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1] 특집-새만금 생명학회 탄생/ 새만금갯벌의 생명서신 / 박현철

특집 / 새만금 생명학회 탄생

새만금갯벌의 생명서신


2001년 가을, 새만금갯벌은 한국사회가 자연에 행사하는 가장 완악한 폭력의 상징이다. 수만년
시간의 더께 속에 생명의 비의를 숨기고 조금씩 사람과 바다의 목숨들에게 은혜를 나누어주던 갯
벌은 제 생명의 근원인 ‘흐름’을 잃으려 한다. 사리의 들물과 썰물, 조금의 들물과 썰물 사이
에 조요히 만조가 일렁이고 간조의 술렁댐이 있던 곳, 새만금갯벌이 제가 품은 생명과 함께 스러
지려 한다.
강과 바다와 육지가 갯벌에서 행복하게 만나 생명을 해산하고 기르는 곳, 새만금에서 보내온 너
무도 아름다워 차라리 비극적인 풍경 속에는 그렇게 스러질 생명들의 비극적인 예후가 가득하
다. 2004년 방조제가 완공되면, 만경과 동진에서 흘러오는 뭍의 영양염류는 서해에서 들이쳐오
는 명랑한 파고 속 생명의 씨앗들과 만나지 못하고, 더 이상 ‘흐름’이 되지 못하고 헛되이 포
말로 부서질 것이다. 마침내 우리는 알게 될 것이다. 우리가 파괴한 것의 형언할 수 없는 가치,
그 생명의 무거움을. “입을 벌려 노래하는 백합과 비단고둥의 노래와 자게를 쫓는 꽃게, 꽃게
와 맛조개를 뛰어넘는 말뚝망둥어의 ‘날개짓’에 더하여 어살에서 전어잡이에 나선 어부의 미소
까지 우리가 버리려 하는 그 모든 것들이 그려내는 거대한 생명의 벽화를 그대들은 기어이 잃고
야 마는가?”
새만금갯벌의 생물들이 되묻는 이 질문에 우리 무어라 답해야 할까. ‘새만금갯벌을 이대로 스러
지게 말자. 멸망한 생명의 왕국을 또 하나 기록하지 말자. 새만금갯벌은 살아야 한다.’

글/박현철 기자 parkhc@kfem.or.kr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12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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