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 정치에 희생되는 새만금과 연안 _ 주용기

특별법이 제정됨으로써 해상국립공원과 갯벌을 포함한 연안·해양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거침없이 개발할 수 있게 돼 연안·해양생태계와 해상국립공원을 파괴하고,
수산자원보호구역을 해제해 지역주민의 생존권을 더욱 심각하게 훼손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11월 22일 국회 제269회 정기 전체회의는 우리 갯벌과 연안, 그리고 해상국립공원을 심각하게 파괴시킬 우려가 큰 두 가지 특별법을 통과시키고 말았다. 이러한 특별법의 무리한 통과로 12월 19일 제17대 대통령 선거와 올해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국회가 새만금사업과 연안개발을 정치적으로 악용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개발의 장애물 치우는 법
먼저 ‘새만금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안’은 국회의원 182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157명, 반대 14명, 기권 11명으로 가결시켰다. 이 법안은 지난해 3월 13일, 전라북도가 ‘새만금종합개발특별법(안)’을 만들고 전북을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들이 앞장서서 국회의원 173명의 서명을 받아냈다. 그리고 국회의원들의 입법청원 형태로 김원기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하여 심의가 이루어졌다. 결국 이번에 제정된 「새만금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은 처음 제출되었던 ‘새만금종합개발특별법’보다 일부 수정되기는 했지만 개발절차를 간소화하고 규제를 대폭 완화시켜 개발을 더욱 용이하도록 하는 특별법이라 할 수 있다.

이 특별법은 농지조성을 목적으로 추진하던 새만금사업을 농업용지, 산업용지, 관광용지, 농촌도시용지, 환경용지 및 에너지용지 등 다른 용도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지금까지 새만금사업 추진에 있어 국회가 농지조성기금을 사용하도록 허용해 놓고, 이제 와서 정부 마음대로 다른 용도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해 결국 예산을 편법적으로 전용하도록 한 것이어서 「농지관리기금법」을 무시한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

더욱이 국정감사 때마다 농지조성에 맞추어 수질문제 등 환경문제에 대해 정부와 전라북도를 감사하던 태도와는 다른 이율배반적인 행동이다. 2006년 대법원이 새만금 재판에서 당초 목적인 농업용지로 이용하겠다는 조건으로 사업을 계속해도 된다는 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다른 용도로 바꿀 수 있도록 허용해준 것이다.

이 법에는 매립공사의 준공인가 전에 사업시행자에게 매립면허로 인한 권리를 양도할 수 있도록 하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새만금사업 지원을 위해 필요한 경우 개발부담금·농지보전부담금 등을 감면할 수 있도록 했으며, 국가는 <민간투자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예산의 범위 안에서 사업시행자에게 보조금을 교부하거나 장기대부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이 법은 농림부 장관이 기본구상을 계획하거나 변경하고자 할 경우에는 미리 전라북도지사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전라북도지사는 기본구상에 대한 사항을 농림부 장관에게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결국 간척지 내부 개발 시 전라북도의 주장이 강하게 작용하도록 하고, 농림부 등 중앙부처는 예산을 확보하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환경문제 저감 및 예방대책은 부실하게 취급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 법은 재정경제부 장관이 새만금사업지역 중 일부를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고, 국가 또는 전라북도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첨단산업기업 및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새만금산업단지 내의 국공유 토지 또는 건물 등을 50년의 범위 안에서 임대 가능하도록 했다.

또 이 경우 임대기간을 50년의 범위 안에서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국민의 혈세를 들여 사업을 추진해서 엄청난 해양생태계 파괴는 물론 지역주민들의 생존권을 앗아 결국 대자본을 가진 소수 국내외 기업에게 특혜를 주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해 4월 3일에 확정한 새만금 간척지내 토지이용계획 변경안도 재원마련(최소 3조6천억 원∼최대 6조900억 원), 토사확보 방안, 필요 용수확보, 수질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은 채 확정되었는데, 더욱 확대된 개발을 허용해주는 이 특별법은 이러한 사항들을 더욱 검토하지 않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국립공원도 개발하는 법
한편 새만금개발특별법을 통과시킨 국회는 같은 날 ‘동서남해안권 발전 특별법안’도 재적 179명 중에 찬성 135명, 반대 23명, 기권 21명으로 가결했다. 이 법은 지역간 균형발전 및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미명하에 해당지역 국회의원들이 2006년 8월과 9월에 제출한 남해안개발특별법안과 2006년 12월에 제출한 동해안권개발특볍법안을 병합·심의하면서 <건설교통위원회>의 수정법률안으로 제출된 것이었다. 이는 결국 정부와 국회가 협의하고 제정해 운영하고 있던 국립공원 등의 보호와 관리를 위한 「자연공원법」과 「연안관리법」 및 해양보호 관련법들을 무력화하는 위헌적인 법률이다.

