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밀양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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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2일, 상경한 밀양 주민들이 대한문 앞에서 765배를 올리고 있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10월 24일 오전 8시 30분, 밀양 송전탑 중간자재 야적장인 밀양댐(콘크리트 운송이 주업무, 공사현장사무소가 있는 금곡헬기장과 다르다)으로 항공유를 실은 탱크로리들의 진입을 막던 밀양 주민들과 경찰의 충돌이 발생했다. 경찰이 주민들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주민 김 모(78) 할머니가 쓰러졌다. 경찰이 할머니를 끌어내는 과정에서 여경이 팔꿈치로 할머니 이마를 쳐서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상태인데도 경찰은 30분 이상 주민들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착’시켰다. 9시경 김 할머니는 밀양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한전이 공사를 재개한 10월 1일 이후 이런 반인권적 폭력사태가 매일 같이 벌어지고 있다. 10월 25일 현재까지 765㎸ 반대운동으로 주민 1명이 구속됐고, 불구속 입건 1명, 불구속자 4명, 연행자 16명이 발생했다. 또한 3000명의 경찰과 1000명의 공무원들이 동원돼 1000명이 안 되는 주민들을 물리적으로 압박하는 과정에서 37명의 병원 후송자가 발생했다. 
 
국가폭력의 피해를 8년째 겪고 있는 밀양 주민들의 정신적 피로는 극에 달한 상황이다. 지난 6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외 8개 시민단체가 구성한 <밀양 송전탑 인권침해조사단>이 ‘반대운동에 나선 밀양 주민들’ 가운데 4개 마을 79명의 심리검사를 진행한 결과 거의 70퍼센트에 달하는 주민들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었다. 공사가 중단됐다가 다시 재개돼 한 달여가 흘러가는 현재, 주민들의 고통과 심리적 불안정성은 더 높아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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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의 이런 현실을 불러온 것은 밀양을 관통하는 69기의 765㎸ 송전탑 공사다. 765㎸는 기당 무게가 240여 톤에 달하고, 15센티미터 굵기의 전선 6줄이 한 다발로 구성되는 전선뭉치를 좌우 3다발씩 장착한다. 이 전선으로 154㎸ 송전용량의 18배, 345㎸ 송전용량의 5배의 초고압 전기를 송전한다. 1기당 필요한 부지면적은 500제곱미터에 달하는데 이런 덩치가 평균 550미터 간격으로 늘어선다.
 
765㎸ 송전탑과 송전선로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헌법적 권리를 억압한다. 먼저 초고압 전선이 발생시키는 전자파로 인한 건강권의 침해가 크다. 전자파의 위해성에 대해서는 여러 권위 있는 전문기관들이 누적적으로 확인했고 점차 규제기준이 엄격해지고 있는 추세다. 
 
1992년 노벨의학상 심사기관으로 명성이 높은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는 페이칭(Feyching) 보고서를 통해 ‘송전선 인근의 17세 이하 어린이의 백혈병 발병률이 2mG(밀리가우스) 이상에서는 2.7배, 3mG 이상에서는 3.8배 더 높다’고 발표했다. 국제암연구소(IRAC)는 2001년 6월 고압송전선로 전자파를 인체 암 유발 매개체로 분류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는 4mG이상 노출 시 그 이하일 때보다 암 발생 위험도가 2배 초과하며, 3mG 이상 노출시 그 이하일 때보다 위험도가 1.7배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공인된 전자파의 위해성에 대한 이러한 연구와 확인을 부인하는 한전의 논리는 ‘우리나라는 전자파 연간허용량의 국제기준인 2000mG보다 낮은 833mG를 채택하고 있으며 전자파 피해는 과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강변하고 있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833mG는 단기노출한계치이지 일상적 노출허용량이 아니다. 이러한 사실은 2007년 6월 18일 WHO의 보고서(Fact sheet No.322)에서 ‘833mG에 단기노출되더라도 근육과 신경계를 자극해, 중앙신경계 내 신경세포에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고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시 말해 833mG는 이런 수준의 전자파에는 잠깐이라도 노출되면 즉각적인 인체 피해가 발생한다는 기준이다. 따라서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전자파의 한계량에 대한 선진국들의 기준치는 미국 캘리포니아 1mG, 스웨덴 2mG, 네덜란드 4mG 등 833mG의 수백 배 이하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833mG 기준 외에 다른 장기노출에 관한 한계치 설정 자체가 없는 현실이다. 이에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지난 10월 8일 기자회견에서 “고압송전선로 전자파는 암을 일으킬 수 있다. 시급히 관련법을 정비해 국민들의 전자파 노출 피해를 줄여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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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765㎸ 송전선로의 전자파로 인한 건강 피해는 어떤 수준일까? 2009년 한전이 대한전기학회에 발주하고 2010년 보고받아 그동안 공개하지 않다가 이번 국감에서  장하나 의원(민주당)이 밝힌 “가공 송전선로 전자계 노출량 조사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765㎸ 송전선로 80미터 이내 거주할 경우 기존의 154㎸나 345㎸보다 2배 이상 높은 전자파가 방출되고, 이는 어린이 백혈병 발병률을 3.8배 높일 수 있다.’ 765㎸ 송전선의 1년 평균 노출 전자파량은, 765㎸ 송전선로 80미터 이내 거주자는 3.7mG 전자파에 상시 노출되고, 345㎸ 송전선로 40미터 이내 거주자는 3.8mG 전자파에 상시 노출된다는 것이었다.
 
