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량기 속도 ‘뚝’ 베란다 태양광 발전 [집중기획2]

재생에너지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면, 스스로 먼저 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내가 주저하지 않고 베란다 태양광 발전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이랬다. 재생에너지가 좋다고 입으로 떠들고 다녔지만, 통계를 보여주며 원론적인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햇빛발전협동조합에 출자해 태양광 발전사업에도 참여하게 됐지만, 일상에서 더 가깝게 태양광 발전을 경험해보면 좋겠다고 여겼다. 그래서 조금 더 나가기로 했다. 베란다 태양광이 마침 보급되기 시작했고, 이것은 좋은 신호였다.
 
베란다 태양광은 한두 장의 전지판을 연결한 소용량 태양광 발전기로 베란다와 같은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설치한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저렴한 설치비용을 들여서 내 집에 필요한 전기를 스스로 공급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지난해 11월 우리집 베란다에 태양광을 직접 설치한 경험을 바탕으로 실사용 후기를 정리해봤다.
 
 

전셋집도 가능한 설치 구조

 
베란다 태양광은 작은 용량이지만 태양광 발전시스템이 갖춰야 할 기본 구성의 압축판이라고 할 수 있다. 햇빛을 전기로 바꿔주는 태양광 전지판인 모듈(내 경우엔 105와트(W)짜리 전지판 2장으로 총 용량은 210W에 해당)과 태양광의 직류 전기를 가정에서 쓸 수 있는 형태의 교류 전기로 바꿔주는 인버터, 모듈과 인버터를 베란다에 고정시켜주는 거치대, 발전량을 알려주는 모니터와 전선으로 구성돼 있다.
 
태양광 모듈과 인버터는 거치대를 통해 베란다 난간에 단단히 고정된다. 약간 기울어진 거치대 덕분에 모듈은 수평면에서 75도 각도를 유지하는데, 최적화된 경사인 30도보다는 당연히 효율이 떨어지겠지만 (기존 베란다 태양광에 적용된) 수직 형태보다는 더 유리해졌다. 우리집의 경우 동남향이라서 햇빛 조건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해가 낮은 아침은 수직에 가까운 베란다 태양광 발전에는 최적의 시간대다.
 
베란다 태양광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설치가 매우 간단하다는 것이다. 보통 3킬로와트(kW) 규모의 태양광을 주택 옥상에 설치하려면 구조물 공사와 전기 공사가 필요하다. 그에 비하면 베란다 태양광은 ‘조립’에 가깝다. 설치가 간단하다는 것은 해체도 손쉽다는 의미다. 자가 주택이 아니더라도 이사할 때 베란다 태양광을 해체해 가져갈 수 있다. 다만, 해체하고 새롭게 설치하는 데 인건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알아두자.
 
 

꽂기만 하면 전기요금 절약돼

 
계통연계도 간단하다. 베란다 태양광의 인버터에서 연결된 플러그를 가까운 전기 콘센트에 꽂으면 연결이 끝난다. 전자제품 플러그를 연결하는 방식과 다르지 않다. 베란다 태양광에서 생산된 전기는 가정 내 소비전력에 우선적으로 공급된다.
 
인버터 플러그와 콘센트 사이에는 태양광 발전량을 확인 가능한 간이 모니터가 추가된다. 베란다 태양광에서 생산되는 전기가 실시간 전력(W)으로 표시되거나 하루 발전량과 누적 발전량을 전력량(Wh) 단위로 확인할 수 있다. 전기요금 절약 추정액도 표시되는데, 200원/kWh 기준으로 단순 계산되는 방식이다.
 
다만 해당 모니터 장치는 태양광과 같은 발전 시스템 전용 모니터 장치는 아니다. 전자제품의 소비전력과 대기전력을 측정하는 제품인데, 베란다 태양광에 적용시켰다. 그래서 태양광 발전량을 모니터하기엔 기능적으로 다소 한계가 있다.
 
