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1] 현안쟁점-난개발로 파괴되는 순천만갯벌

난개발로 파괴되는 순천만갯벌

남해바다가 여수반도, 고흥반도와 만나 만들어낸 호수와 같은 순천만. 해마다 수많은 철새가 날
아드는 생명의 땅이다. 순천만은 우리나라 갯벌의 본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15만평의 갈대 군
락지이자 이제 하나밖에 없는 해안 갈대밭이다.


갯벌 생태계의 보고, 순천만
섬처럼 이루어진 갈대 군락은 이곳만의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갈대는 바닷물로부터 영양
을 받는 해안습지의 대표적인 염생식물이고 순천만갯벌은 고운 입자의 점토가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뻘갯벌이다. 이러한 갯벌에는 갯벌생물들이 생존을 위해 파 놓은 많은 구멍들이 있으
며 이 구멍을 통해 물과 공기가 드나들면서 갯벌이 살아 숨쉬게 된다. 한편, 순천만은 갯지렁이
와 칠게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일반 갯벌에서는 보기 힘든 종인 딱총새우와 기수우렁들도 발견되
는 곳이다. 또한 순천만은 건강한 갯벌 생태계의 지표종으로 꼽히는 민물도요를 쉽게 만날 수 있
고 천연기념물 228호인 흑두루미가 한국에서 유일하게 월동하는 지역으로, 전 세계적으로 5천여
마리밖에 남아 있지 않은 검은머리갈매기가 월동하는 곳이기도 하다. 람사협약에서는 희귀조류
가 1퍼센트만 서식해도 그 습지를 보호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홍수피해는 갯벌 탓?
지난 8월, 전국적으로 적조가 발생하였지만 순천만은 최근 20여년 동안 한번도 적조가 발생하지
않았다. 순천시를 통과하면서 유입되는 동천의 오폐수를 순천만의 갈대밭에서 정화해 왔기 때문
이다.
그런데 이 소중한 갈대밭이 위험에 처하게 됐다. 강하구를 넓혀 홍수 때 농경지의 침수를 방지한
다는 명목 하에 갈대밭 갯벌을 퍼 올리는 하도정비공사를 진행 중에 있고, 또 한편에선 순천만
습지 곁에 생태공원을 만들려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 모두 갈대밭을 위협하고 있다.
하도정비사업에 대해 순천시는 홍수가 발생할 경우 동천하류의 인근 농경지 및 저지대 침수와 하
천오염 등이 하천하류의 퇴적토사로 인해 물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라며 이를 방지
하기 위해 퇴적토사 제거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는 현지답사
와 주민들의 의견을 종합해본 결과 이 사업이 홍수피해 예방차원의 실효성이 의문시될 뿐만 아니
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해 환경파괴의 요인을 안고 있다고 보고 더욱 충분한 검토가 사
업허가 결정에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동천 하도정비는 면적 12만6568평방미터, 채취
량 29만2244입방미터의 규모로 하천직강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천의 직강화가 홍수를 초래한
다는 선례도 있다. 홍수조절을 위해서 습지를 파내고 하천을 직강화시킨다는 발상은 이미 오래
전에 그 잘못이 인정되어 최근에는 자연형 하천으로 다시 복원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순천만은 준설공사로 인해 각종 환경단체 및 언론사들로부터 비난 여론이 잇따르고 있으며
공사 진행으로 인해 민원들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준설선의 준설작업에 따른 배사관 횡단으
로 어선 통행이 어렵고, 준설 굴착구간 및 사토장 유출수 방출구간의 어획량이 감소, 준설시 부
유물질(갈대뿌리, 쓰레기)등이 산재돼 어장 및 양식장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허가조건에
‘사업시행 중 어장피해가 예상되면 즉시 사업을 중지하고 피해가 발생하면 허가를 취소하며 피
해에 대해 사업자는 책임지고 피해보상 해야 한다’라는 항목이 있고, 어민들의 피해가 확인되
고 있는 상황에도 공사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희귀조류 날아오지 않는 순천만
한편, 순천만의 생태공원조성사업은 흑두루미와 같은 희귀조류를 보호, 관광상품화 한다는 미명
하에 공사가 한창이다. 그러나 생태공원이 들어서고 있는 곳은 흑두루미가 날아와 먹이를 먹는
곳과 불과 50∼100여 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흑두루미는 아주 예민한 새로 200미터 정도
만 다가서도 날아가 버린다. 하물며 많은 사람들이 가까이 있다면 그곳으로 날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런 곳에 사람중심인 생태공원을 만들고 있다.
더 큰 문제점은 하도정비와 생태공원공사로 인해 갈대밭들이 파헤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갈대밭
이 존재하지 않는 순천만, 그것은 생명의 땅이 없어지는 것이다. 들여다보면 무수한 생명들이 이
곳 갈대밭에 있다. 모두가 사람을 살리는 생명들이다. 갈대밭을 위협하는 일은 바로 그 생명들
과 사람들을 위기로 내모는 일이다.
5천년의 역사가 깃든 순천만의 갈대밭은 훼손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남아 있어야 한다. 그 긴 세
월 동안 갈대밭은 스스로를 키우며 자라왔다. 우리가 손대지 않아도 갈대밭은 자연과 조화를 이
루며 공존해왔다. 우리가 할 일은 단 한가지, 순천만의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그대로 놔두는 일
이다. 갈대밭이 살아야 순천만이 살고 그래야 우리도 살 수 있다. 살아 있는 땅 순천만 갈대밭
그 안에서 우리도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김대영 dae075@hanmail.net
순천환경운동연합 간사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12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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