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기후위기, 석탄을 넘어 재생에너지로

기후위기비상행동 회원들이 2020년 9월 12일 오후 서울 중구 만리동광장에서 ‘우리는 살고 싶다' 는 구호 아래 전국에서 보내준 신발로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2020년, 지구 온도 1.5도 상승을 막기 위한 수많은 목소리가 정부와 국회의 문턱을 넘었다. 대통령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이를 목표로 탈석탄과 재생에너지 확대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동일하여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이 제로(‘0’)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1.5도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서는 2050년까지 전 지구적으로 온실가스 순 배출량 제로(탄소중립)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국제 사회에서도 1.5도 상승을 막기 위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고 합의했으며, 전 세계 국가들도 잇달아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2050 탄소중립이 글로벌 의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탄소 중립 선언이 유의미한 이유는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비롯한 다양한 시민사회에서 2050 탄소중립을 꾸준히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226개 지자체에서도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통해 정부와 국회에 기후위기 비상상황 선포와 2050 탄소중립 달성 선언을 요구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작년 9월 24일 국회에서는 ‘기후위기 비상 대응 촉구 결의안’ 이 본회의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되었다. 결의안에는 나날이 심각해지는 기후변화를 ‘기후위기 비상상황’으로 선포하고, 지구 온도 1.5도 상승을 막기 위해, 국회와 정부가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강화할 것을 주 내용으로 담았다. 
 
한편, 정부가 작년 말 UN에 제출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갱신안은 2030년 연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536백만 톤 CO2eq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는 2015년에 제출했던 NDC 목표안이었던 ‘2030년 BAU 대비 37% 감축 목표’를 절대량 방식으로 전환한 것에 불과하다. 또, IPCC의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가 제안한 바에 따르면 한국은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순배출량 기준 약 331.3백만 톤 CO2eq 수준이다. 이러한 한계점들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정부가 2050 탄소중립 계획을 고려하여 2025년 이전까지 2030년 감축목표를 상향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겠다는 내용을 명시했다는 점이다. 즉,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 이전의 중간 목표를 상향하겠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2020년 7월 발표된 한국판 그린뉴딜에는 다양한 부문에서의 새로운 전환의 틀이 담겼다.
 

2021년, 넘어서야 할 한계들 

 
2021년에도 갈 길은 멀다. 정부와 국회의 선언이 공허한 약속에만 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언 이후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안들을 살펴보면, 우리가 분명히 요구해야 할 지점들이 보인다. 
 
먼저, 1.5도 달성을 위한 석탄발전 퇴출 계획이 여전히 미흡하다. 작년 12월에 발표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도 기후변화 대응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더욱 과감한 석탄발전 감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기본에는 석탄발전 설계수명 30년에 맞추어 2034년까지 30기의 석탄발전소가 폐쇄될 예정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보령화력 3·4호기와 동해화력 1·2호기는 2034년 이전에 수명 30년이 도래하지만 9차 전기본의 폐지 설비에 반영되지 않았다. 이는 사실상 노후 석탄발전소의 수명이 연장됨을 뜻한다. 또, 국제 기후변화 씽크탱크인 ‘클라이밋 애널리틱스(Climate Analytics)’에 따르면 1.5도 상승을 막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OECD 국가들은 적어도 2029년까지 석탄발전을 전면 퇴출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2034년까지도 30기의 석탄발전기가 남아 있으며 폐쇄되는 24기마저도 LNG 발전소로 전환된다. 2050 탄소중립을 외치면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화석연료의 전환에는 미온적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7기의 신규 석탄발전소가 건설되고 있다. 당장 올해에만 3기가 건설되는데, 오는 3월 신서천 화력발전소 완공에 뒤이어 고성 하이 1·2호기도 가동될 예정이다. 문제는 2024년 4월 삼척 화력발전소까지 완공되어 30년 수명을 모두 채운다면 우리나라에서는 2054년까지 석탄발전소가 가동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2050 탄소중립 선언에 명백히 역행하는 정책이다. 특히, 삼척 화력발전소는 맹방해변 침식, 천연동굴 훼손, 송전선로 개설 관련 사회갈등 등의 문제까지 얽혀 있어 건설 저지가 시급한 상황이다.
 

