “그 전부터 열심히 사회봉사활동을 해왔고 인권문제 등 사회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온 점은 언론과 대중으로 하여금 그를 우호적으로 바라보게 만들었다. 다른 가수들에 비해 윤도현이 훨씬 더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새만금 축제의 인기스타 출연 논란은 얼마 전 스타급 연예인들의 대부업체 광고모델 활동에 대한 논란 양상과 비슷하다. 미디어를 통해 얻은 신인도를 이용해 일반인들을 현혹시켜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높아 일부 연예인들이 중도하차하기도 했었다. 이를 계기로 인기 스타들이 일반인들의 생활방식이나 가치관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숙고해봐야 한다는 소리가 컸다.
  
국풍 81의 닮은 꼴 새만금 축제
1981년 ‘국풍 81’이라는 축제가 있었다. 5일간 16만 평의 여의도광장에서 ‘청년의 열과 의지와 힘’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1만3천 명의 출연자와 1천만 여명의 관람객이 동원된 대규모의 행사였다. 일시적으로 야간 통행금지를 해제하고 탈춤, 농악 등 전통예술경연대회와 대학생 가요제 등을 진행, 대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하지만 국풍 81은 전두환 정권의 거대한 음모를 감추기 위한 ‘하수상하고 난데없는’ 관제행사로 평가받고 있다. 1980년 광주를 군홧발로 무자비하게 진압하고 12·12쿠데타와 ‘체육관 선거’로 집권한 정권의 이미지를 화려한 축제를 통해 민심을 추스르고 여론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고 기획한 축제였던 것이다.
새만금 축제는 여러 점에서 국풍 81과 비슷하다. 방조제로 죽어가는 새만금 문제의 본질은 덮어두고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한, ‘하수상하고 난데없는’ 새만금 축제를 중단하라는 소리가, 벌써부터 울리고 있다. 그는 왜 이런 노래를 불렀던 것일까?

하여튼 사람들은 정말 되게도 웃기네
그까짓 돈이 대체 뭔데 돈 땜에
죽이고 살리고 어허허
돈 땜에 돌았네
돈돈돈 돈돈돈 돈돈도 돈돈돈
빙글빙글 도는 돈만 따라가다
돈처럼 돌아가네 뱅글뱅글 뱅글 때르르
휙휙 휘 돌아버렸네
                                   노래 yb, 작사 윤도현
                                     ‘도대체 사람들은’



박은수 기자 ecoactions@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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