또한 2009년 한전이 측정한 765㎸ 송전선로 주변의 거리에 따른 전자파의 연중최대부하(여름 전력수요 피크기)를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추정치를 구해보니 선하지에서는 최고 21.9mG, 80미터 거리에서도 5.5mG에 달했다. 이는 80미터 거리에서도 WHO 발암위험 기준인 3~4mG를 초과하는 것이다.
 
한전은 밀양 765kV 송전선로의 80미터 이내에는 1가구밖에 없다고 전자파 피해 문제를 축소하고자 애쓰고 있으나 이는 거짓말이다. 대책위 집계에 따르면, 최소 2가구 최대 12가구의 거주지가 80미터 이내에 존재한다. 단장면 사연리의 박 모 씨 집처럼 송전탑과 45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 있으나 한전 통계에는 빠져 있다. 한전이 말하는 1곳은 전 모 씨의 농원으로 농원과 80미터 이내 거리에 송전선로가 있다. 허술한 거주지 조사도 문제지만 더 문제는 통계에서 완전히 무시된 농토다. 주민 대부분이 농민이고 선하지가 다른 지역보다 농토에 많은 밀양 765kV 송전선로의 특성상 일터에서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전자파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 최소한 수십가구의 주민들이 송전선로 80미터 이내에서 농사일을 하게 된다. 특히 단장면처럼 마을과 농지 가까이 송전선로가 위치하는 곳은 일상적인 주민 활동공간 전역이 전자파에 노출될 위기에 처해 있다. 
 
농민에게 농토는 생명 이상의 의미다. 산외면 보라마을에 세워지는 102번 송전탑 위치는 2012년 1월 17일 평생을 일해 마련한 그와 그의 동생 이상우 씨 소유의 논이다. 그의 논은 102번 송전탑과 그 선하지로 국가가 시가의 7배 이상 싼값으로 보상하겠다고 하면서 사업부지와 선하지로 강제수용한 것이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송전탑 전자파의 건강권 침해 문제는 국민 재산권의 결정적 침해 문제와도 맞물린다. 재산권은 대한민국 헌법이 건강권과 더불어 국민의 기본권으로 규정하는 권리다. 한전이 일흔 넘은 형제들의 평생이 담긴 전답을 똥값에 강제수용할 수 있는 것은 전원개발촉진법이라는 유신시대에 만들어진 개발독재법에 의한 것이다. 
 
전원개발촉진법은 한전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송변전사업 실시계획 승인만 받으면 농지법, 도로법, 하천법 등 19개 관계 법령이 요구하는 인허가사항을 모두 만족시킨 것으로 인정한다. 이 법은 송전선로 입지 선정 절차에 관한 아무런 규정이 없다. 한전에 ‘입지선정자문위원회’가 있지만, 이 위원회는 운영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한전 내부규정상의 존재일 따름이다. 피해보상도 규정이 애매하고 해석상 임의성이 커 한전이 자체 보상 내규를 통해 임의적으로 피해보상을 해오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 10월 7일, 밀양 주민 2200여 명 이상이 반대서명한 ‘송변전설비 주변지역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일명 송주법)’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를 통과했다. 송주법은 밀양법으로 불릴 정도로 밀양의 주민반대운동을 겨냥하고 있다. 취지는 전원개발촉진법의 피해보상규정을 강화하는 것이지만, 그 속 내용은 기존에 한전 내부규정에 의해 마을 단위 기금으로 지원되던 피해보상 성격의 마을별 지원금을 개인별로 지급할 수 있게 바꾼 것이 중심이다. 그리고 그 효과는 밀양의 경우 가구당 400만 원을 지원하는 정도에 그친다. 그러나 765㎸ 송전선로에서 반대주민들보다 원거리에 거주지와 농지가 있는 이들에게는 ‘합의를 유도하는 가윗돈’이 될 가능성이 커 공동체 분열의 불쏘시개가 될 것이 확실하다. 
 
