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1] 송도갯벌을 살려야 한다

인천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연안 항구도시이지만 인천시민은 일부 월미도를 제외하면 바다와 만날 수 있는 곳이 전혀 없다. 북으로부터 수도권 쓰레기매립장, 서구매립지, 화력발전소와 공단, 항만, 송도매립지, 남동공단 등 인천연안은 수도권을 위한 각종 산업시설과 공해시설로 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부산이 해운대 등 6개 해수욕장으로 친수공간이 조성돼 매년 휴가철에만 2천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것과 비교하면 너무 천양지차다. 이처럼 공해시설로 벨트를 형성하고 있는 인천연안에 또다시 경제자유구역을 위해 대규모 갯벌매립이 추진되고 있다. 이것에 대해 돈을 벌기 위해 환경을 파괴하겠다는 천박한 경제논리라고 비판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대규모 갯벌매립 전제하는 인천 경제자유구역지정

 
송도갯벌은 해안선으로부터 펄갯벌, 모래펄갯벌, 모래갯벌이 연이어서 분포해 다양한 갯벌 종류를 한번에 느낄 수 있는 지역이었다. 갯벌의 중요성에 대해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갯벌은 살아있다’라는 다큐멘터리가 제작된 현장이기도 하다. 해안선으로부터 최대 5∼8킬로미터까지 갯벌이 드러나며, 넓이는 대략 60평방킬로미터 정도이다. 육상부 언저리, 발이 푹푹 빠지는 펄갯벌에서는 칠게, 콩게, 민챙이, 갯지렁이가, 모래가 약간 섞인 모래펄에서는 동죽, 서해비단고둥, 맛조개, 바지락이, 갯벌 하부의 모래질에서는 서해비단고둥, 가시닻해삼, 개맛 등이 많이 서식하였다. 특히, 동죽조개로 유명했던 지난 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전국 총생산량의 90퍼센트를 차지했던 곳이었다. 더욱이 국제적인 보호새인 검은머리갈매기, 천연기념물 보호야생조류 검은머리물떼새, 도요새 등 수많은 철새들의 도래하는 등 풍부하고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였던 곳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변하고 있다. 송도신도시개발계획으로 수천만평의 갯벌이 매립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약 500여만평이 이미 매립이 완료되고 있고, 추후로 약 1100여만평의 갯벌이 매립예정에 있다.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의 면적은 송도지구 1611만평, 영종지구 4184만평, 청라지구 541만평 등 총 6336만평(209평방킬로미터)에 달한다. 이 중 갯벌을 추가로 매립하는 지역은 송도지구 1076만평, 영종지구 105만평 등 1181만평이다. 인천 갯벌면적은 745평방킬로미터로 우리나라 전체 갯벌의 약 3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1883년 개항 이래 계속해서 매립되어 왔다. 강화·옹진의 도서지역을 제외한 인천연안 갯벌은 1999년 현재, 총 107평방킬로미터가 매립완료되었고 특히 80년대 이후 서구(동아)매립지, 남동공단, 쓰레기매립지, 영종신공항 등 개발을 위한 대규모 매립으로 20년만에 전체 72퍼센트인 77평방킬로미터 면적의 갯벌이 급격히 매립되어 해양오염과 생태계 변화가 매우 심각하다.
 

인천앞바다, 죽음의 바다로 전락할 것인가

 
이러한 대규모 갯벌매립은 바다의 정화작용을 감소시켜 인천연안의 수질은 최악의 상황이다. COD(화학적산소요구량)가 송도앞바다(2등급)를 제외하고 전연안이 3등급 이상의 오염도를 나타내고 있으며, 총인과 총질소의 농도는 팔미도 해역을 제외한 모든 연안이 역시 3등급 이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로 인해 생물종은 급속히 감소하고 일부지역에서는 전혀 생물이 서식할 수 없는 무생물 구역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오염 지표종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생물다양성은 인천연안으로부터 급속히 감소하고 있어 죽음의 바다로 전락하고 있다. 나아가 어민들은 인천앞바다가 더 이상 어장이 아니라 쓰레기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한숨 쉰다. 이토록 급속한 해양수질의 오염 및 생태계의 파괴는 한강과 굴포천, 쓰레기 매립장, 시화호, 남동공단 등 공단으로부터 오염물질의 유입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나 이를 정화해 주던 갯벌은 오히려 급속히 사라짐으로써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과 지속가능성을 위해

 
이제 우리는 다시금 되돌아봐야 한다. ‘갯벌은 쓸모 없는 땅이다’라는 잘못된 인식에 기반한 시대착오적 개발행위는 중지돼야 한다. 새만금간척사업에 대해 전국민의 80퍼센트가 반대하고,갯벌을 살리기 위해 환경단체와 종교인들이 목숨을 건 삼보일배 고행을 하고, 보수적인 사법부까지 새만금 사업의 중지를 결정하는 등 일련의 과정은 새로운 시대,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생명중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사회로의 가치변화와 인간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생존권적 본능의 시대요구이다. 이런 관점에 서 볼 때 인천연안에 대한 추가적인 갯벌매립은 시대요구와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는 생명과 인간의 파괴행위이다.

갯벌이 10미터 형성되는데 2천년이 걸린다고 한다. 갯벌은 단순한 자연·생태적 공간을 넘어서서 소중한 문화적 유산이다. 선진외국의 경우 갯벌을 국립공원화해 어족자원을 보호하고 생태관광자원화하고 있으며, 이미 건설된 방조제를 제거해 간척지를 자연으로 되돌리는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 미래세대의 소중한 유산인 갯벌을 눈앞의 이익에만 현혹되어 현 세대가 파괴하는 것은 되돌릴 수 없는 죄악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할 것이다.
 
조강희 jokh@kfem.or.kr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12 23:12)
제작년월: 

환경단체 소식

사이트 소개

사회적 약자와 생태적 약자를 위한 보도, 지구적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보도라는 보도중점을 가진 뉴스&월간 환경잡지 입니다.

청소년 보호 정책

구독

구독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