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한복판에서 우라늄광산을 개발하겠다고?

지난 2013년 11월 27일 대전 시민들의 이목이 대전지방법원으로 향했다. 국내 우라늄광산 개발에 대한 첫 판결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대전지방법원은 광산개발 업체인 토자이홀딩스(현 프로디젠)가 충남도를 상대로 지난 2011년 11월 제기한 ‘채광계획 불인가 처분 취소 소송’에 대한 1심 판결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원고들이 수립한 광해방지 및 환경오염방지 대책이 미흡한 점 ▲원고가 제출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동의서가 인근 지역사회에 확산돼 있는 피해의 우려나 반대 여론을 잠재우기에 역부족한 점 ▲해당 지역의 군수(금산)가 이 개발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보인 점 ▲우라늄 광산 개발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행되는 사업으로, 방사성을 띤 광물 개발이라는 점에서 환경오염 방지에 대한 엄격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들어 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광산개발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보다 주변의 자연환경, 인근 주민들의 생활환경과 건강, 재산 등에 발생할 불이익이 더 크다고 본 것이다. 
 
대전 시민들이 이번 판결에 주목하는 것은 현재 대전 동구 상소동 일대에서 스톤헨지 메탈즈(이하 스톤헨지)라는 우라늄탐사 전문업체가 우라늄광산 개발을 위한 시추조사를 마친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국 우라늄 광산개발의 실체

 
스톤헨지는 호주의 광물자원 전문 탐사업체로 전 세계 우라늄 개발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업체로 정평이 나있다. 스톤헨지는 시추결과를 통해 대전에는 향후 20년간 국내 원자력 수요의 25퍼센트 가량을 공급할 수 있는 우라늄뿐만 아니라 전 세계 철강, 항공우주, 건전지, 전기 자동차 산업에서 핵심 요소로 사용되고 있는 바나듐도 다량 매장되어 있다고 발표하였다.
옥천지질대에 우라늄 매장층이 형성되어 있다는 사실은 이미 1973년에 알려진 사실이나 우라늄의 품질이 낮아 개발 경제성이 현저히 떨어져 폐기된 사업이었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우라늄 수요가 증가하다 보니 수급불안정과 가격상승이 예측되면서 품위가 낮은 우라늄까지 주목받게 된 것 같다. 세계원자력협회(World Nuclear Association)가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500개 이상의 원자로가 건설 계획중이거나 제안 단계에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2017년까지 11기의 원자력발전소를 더 짓겠다고 추진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우라늄 매장은 한정되어 있는데 원자력발전소는 계속 늘어나니 이에 비례하여 우라늄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기에 수급불안정과 가격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 올 것이라는 예측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계산해보면 품위가 낮은 한국의 저급 우라늄 개발까지 손을 뻗치는 이유가 충분히 설명될 수 있는 것 같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한국이 우라늄 광산개발이 가능한 여건이 되면 옥천지질대 전체가 언제든지 우라늄 광산개발 싸움에 휩싸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위험한 우라늄

 
지역에서 이 문제를 용인할 수 없는 단적인 이유는 지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우라늄광산이 없어 관련 정보나 위험성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전 세계적으로는 우라늄 광산의 피해가 많이 알려져 있다.
 
서아프리카 내륙에 위치한 니제르에서는 유럽 국가들의 무분별한 광산개발로 환경오염이 발생해 아이 5명 중 1명이 5세 이전에 사망하는 피해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러시아 동시베리아 우라늄광산 인근 지역에서는 노동자 주택에 인접한 갱구 부근 우라늄 야적에서 분진발생으로 환경오염이 심각해 폐암 사망률이 2~3배 높아진 피해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우라늄 광산 주변의 분진과 지하수, 폐석, 산림훼손, 자연방사선 노출 등 환경오염과 방사성 물질의 영향으로 파악되고 있다. 
 
거리도 문제다.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는 호주 버버리 우라늄광산은 주민거주지역에서 488~53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카자흐스탄의 우라늄 광산들도 대부분 24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가장 가까운 곳인 러시아의 나미비아 우라늄 광산도 65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대전 동구 상소동의 경우 인구 밀집지역인 도심지에서는 20킬로미터 미만, 주변 주거지에서는 1킬로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가까운 거리에 있다. 그 피해 정도를 예측할 수도 없는 악조건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보면 대전이나 대전의 인근 지역의 우라늄광산 개발은 대전, 충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사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탈핵해야 하는 명백한 이유

 
대전에는 이미 전국 23기 원자력발전소에 사용되는 핵연료를 전량 생산하는 (주)한전원자력연료,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원자로와 전국의 병원, 산업체, 학교에서 발생한 방사성폐기물을 수집, 저장하는 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등 원자력시설들이 밀집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라늄광산이 개발된다는 것은 대전의 자멸을 초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정부가 2035년 전력 생산에서의 원전 비중을 29퍼센트로 정해 현재 가동중인 23기와 건설 계획이 확정된 11기 외에도 추가적인 원전을 건설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우라늄 소비를 충당하려는 우라늄광산 개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대전이 원자력발전의 최전선에 뜻하지 않게 서게 된 것이다. 우라늄 광산 주변의 피해는 광범위하게 그리고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므로 우라늄 광산개발을 대전만 피해서 될 문제도 아니다. 충청권 전체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임을 인식하고 지역을 넘어 충청권이 공동으로 대응하고 원천적으로 우라늄 광산개발을 막아야 한다.
 
사실 우라늄 광산개발의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는 원자력발전을 더 이상 확대하지 않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 수명이 끝난 핵발전소 가동 중단, 핵발전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탈핵의 목소리에 대전, 충청민들이 조금 더 관심을 두고 귀 기울이고 참여하고 또 행동해야 하는 이유다. 핵연료주식회사 증설을 막고 싶다면, 우라늄 광산개발 이야기가 다시 나오지 않길 바란다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재생가능에너지를 확대하고, 원자력발전 비중을 줄이기 위해 함께 행동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자신을 지키는 일이다.
 

조용준 대전환경운동연합 시민참여팀 활동가 riove2004@hotmail.com  
사진제공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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