송주법은 765㎸ 송전선 좌우 33미터 이내 지역의 재산을 보상하고 180미터 내의 주택은 매수청구를 할 수 있게 하며, 1킬로미터 떨어진 마을도 매년 7000만 원~1억 원의 마을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근거리 주민들의 피해를 제대로 보상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원거리 주민들에게는 공돈으로 보일 수 있는 돈을 풀겠다는 건 공동체 분열을 통한 반대여론 약화가 목적일 터다. 밀양 주민들 2200여 명 이상이 송주법에 반대서명을 하고 “차라리 주겠다는 돈에 우리 돈을 더 보태 줄테니 송전탑 하지마라!”고 절규하는 건 그런 의도를 꿰뚫어보고 있기 때문이다. 송주법이 아니라 슈퍼 송주법이라 해도 고 이치우 씨의 삼형제가 평생 일군 땅을 시가의 12퍼센트에 불과한 말 그대로 똥값 보상금으로 강제수용한 피해를 갚아줄 순 없다. 그런 헐값에 삼형제가 대체농지를 구입해 이전과 같은 삶을 살지 못할 것은 명백한 일이다. 이런 일이 비단 이 씨 형제들만의 사정은 아니다. 겨우 400만 원으로 그 피해를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발상은 바로 폭력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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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주)의 내부 자료에 실린 이 그림에서 보듯이 고리 1~4호기와 신고리 1~3호기에서 나오는 전력을 모두 기존 345㎸ 송전선으로 송전한다 해도 송전선 최대이용률은 신울산 선 77퍼센트, 북부산 선 87퍼센트, 신경산 선 40퍼센트에 불과하다. 더구나 2025년까지 향후 12년 안에 고리 1~4호기가 차례로 설계수명이 종료된다. 고리 1호기처럼 억지로 안전규정을 어겨가면서까지 수명연장을 시도하지 않는다면 기존 345㎸ 송전선의 송전 여유폭은 더 커질 것이다. 다시 말해 밀양 765㎸ 송전선 자체가 불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최근 민관 공동이 합의한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안)에서 원전비중이 7~35퍼센트로 줄었으며 향후 하위 부문별 실천계획에서 원전비중이 7퍼센트에 가까운 쪽으로 잡힐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충분히 타당한 예상이다. 관건은 시민사회가 7퍼센트 쪽으로 탈핵의지를 집중해 전력정책을 탈핵의 길로 인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밀양의 운명은 그래서 탈핵의 길 위에 있다.
 
 
한전이 밀양 765㎸ 송전선 건설의 명분으로 삼는 신고리원전 생산 전력의 송전 필요성도 허구다. 765㎸ 송전선로를 세우지 않아도 기존 345㎸ 송전선로들을 이용하면 고리 1~4호기와 신고리 1~3호기에서 나오는 전력 송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녹색당, 2013).
 
또한 만일 신규 송전로를 밀양에 세운다고 해도 지금처럼 지상에 765㎸를 세우는 게 아니라 지중화 해야 한다. 그 지중화 비용은 한전의 주장대로 2조7000억 원이나 들어서 불가능한 게 아니라 상식적인 상황과 조건에서는, 한전이 온갖 불리한 조건만 조합해 뽑은 2조7000억 원의 23퍼센트 수준인 5900억 원에 가능하다. 345㎸ 4회선 지중화 비용이 그 정도인 것이다(환경운동연합, 2013). 
 
한전은 그동안 밀양 주민들을 님비로 치부하면서 여론전을 펼쳐 밀양 주민들을 고립시키려는 시도를 해왔다. 지난 10월 5일 한전의 여론조사 결과 발표는 그러한 시도의 정점에 서있다. 한전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0월 3~4일 밀양을 포함한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설문을 했는데, 조사결과 ‘송전탑 공사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59.6퍼센트, ‘반대한다’는 응답은 22.5퍼센트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조사의 설문 내용과 형식이 곧 대책위의 조사로 ‘일방적이고 편향적’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찬성 문항은 '여름철 전력공급 안정을 위해서~' 등으로 긍정적이고 공익적인 가치를 담아 길게 설정하고 반대 문항은 어떤 의미인지 파악할 시간적 여유가 없도록 짧게 구성돼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전의 여론조사 결과가 유도적인 설문 설계에 의한 여론 호도임을 드러내는 여론조사가 실시돼 결과가 발표됐다.
 