누적 발전량에 대한 모니터는 면밀히 할 필요가 있겠지만, 실시간 전기 생산은 원활해 보인다. 낮 시간대 최대 180W 출력(약 85퍼센트)까지 관찰됐고 전기계량기의 미터기가 매우 느리게 돌아가는 것을 확인했다. 햇빛이 좋은 날에는 냉장고 대기전력 정도의 소비전력을 충당해줄 것으로 평가한다. 실제로 250W 태양광을 설치한 가구는 한 달에 대략 20킬로와트시(kWh)의 전력을 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시 2013년 미니태양광 시범사업 결과). 한 달 전력소비량이 300kWh에 해당하는 가구를 예로 들면, 전기요금을 매달 약 4300원씩 절약하는 셈이다. 주택 전기요금 누진제를 염두에 두면, 전력소비량이 많은 가구일 경우 혜택은 더 커질 것이다.
 
 

기대만큼 사용자도 배려해야

 
나의 관심사는 역시 베란다 태양광이 기대만큼 전기를 잘 생산하는지에 있기 때문에 모니터 기능엔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베란다 태양광이 대중적으로 더 안착하려면, 매일 실시간으로 성능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모니터 제품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 인버터의 웹 모니터링 기능과 연계돼 사용자가 휴대전화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태양광 모듈과 인버터에 대한 기본 사양정보 그리고 사용자 관리 매뉴얼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다는 점도 앞으로는 꼭 보완될 필요성이 있다. 서울시는 8000가구를 대상으로 미니태양광 보급지원 사업을 진행하면서 6가지 제품정보를 앞서 공개했다. 그러나 제품 업체와 용량 이외에 상세 정보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고, 설치 과정에서도 사양과 안전 주의사항을 포함한 관리 매뉴얼이 인쇄물 형태로 전달되지 않았다. 만약 문제가 발생하면 사용자로서는 어떻게 대처할지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총 설치비는 65만 원이었다. 여기에 서울시가 미니태양광 설치 가구마다 30만 원씩 보조해줬으니, 실제로는 35만 원이 들었다. 서울시 외에도 8개 지자체(인천, 대전, 안양, 안산, 수원, 천안, 완주, 창원)에서 설치비의 50~70퍼센트(30~50만 원)를 지원하고 있다.
 
베란다 태양광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많지는 않지만, 앞으로 설치비용은 더 낮아지는 한편, 전기요금은 오를 것을 염두에 둔다면 경제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무엇보다 가볍고 간편한 사용방식의 장점을 살리고 안전성을 보완해나간다면, 태양광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베란다에 태양광 설치하기

 
1. 먼저 우리집 베란다에 햇빛이 잘 드는지 점검해 본다. 방향은 정남향일수록 좋은데, 동향이나 서향으로 설치하면 효율이 15퍼센트 가량 떨어지기 때문이다. 일조량은 충분해야 하며, 아파트 옆 동이나 다른 건물로 인해 햇빛을 받는 시간이 3시간 이하라면 설치하지 않는 것이 좋다.
2. 1의 조건을 고려하여 설치를 결심한다. 서울, 인천, 대전, 안양, 안산, 수원, 천안, 완주, 창원에 사는 주민이라면, 해당 지자체에 전화를 걸어 보조금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태양광 업체 목록을 알아본다.
3. 앞에 열거된 지역 외에도 새로이 보조금을 지급하는 지자체가 있을 수 있으니 문의해 보는 것이 좋겠다. 또한, 당장은 보조금이 없더라도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보여주는 건 중요하다!
4. 업체 목록을 통해 제품과 업체 정보를 알아본 후, 우리집 상황에 알맞다고 생각되는 곳에 전화를 걸어 설치 신청을 한다.
* 단독주택이나 공동주택의 옥상에 베란다 태양광보다 규모가 큰 주택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고 싶은 경우 최대 3kW 용량까지 정부와 지자체가 각각 보조금을 지급해 준다. 매년 2~3월에 신청을 받으며, 신재생에너지센터 그린홈 웹사이트(greenhome.kemco.or.kr)와 각 지자체 담당 부서에 문의하면 된다.

글•사진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활동가 leeje@kfem.or.kr

 

제작년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