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명사십리 깎아낸 석탄화력발전 그 다음은?

석탄화력발전소 공사로 깎여나간 삼척 맹방해변 ⓒ김덕년
 
삼척시 근덕면에 위치한 맹방해변은 은빛모래밭이 십리에 펼쳐져 있다고 해서 명사십리라 불린다. 수심이 얕고 물이 깨끗해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해안을 따라 고운 백사장이 펼쳐지고 그 백사장을 안은 듯 펼쳐진 울창한 소나무 숲은 사람들을 불러들였다.  
 
하지만 지금 맹방해변은 예전의 모습을 잃었다. 명사십리라 불리던 은빛모래밭은 파도에 휩쓸려 가파른 절벽으로 변했고 50m가 넘던 모래해변의 폭도 10m 이상 줄어들었다. 그나마 남은 모래절벽도 파도가 칠 때마다 깎여나가 급기야 소나무 숲까지 잘려나갈 위기에 놓였다. 
 
그 시작에 삼척블루파워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다.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삼척블루파워가 건설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는 삼척시 적노동에 1000MW급 2기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다. 2024년 3월 준공을 목표로 지난 2018년 8월 착공식을 갖고 맹방해변에서 케이슨 제작장, 발전소의 석탄 반입을 위한 해안부두, 방파제 등의 해상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주민들은 해상공사를 진행하면서 해안침식이 심각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삼척블루파워는  해안침식이 심각해지자 다른 곳에서 모래를 가져와 쓸려나간 모래를 보충하는 양빈작업을 진행했다. 삼척블루파워는 45만 톤의 모래를 이곳에 퍼붓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삼척블루파워가 맹방해변에 쏟아 부은 모래는 기존의 은빛모래와 달리 검은 빛깔에 냄새도 나는데다 모래입자도 미세해 ‘불량 모래’ 논란을 불렀다. 무엇보다 해안침식을 막을 수 없었다. 
 
석탄화력발전소 공사가 진행중인 맹방해면 ⓒ김덕년
 
사실 해안침식은 발전소 건설 전부터 예견된 문제였다. 해양수산부는 2015년 맹방해변을 연안침식관리구역으로 지정해 침식을 막고 해변을 복원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주민들과 시민단체는 삼척블루파워 석탄화력발전소 건설로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될 것이며 맹방해변의 침식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척블루파워는 침식저감을 위한 시설 설치와 양빈을 통해 침식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역시 사업자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환경영향평가를 통과시켰다. 하지만 해상공사를 시작한 지 불과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주민들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보다 못한 주민들은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하라고 요구했고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맹방해변 침식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그제야 환경부는 사후환경영향조사를 진행, 산업통상자원부에 삼척블루파워 해상공사 중지를 요청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그로부터 10여일 후에 건설사에 이행조치명령을 전달했다. 그 사이 삼척블루파워는 해상공사에 더 속도를 냈다며 주민들은 전한다. 또한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한 환경파괴 등을 감시해온 주민은 공사현장 무단촬영과 무단출입으로 고발하겠다는 협박까지 받았다.  
 
삼척블루파워 석탄화력발전소 공사는 현재 중단된 상태다. 사실 맹방해변 침식은 시작에 불과하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주민들의 건강피해는 제대로 조사조차 되지 않았다. 삼척블루파워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으로 이동하기 위한 송전선로 건설도 계획되어 있다. 벌써부터 송전선로가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반발을 하고 제2의 밀양사태를 예고하고 있다. 또한 삼척블루파워 석탄화력발전소가 매년 배출할 온실가스는 1350만 톤에 달한다. 이는 연간 국가 전체 배출량의 1.8%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이를 저감하기 위한 비용만 연간 5640억 원으로 삼척블루파워 석탄화력의 가동 기간을 25년으로 계산하면 14조 원이 필요하다는 계산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삼척시민들과 시민단체는 공사의 잠정 중단이 아닌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에도 어물쩍 넘어간다면 사라지는 것은 맹방해변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재앙을 막기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 
 
박은수 기자 ecoactions@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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