기후위기, 석탄을 넘어 재생에너지로

 
현재 건설이 진행중인 삼척 석탄발전소 Ⓒ환경운동연합
 
산적한 기후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운동연합은 올해에도 중대한 사업과제로서 ‘기후위기 대응과 석탄발전소 퇴출을 위한 활동’을 지속해야 한다. 이를 위해 △2030 탈석탄 캠페인 △기후위기 시민 실천 전국 캠페인 △재생에너지 확대 △다양한 기후행동 컨텐츠 개발과 홍보 활동을 펼쳐 나가고자 한다.
 
먼저, 탈석탄 로드맵에 석탄발전소 퇴출 시점을 2030년으로 명시할 수 있도록 2030 탈석탄 전국 캠페인을 진행해야 한다. 작년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 2045년까지 석탄발전을 퇴출하도록 권고했지만 이는 너무 늦은 계획이다. 파리 협정 목표인 1.5도 지구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해서는 2030년 탈석탄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탈석탄 로드맵에 석탄발전소 30년 가동 수명을 그대로 보장하지 않고 조기 폐쇄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겨야 한다. 실제로 국내 석탄 발전소들이 30년 수명대로 가동한 후 순차적으로 폐쇄되면 1.5℃ 목표 달성을 위한 허용 배출량보다 3배 많은 온실가스를 추가 발생시킬 것이다. 따라서 석탄발전소 조기 폐쇄, 신규 발전소 건설 중단 등을 통해 2030 탈석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대폭 강화된 2030년 NDC 갱신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명시해야 한다.
 
또, 지역별 노후 석탄발전소 조기 폐쇄 및 신규건설 중단 전략을 구체화해야 한다. 특히 현재 건설되고 있는 신규 석탄발전소를 백지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2022년 완공 예정인 강릉 안인 1·2호기와 2024년 완공 예정인 삼척 화력 1·2호기의 건설을 저지해야 한다. 특히 삼척 화력발전소는 사업비 중 8000억 원이 부족한 상태인데다 10여개의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삼척 화력발전소의 회사채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이라, 그에 따른 재무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여건을 활용하여 신규 석탄발전소 백지화 운동을 가속해야 한다. 
 
더불어, LNG 발전소로의 전환과 신규 LNG 발전소 건설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내부의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 탈화석연료와 에너지전환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위해 환경운동연합 내부의 전략 회의를 운영할 계획이다. 
 
석탄을 넘어 재생에너지 확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책 개선이 필수적이다. 정부에서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했지만, 실질적인 제도의 미비점이 다수 존재한다. 이를테면, 지난 몇 년간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와 사업자, 투자 등은 늘어났지만 계통 수용능력이 부족해 접속대기 물량은 여전히 많은 상태다. 지역에서의 주민 갈등과 수용성 문제 또한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이다. 이렇듯, 정책 및 제도는 빠르게 변화하는 재생에너지 보급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재생에너지 확대에 최적화된 촘촘한 정책 및 제도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논의가 지속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작년부터 운영해온 재생에너지 협의회를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구성 및 운영할 계획이다. 협의회는 중앙 및 지역의 환경운동연합과 재생에너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어 다각적인 시각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재생에너지 협의회의 일환인 RE100 포럼도 지속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또, 연례정책제안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작년 말부터 기후솔루션,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와 함께 진행해온 ‘2021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정책 제안서’도 2월 17일에 발간되었다. 여기에는 RPS 제도 개선,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개발 등 총 11가지의 주제에 대해 현황 및 문제, 개선 방향이 담겨있다. 이러한 정책 제안서 발간을 연례화하여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자 한다.
 
환경운동연합은 올해, 기후위기 대응 사업을 국회 중심의 정책운동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전국 시민 캠페인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후위기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과 참여 의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연합 회원을 포함한 시민들이 함께 실천하고 참여할 수 있는 전국 캠페인을 통해 인식의 확대와 증진 및 의제의 확대 등을 이끌어내고자 한다. 
 
한편, 총 6팀의 영상 작가들과 함께 파국적 기후 상황과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성찰을 담은 10여 편의 영상 작품들을 제작할 계획이다. 이 작품들을 토대로 전국의 환경운동연합과 함께하는 기후위기 영상제를 추진하려 한다. 
 
 
글 / 송주희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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