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과 전망 05] 2050 탄소중립을 위한 발전부문의 변화

탄소중립의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EU에서는 지난해 12월 ‘유럽 그린딜’ 발표를 통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그리고 올해에는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이 206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이웃나라 일본도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기후변화협약을 탈퇴했던 미국도 차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기후변화 대응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도 ‘우리나라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공식 선언한 바 있다. 탄소중립은 더 이상 선택적 목표가 아닌,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국제적 질서로 자리 잡고 있다.
 
탄소중립이 국제질서로 자리 잡아가는 상황에서 명확한 감축목표를 국가 수반이 공약한 것은 매우 중요하고 바람직한 변화이다. 지금까지 국내의 기후변화·에너지 계획은 목표가 모호하고, 소극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제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니, 말뿐인 목표가 되지 않도록 세부전략을 모색해야만 한다.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는 대통령의 탄소중립 선언 이전부터 ‘전환과 전망’ 시리즈 기사를 통해 탄소중립의 필요성과 그 달성을 위한 통합적 에너지 시나리오를 살펴보고 있다. 이러한 연속선상에서 이번 호에서는 에너지 공급 측면에서의 변화를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GESI)의 연구결과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시스템의 미래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에너지는 수요에 맞춰 생산이 이루어진다. 현재는 화석연료가 에너지시스템의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고 비교적 생산이 일정하게 이루어진다. 이는 필요할 때 화석연료를 투입함으로써 에너지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50년의 에너지시스템은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손쉬운 생산량 조절이 어렵다. 또한 재생에너지의 특성상, 매시간 생산량 편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생산된 에너지를 전부 활용하기 위해서는 배터리와 같은 보완기술이 필요하다. 결국 에너지 생산의 변동성 증대는 우리가 더욱 복잡한 시스템을 운영하도록 요구한다. 결국 미래 에너지 시스템에서는 필요한 양을 생산하는 것보다 생산된 에너지를 어떻게 관리하고 사용할 것인가가 시스템의 핵심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의 변화를 통합하여 다루는 섹터커플링(전력, 열, 수송 등 각 부분들의 에너지 수급을 연계시키는 전략)의 적용이 중요하다.
 
2050년 발전부문 변화의 가장 큰 특징은 재생에너지 중심의 시스템 전환이다. 자연이 제공하는 그대로의 가공하지 않은 에너지가 1차 에너지(Primary energy)이다. 1차 에너지는 나무, 석탄, 석유, 천연가스, 우라늄 등 재생될 수 없는 형태의 것이 있고, 수력, 태양열, 풍력, 바이오매스, 지열, 조력 등처럼 재생이 가능한 형태의 에너지도 있다. 현재의 에너지 시스템에서는 석탄, 석유, LNG, 태양광, 풍력, 원자력 등 재생‘비재생 에너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1차 에너지원이 사용되지만 2050년 에너지 흐름에서는 사실상 재생에너지가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한다. 2050년 에너지 흐름에서의 핵심은 남는 전력을 활용하는 유연성 자원에 있다. 1차 에너지원은 재생에너지로 단순화되는 반면, 중간 단계에서 다양한 유연성 자원을 활용하여 생산된 전력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다[그림 1]. 이 같은 변화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먼저 재생에너지 보급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어야한다. 또한, 전력망의 안정성을 위태롭게 할 수 있지만 수요 이상의 생산 과잉이 발생되어야 한다. 앞서 수요부문에서의 전력화 등 전체 시스템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구성의 대대적인 변화(전력화 비중 증가)가 전력 생산 및 운영 시스템의 전환을 불가피하게 만든다.
 
 

사회의 전력화와 유연성 기술의 확대, 에너지 자립률의 극적 신장

 
GESI 시나리오에서 2050년 재생에너지의 설비비중은 82.3%, 발전량은 85.0%를 차지한다[그림 2]. 2050년 발전부문에서 재생에너지가 생산하는 전력은 우리나라의 총전력수요보다 높다. 현 시점의 체제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초과 생산량의 대부분은 사용되지 못하고, 전력망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 출력 제한이라는 형태로 버려질 것이다. 하지만 GESI 시나리오에서는 유연성 기술의 적용을 통해 미활용 전력을 최대한 이용한다. 유틸리티용 배터리를 통해 전력을 저장하고, 전력 공급의 시점을 조정한다. 또한 전력을 열로 전환하여 난방열로 사용하거나 열에너지 형태로 저장하여 필요한 시점에 공급한다. 그럼에도 남는 전력은 물분해 기술에 사용하여 수소를 생산한다. 전력망 안정성의 위협요인이 시스템의 동력으로 활용된다[그림 3].
 
 
 
 
재생에너지 중심 시스템으로의 전환은 2050년 발전부문에서의 온실가스 배출을 50.6백만 톤으로 감소시키며, 이는 2017년과 비교하여 약 80%의 감축률을 나타낸다. 2050년 발전부문에서 배출되는 CO2는 백업 발전과 열 생산을 위한 LNG 사용에 의해 발생한다[그림 4]. 화석연료 사용이 감소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이 증가하는 것은 국내 에너지 자립도 증가와 직결된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원 수입액은 160.7조 원으로 국가 총 수입액의 약 27.3%에 달한다. 해외에 의존하는 에너지 시스템은 국제사회의 변화에 취약하므로, 에너지 시스템의 안정보다 더 큰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에너지 전환에 따라 해외 에너지 자원의 수입은 감소하게 될 것이고, 이를 국내 에너지 자립을 위한 목적으로 지출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GESI 시나리오에서는 화석연료의 점진적 사용 감소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라 2050년 국내 에너지 자립도가 71.0%에 도달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섹터커플링을 적용함으로써 우리 시스템의 잠재적 위험요인을 제거함과 동시에 버려지는 에너지가 이용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미활용 에너지가 기존의 화석연료를 대체하게 되었다. 건물에서 난방을 위해 사용하는 도시가스는 전기 난방으로 대체되고, 자동차 연료인 휘발유나 디젤이 전기 또는 수소로 전환된다. 또한 산업부문에서 사용하던 화석연료의 역할을 수전해 수소가 상당부분 대체한다. 발전부문에서는 전력 공급이 부족할 때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여 전력을 생산한다. 안정성을 저해한다고 경계하고, 버려질 자원들이 시스템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GESI 시나리오에서는 발전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이는 배출에 대한 어떤 제약조건도 설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사회가 요구하는 미래상이 온실가스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것이라면, 재생에너지의 보급이 강화됨과 동시에 백업으로 사용되는 LNG 연료도 대체되어야 한다. 또한 섹터 커플링과 같이 잉여전력을 활용하는 방안들이 더욱더 중요해진다. 
 

재생에너지의 폭발적 성장과 발전의 탈탄소화

 
2050년 탄소중립이라는 목적지는 이미 정해졌다. 이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사실 발전부문에서는 해야 할 일들이 어느 정도는 명확하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폭발적으로 증가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전력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발전부문이 다른 부문의 탈탄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전부문에서 완전 배출 제로를 달성하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존재하고 노력의 강도 또한 배가되기 때문에 심도 깊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제는 논의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어떻게 수용하고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여러 가지 방안들이 존재하고, 이번 호에서 살펴 본 섹터커플링도 그 중 하나의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탄소중립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는 많은 이견이 존재할 수 있다. 이제 우리가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를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많은 대안들이 논의를 거듭하여 더 바람직한 방안들이 도출되기를,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글 / 문효동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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