이 법의 내용을 보면, 동서남해안권 발전종합계획안을 시도지사가 공동으로 동서남해안권별로 입안하며 건설교통부 장관은 관련 협의와 심의를 거쳐 결정하도록 했다. 또한 건설교통부 장관은 시도지사의 요청에 따라 관련 협의와 심의를 거쳐 동서남해안권 개발구역을 지정·고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결국 특별법에 의해 종합계획을 확정할 때 해상지역의 국립공원이 포함되더라도 예외 없이 개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결국 국립공원에 대한 관할권이 환경부가 아닌 건설교통부로 넘어가게 돼 헌법상의 권한쟁의심판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법안은 또한 대상지역내 시도지사가 개발구역 안에 동서남해안권 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과 투자유치를 위해 필요한 지역을 동서남해안권 투자진흥지구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개발사업 시행자에게 농지보전부담금 등 부담금 감면과 이 지역에 입주하는 기업에 대해 용지매입비의 융자, 토지 등의 임대료 감면, 그 밖에 개발사업에 소요되는 자금의 지원 등을 요청하는 경우 최대한 지원하도록 했다. 또 정부는 개발사업 중 일부사업에 대한 국고보조금의 보조율을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인상,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특별법이 제정됨으로써 해상국립공원과 갯벌을 포함한 연안·해양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거침없이 개발할 수 있게 돼 연안·해양생태계와 해상국립공원을 파괴하고, 수산자원보호구역을 해제해 지역주민의 생존권을 더욱 심각하게 훼손할 것으로 우려된다. 더욱이 2008년 10월 경남 창원에서 열릴 람사르국제총회(습지보존과 현명한 이용 등 람사르협약 이행을 위한 당사국 총회)를 유치한 경상남도가 법 제정에 앞장섰다고 하니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이들 특별법은 개발절차의 간소화는 물론 사업시행자에게 각종 특혜를 주는 초법적이고 위헌적인 독소조항을 일반화시킨 법이다. 앞으로 또 다른 개발특별법 제정의 선례로 남지 않을까 우려된다.

특별법을 파기하라
<새만금생명평화전북연대>와 전북환경연합, <연안개발특별법제정저지 전국대책위원회>와 <한국환경회의>는 11월 19일부터 23일까지 국회 앞 1인 시위와 함께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치적을 위해 일반법을 무력화시키고 난개발을 부추기는 특별법을 제정한 것에 대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촉구와 헌법소원, 특별법 조기폐기와 인터넷 서명운동 전개,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대안 제기, 개발 후 발생할 문제점에 대한 모니터링 등을 하며 문제제기해 나갈 예정이다.

이제라도 우리 모두 특별법 파기 촉구와 범국민적인 여론형성에 나서야 한다. 더 나아가 지역적·생태적·문화적·경제적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갯벌과 하구, 해양과 연안을 잘 보존·관리하고, 지역공동체를 위한 지속가능한 ‘현명한 이용’ 방안을 찾도록 공동 노력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특별법이 제정되었지만 희망을 버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새만금 지역을 비롯한 우리나라 전 해안의 갯벌과 연안을 지키고 되살리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주용기 juyki@hanmail.net
환경운동가


사진

정치적 계산에 의한 무리한 특별법 제정이
국토 생태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전북도청 앞에서 특별법 국회 통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시민환경단체 대표들 ⓒ주용기


특별법 제정 당시 국회 앞에서 법안 파기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환경단체
회원. 2007년 11월 22일 ⓒ주용기
제작년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