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5월호] 한국의 갯벌 /고철환교수

한국의 갯벌

고철환/서울대 해양학과 교수
갯벌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우선 갯벌이 만들어지려면 모래나 뻘같은 개흙이 있어
야 한다. 개흙은 바닷물 속에 있는 모래, 뻘 입자들이 가라앉은 것이며, 서해바다를
황해(黃海)라 부르는 이유도 물속에 뻘 입자가 많아 바닷물이 누렇게 보이기 때문이
다. 물론 뻘 입자는 육지에서 강을 따라 바다로 들어왔다. 비온 후 흙탕물이 강을 따
라 바다로 흐르면서 모래와 같은 무거운 입자는 가라앉고 가벼운 뻘 입자는 바다로
흘러드는 것이다. 중국의 황해에는 양자강, 황하에서 흘러오는 흙이 1년에 약 15만톤
이나 된다고 하니 갯벌이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갯벌의 역사
그렇다면 과연 얼마나 오래 흙이 쌓여야 지금과 같은 갯벌이 만들어질까. 놀랍게도 8
천년 전에는 서해바다가 육지였다고 한다. 지구의 45억년을 하루 24시간으로 놓고 볼
때 8천년이라는 시간은 불과 1초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그 많은 뻘이
바다에 쌓인 것을 보면 육지에서 깎여 내려간 흙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 수 있다.
서해는 빙하가 녹아 흘러들어온 물이 고여서 생긴 바다이다. 지구역사상 빙하기는 1
백번 이상이 있었는데, 마지막 약 2만년 전 위스콘신 빙하기 때는 해수면이 지금보다
약 1백40m나 낮았다고 한다. 서해의 수심이 현재 연안지역이 40m, 중앙부가 80∼
90m인 것과 비교하면 위스콘신 빙하기때 서해는 육지였음을 알 수 있다. 그후 빙하
가 녹으면서 바다로 흘러들어와 해수면이 차츰 높아지면서 서해는 바다로 변했고, 광
활한 갯벌도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갯벌은 수심이 얕고 조수간만의 차가 큰 곳에 발달해 있다. 그리고 이런 곳은 대체로
움푹 들어간 만(灣)의 형태로 되어 있다. 물이 달의 인력에 끌려 계속 흐르다가 만같
은 골목에 다다르면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위로 올라오게 되는 것이다. 물론 빠질 때
는 골목에 갇힌 물이 모두 빠져야 하므로 빠르게 멀리까지 빠져나간다.
이런 조건들이 합치해서 갯벌이 만들어진 곳은 세계적으로도 몇 군데 밖에 없다. 우
리나라의 서해안, 영국, 독일, 네덜란드를 포함한 북해안, 캐나다 동부해안, 미국 동부
조지아 해안, 남아메리카 아마존 하구 등이 바로 그곳이다.

우리나라의 갯벌
우리나라 갯벌의 넓이는 남한의 경우 2천8백㎢로 남한 전체 면적의 3%에 해당한다.
남한의 경지면적이 1980년 현재 약 2만㎢, 이와 비교하면 갯벌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를 알 수 있다. 갯벌의 분포도를 보면 전체 면적의 83%(2만3천여㎢)가 서해안에 분포
하고 나머지 17%(4백80㎢)가 남해안에 분포한다. 남해안이 섬도 많고 해안선이 더욱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갯벌의 면적이 적은 것은 역시 조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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