국민들은 밀양의 진실을 알고 있다! 환경연합, 환경보건시민센터, 서울대 보건대학원은 지난 10월 8일 공동으로, ‘밀양 사태와 관련된 문항 5개와 전자파에 대한 일반적 생각과 정책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 4개’ 등 총 9개 문항에 대해 전국 7개 권역의 20~60대 5개 연령대의 휴대전화 가입자 1000명을 대상으로 RDD 방식의 설문조사를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서치뷰에 맞겨 실시했다(표본오차 95퍼센트 신뢰 수준에서 ±3.1퍼센트포인트). 조사 결과는 한전의 집전화를 이용한 기존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는 것이었다. 우리 국민들은 밀양 주민들의 반대에 국민 66.1퍼센트가 ‘일리 있는 우려’라고 공감했고, 63.4퍼센트가 밀양 송전선로 지중화에 찬성했다. 고압 송전선로 전자파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응답자 중 84.9퍼센트가 ‘매우 우려하거나’, ‘조금 우려하고’ 있었다. 특히 ‘전자파를 환경오염물질로 지정해 환경과 인체노출을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하는 응답자 비율도 80.4퍼센트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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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765㎸ 송전탑 공사의 이러한 진실을 기반으로 이제는 밀양의 눈물을 닦아주는 국가행동에 나설 때다. 왜냐하면 밀양은 현재 전국적으로 20개 지역 이상에서 벌어지는 송전탑 분쟁의 상징이며 밀양 주민들을 공권력으로 밀어버리고 송전탑을 세운다고 해도 다른 화약고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국토 면적 대비 발전설비 비율과 송전탑 비율 모두 세계 최고 수위의 전력공화국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 
 
환경연합이 실시한 밀양 송전탑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들이 정부와 한전을 향해 ‘주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하고 있다. 대책위는 현재 더 많은 국민들이 밀양의 진실을 알 수 있도록 “TV토론회를 공중파에서 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밀양을 풀고 가지 않으면 더 많은 밀양이 돋아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성능시험성적을 위조한 사실이 밝혀져 교체 기기의 재시험을 받던 신고리 3·4호기의 제어케이블이 성능시험에서 떨어졌다는 사실이 10월 16일 발표됐다. 정상적인 절차를 밟는다면, 내년까지 신고리 3호기를 가동시킬 수 없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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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3·4호기가 정상제품으로 교체해야 할 케이블은 3호기 450킬로미터, 4호기 440킬로미터에 이른다. 안전규정을 확인하며 교체 작업을 할 때 최소한 2년 이상이 필요하다. 밀양 주민들이 TV토론을 통해 ‘밀양의 진실’에 대해 공론을 마련하고 공론화기구를 만들어 밀양 765㎸ 송전선로사업의 기술적 대안을 비롯한 문제 해결을 하자는 제안을 검토하고 실천할 충분한 시간이 확보된 것이다. 그럼에도 한수원은 10월 17일 국정감사에서 “미국업체 제품을 수입해 1년 내에 신고리 3호기 제어케이블 교체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정책과 또한 원전안전규제위원회에 제출한 ‘신고리 3호기 관련 후속조치 계획’을 통해 한수원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안전규정을 지키고 철야공사해서 1년 안에 마무리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정부와 한수원이 이런 억지를 부리는 것은 신고리 3·4호기가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하는 원전의 참조발전소로서 2015년 9월까지 가동되지 않을 경우, 벌금을 물어내야 하는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형 원전의 신뢰성이 짝퉁부품과 부품성적위조로 땅에 떨어진 마당에 수출 때문에 속도전을 펼치겠다는 건 국민 안전을 고려 않는 위험천만한 짓이다. 
 
제어케이블은 그냥 그런 부품이 아니라 ‘원전에 사고가 났을 때 안전계통에 동작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비상냉각시스템을 가동하여 원자로 건물의 압력을 낮추며,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게 격리시키는 밸브 등을 작동시키는 핵심안전설비(원자력안전규제위원회)’이다. 
 
밀양에서의 폭주를 멈추고 대안을 시민사회와 함께 고민해야 한다. 한 번의 사고로 국가붕괴까지 불러올 수도 있는 것이 원전사고다. 제어케이블 교체공기를 단축하는 공사강행은 밀양의 고통을 외면할 뿐 아니라 국민의 안전도 외면하는 소탐대실의 전형이다.
 
원 노선계획에서 휘어져 밀양 주민들의 삶을 덮치고 끝내 목적했던 수도권 전력계통에도 연결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강행되는 밀양 765㎸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지난 10월 23일 <밀양 송전탑 서울대책회의>에 의해 감사원에 감사청구됐다. 감사청구서를 들고 감사원에 들어가는 상경한 밀양 주민들의 굳은 얼굴이 바로 원전과 거대 송전탑에 사로잡힌 우리 사회 모든 시민의 표상이다.
 
박현철 편집주간 parkhc@kfem.or.kr
 

 

 

특집 목차

  • 밀양의 눈물•11
  • 밀양 765㎸ 송전탑 공사 반대운동 현장 지도•18
  • “강도가 들어와 내 집 내 땅 뺏으려고 하는데 
    가만히 있을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20
  • 당진이 밀양에게-승리하시라! 
    반드시 승리하시라!•25
  • 밀양의 진실•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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