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시대, 학교급식 안전은 누가 지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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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급식을 시작한 한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일은 어른들의 의무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방사능 피폭, 나이가 어릴수록 더 위험하다.” 지난 4월 30일 서울시 서대문구청에서 열린 ‘우리 아이 먹거리 방사능 오염! 안전한가?’ 정책토론회 기조강연에서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가 말했다. 우리가 학교급식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식재료를 배제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김형근 광역친환경급식통합지원센터장은 연이은 발표를 통해 학교급식에 안전한 수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안심수산물 시범사업을 시작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 당장이다. 대체 누가 현재 우리 아이들이 먹는 학교급식을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까? 의지가 없어 보이는 정부와는 반대로, 토론회에 참가한 각계 전문가와 시민들의 토론은 뜨거웠다. 이날 전문가의 지정토론 및 시민들과의 자유토론에서 있었던 발언을 요약, 재구성하여 전한다.


방사능시대,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


이윤근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소장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이라 하는데, 어떤 물질이 얼마나 위험하고 왜 회피해야 하는지에 대한 소통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급식과 관련된 공급자와 관리감독자들이 소통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최재숙 에코생협 상무이사  

공인기관에서 식품 방사능 검사를 하지만 검출, 불검출로만 나온다. 정확한 수치라던가 기준치 자체를 낮추려는 노력은 기대할 수 없다.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시민방사능감시센터를 통해 정확한 수치를 얻어야 한다. 현재 마트에 유통되는 식품들은 대부분이 수입품인데, 원산지도 불확실한 것들이 많다. 최소한 학교급식은 원산지도 분명한 친환경 급식으로 바꾸는 것이 우리의 일인 것 같다. 핵발전소를 없애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도 해야 한다. 식품의 방사능 기준치도 낮춰야 한다.


전선경 <방사능시대 우리가 그린 내일> 운영위원  

이런 세상을 만든 부모로서 아이에게 면목이 없다. 그리고 국가 안전체계에 실망스럽다. 검사를 너무 허술하게 하고 있다. 방사능에 대한 중요한 정보도 주지 않고 언론에도 나오지 않는다. 외국에서는 우리나라 상황을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한다. 일본에서 가장 인접한 나라기 때문이다. 학교급식에 일본산을 사용했으며 원산지도 속인 바 있음이 작년 국정감사에서 밝혀졌다. 사실 방사능 오염에 가장 절실한 사람은 전문가가 아닌 학부모들이다. 여기에 학부모들이 얼마나 왔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관심이 없다. 그 위험성을 인지해도 “내가 뭘 어쩌겠나.”, “얼마나 오래 살려고 그러나.”라고 한다. 진실을 외면하는 것이다. 방사능은 우리 아이의 미래, 그 아이의 후손들까지 망칠 것이다. 우리 아이는 우리가 지켜야 한다. 엄마들이 나서야 한다.


김영미 서울시 서부교육청 보건급식팀장  

김익중 교수님의 강연을 들으며 다시 한 번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사각지대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민관학연이 힘을 합쳐 감시체계를 가동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을 한다. 우리 영양사 선생님들이 식재료 구매를 하고 식단을 작성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 사실 수산물이다.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염려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해마다 학교급식에서 수산물 사용은 늘고 있다. 생산 시점부터 공급되는 최종단계까지 전 과정에서 안전성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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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원하는 것은 하나, 우리 아이에게 안전한 학교급식을 제공하는 일 

사진제공 서대문구 친환경급식지원센터


정부가 의지가 없다면 대체 누가 통제할 수 있나?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  

영양사 선생님들 계시면 오늘 토론에서 느꼈던 점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 있으시면 좀 들어봤으면 좋겠다. 우리가 아무리 이론적으로 이야기해도 현장이 가장 중요하다.


동작구 영양사  

서구가 아닌 동작구에서 왔다. 학교 급식 메뉴를 구성할 때 교육청에서 주 1회 이상 수산물을 제공하라는 지침이 있다. 이에 따라 주 1회 이상 학생들에게 생선을 공급하게 되는데, 이번 사건(후쿠시마 재앙) 이후 교육청에서 아무런 지침도 없다. 학부모들이나 선생님들은 수산물을 좀 줄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우리는 교육청에서 지침과 검열을 받는 처지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하기는 어렵다. 고등어 등은 학교 급식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다. 이걸 배제하라고 한다면 수산물 공급을 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 대체할 수 있는 음식에 대한 지침이라도 있어야 할 것 같다.


은평구 초등학생 학부모  

현재 수산물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일본산 된장, 간장 등 식품을 통해서도 피폭될 수 있다. 수산물은 일본산을 비교적 가려내기 어렵고 관리도 힘들지만, 일본산 식품 같은 경우는 선생님들의 지침이나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쓰지 않을 수 있다. 그러니 일단 일본산 식품만이라도 학교에서 아이들 급식에 사용하지 않도록 지침 같은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 

런 지침을 내리는 것이 교육청으로서는 어떤가? 어렵거나 그렇지 않은가?


김영미 서울시 서부교육청 보건급식팀장  

물론 어렵다. 왜냐하면, 사실 오늘 이런 자리에 식약처 관계자가 나와서 정부 입장 이야기도 했어야 좋을 것 같다. 어쨌든 우리가 일본산 수산물을 사용하지 말라는 지침은 교육감 지침으로 내리게 되는데, 그때는 적합성 문제, 관련 법령, 반박 민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국가(중앙정부)가 과학적인 근거와 데이터를 갖고 정보공개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자료가 없는 이상 교육청에서 지침을 내리기에는 매우 부담된다. 현장에 있는 영양사 선생님들이 전문가니까 시기적절하게 판단하라. 또 학교 급식은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모든 사항을 결정할 수 있다. 광우병 사태 때나 조류독감 문제 때 조처를 하는 것처럼 충분히 지침 없이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은평구 초등학생 학부모  

학교 운영위원회가 권한이 있다고 하셨지만, 일반적인 학부모들은 방사능에 대한 인식이 없어 토론 자체가 성립되지 못하고 있다. 일본산을 쓰지 말라는 지침이 어려우면, 공론화될 수 있게 학부모들과 선생님들이 논의해서 결정하라는 지침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김영미 서울시 서부교육청 보건급식팀장  지금 말씀하신 논의 자체가 가능하게 만드는 분위기 조성은 가능할 것 같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학부모와 학교장과 영양사 선생님이 탄력적으로 반응해야 한다.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하나씩! 


이윤근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소장  

사실 어려운 문제다. 특정한 식품에서 방사능이 나왔으니 먹지 말라고 하면 기업이 손해배상소송을 걸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가 제대로 된 감시활동을 하고 어머님들이 깨어있다면 자연스러운 방법이 있다고 본다. 어떤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다. 하지만 전제조건이 있다. 정확한 정보를 갖고 선택할 수 있는 권리. 우리가 특정제품을 쓰지 말라고 할 것이 아니라, “이 제품은 분석해 봤더니 방사능이 얼마가 나왔으며 다른 제품은 나오지 않았다.”라고 하면 여기서 끝이다. 이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정보의 공개와 감시가 중요하다고 본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전체가 바로 바뀌진 않는다. 하나부터 바꿔야 한다. 앉아서 들으며 일단 서대문에서부터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서대문에 있는 모든 학교의 영양사 선생님을 모셔서 김익중 교수님의 특강을 한 번 하겠다. 영양사분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학교 내부적으로 논의하게 되면 최소한 하나는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함께사는길  hamgil@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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