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탈핵 가로막는 거짓 장벽들

일본이 결국 모든 핵발전소를 멈췄다. 탈핵의 길에 접어든 것이다. 이 세계적인 흐름을 거스르는 나라들의 선두에 참담하게도 한국이 서있다. 한국 핵마피아들이 내세우는 ‘탈핵 불가론’과 ‘재생가능에너지의 한계’란 서너 가지로 압축될 수 있다. ‘독일조차 재생가능에너지 확대 비용에 허덕인다.’ ‘우리는 그런 에너지 전환 비용이 없다, 햇빛과 바람 같은 재생가능에너지 자원이 부족하다.’ ‘재생가능에너지를 확대하더라도 대용량 위주로 건설해야 급속하게 재생가능에너지를 확대할 수 있지 소규모로 시도해봐야 효과가 없다.’ 이 세 가지가 그들이 입만 열면 말하는 재생가능에너지의 한계요 탈핵 불가론의 요체다. 한계가 있는 재생가능에너지보다 핵 발전이라는 논리로 몰아가는 것이다. 재생가능에너지의 한계, 정말일까? 이달 함께사는길은 그런 재생가능에너지 한계론이 거짓말이며 날조된 주장이라는 증거와 논박을 싣는다. 진실을 보고 진실을 현실로 만들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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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투자 최대 수익, 탈핵에 투자하라

 

 

정연미 숙명여대 환경경제학 강사이자 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 박사 후 연구원 yeonmijing@googlemail.com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통해 안전한 원전은 최첨단기술을 자랑하는 일본에도 없으며,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목격했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원전을 멈추어야 한다는 탈핵의 목소리보다 원전의 안전 기준을 강화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원전이 위험하지만 이에 대한 경제적 보상이 주어진다면 원전은 계속 건설되고, 가동되어야 한다는 원전의 경제성 신화가 계속되고 있다.

 

계속 상승하는 원전 비용

그러나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세계 주요 국가들은 원전 비용을 다시 계산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에서 주목할 점은 원전의 전체 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설비용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원전의 비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시장에서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다. 무디스(Moody‘s)와 HSBC는 원전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락시켰으며, 후쿠시마 사고 이후 안전기준 강화 등으로 기존 원전의 수명연장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독일의 에너지회사인 에르베에(RWE)와 에온(E.ON)은 비용 상승으로 인해 영국 원전 사업을 취소한 바 있다. 

 

현재 유럽에서는 두 개의 신규 원전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현재 추진중인 핀란드의 올킬루토(Okiluoto)와 프랑스 플라망빌(Flammanville) 원전은 공사기간 지연과 건설비용 상승으로 인해 사업 추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도 원전의 비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미국 부시 행정부가 원전건설의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막대한 보조금 지원을 약속했음에도 지난 30년간 단 한 건의 신규 원전 건설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전 세계적인 미래 에너지 기술 시장의 동향과 원전 기술의 역사를 봤을 때, 신규 원전 건설은 이미 사양산업의 길에 접어들었고, 이미 경제적으로 죽은 기술임이 분명해졌다. 2010년 전 세계의 원전 설비용량은 375기가와트(GW)인 반면,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381GW로 재생에너지가 원자력에너지를 이미 앞지르고 있다. 

 

독일의 탈핵비용은?

2011년 5월 독일 정부는 모든 원전을 2022년까지 폐쇄한다는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 독일 정부의 탈핵 선언 이후 8개의 원전이 가동을 멈추었지만, 2011년 한 해 동안 독일은 6 테라와트시(TWh)의 전력을 수출했다. 2012년 유럽 한파 때에도 독일전력망은 안정적이었던 반면, 최대 원전국가인 프랑스에서는 전력난방 사용 증가로 인해 오히려 독일이 프랑스에 전력을 수출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작년 독일 사회에서 탈핵에 대한 토론이 활발히 이루어졌을 때, 거대전력업체들은 원전 가동정지 이후 전력 가격이 5퍼센트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전력 가격은 지금까지 상승하고 있지 않으며, 1킬로와트시당 약 23~24센트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탈핵 선언 이후 한 때 전력 가격이 약 15퍼센트까지 상승하였지만, 이것은 2008년 전력 가격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전력 가격은 다시 떨어졌고, 2011년 연말에 후쿠시마 사고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오히려 원전의 수명을 연장할 경우 전력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독일 정부의 탈핵 선언 직후, 탄소배출권가격이 한 때 크게 올랐다. 그러나 이것은 미래에 석탄발전소 건설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심리에 의한 것이며, 탈핵이 탄소배출권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전반적으로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독일 정부가 탈핵을 선언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독일 사회는 비용이 아니라 투자의 관점에서 탈핵을 논의하고 있다. 독일 정부의 탈핵에 대한 정치적 결정은 독일경제에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지금까지 원전으로 인해 왜곡되었던 에너지와 전력산업의 기술과 투자 장벽을 제거하고, 새로운 탈핵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탈핵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던 2011년 4월 독일 각 연구기관들은 탈핵비용을 계산했다. 약 51조 원에서 66조 원에 이르는 탈핵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했다. 원전폐로비용은 원전 해체만이 아니라, 원전의 가동정지, 해체, 고준위와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에 이르는 원전폐로의 전 과정에 들어가는 사후처리비용을 말한다. 원전폐로를 위해 독일에서도 사후처리충당금을 마련해 놓고 있다. 2010년 말 사후충당금은 약 45조 원에 이른다. 2011년 탈핵에 대한 논의가 독일 사회에서 활발히 일어나면서 원전사업자들이 관리하고 있는 사후충당금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사후처리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공적 기금을 만드는 등의 여러 방안들을 독일 녹색당, 사민당, 그린피스 등이 함께 논의하고 있다. 

 

빚 끌어와 원전 짓는 한국

여기서 잠깐 우리의 현실을 살펴보면,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 한 기당 약 3000억 원의 폐로비용이 들 것으로 보고, 21기에 약 7조 원의 사후처리충당금을 책정해두고 있다. 그러나 IEA가 추정한 고리 1호기의 폐로비용은 1조 원에 이른다. 실질구매력을 감안하더라도 독일에 비하면, 한국의 폐로비용은 지나치게 과소평가되어 있다. 이마저도 현금으로 적립하지 않고 회계장부상 부채로 남아 있다. 사후처리충당금을 낮추어 계속 신규 원전을 건설하고, 나아가 핵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하려는 경제적 인센티브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왜곡된 경제적 인센티브 구조 하에서 한수원은 외채를 끌어와 빚을 들여가면서까지 원전을 빠르게 짓고 있다. 

 

독일 원전 한 기당 폐로비용이 약 2조7000억 원에서 3조5000억 원에 이르고, 원전을 해체하는데 평균 30년의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할 때, 전 세계에서 현재 가동중인 433개의 원전에서 앞으로 매년 최소 약 39조 원에 이르는 탈핵시장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탈핵으로 인해 지금까지 전기요금에 반영되고 있지 않은 원전의 외부비용이 하락할 것임을 고려하면, 탈핵의 긍정적인 경제적 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탈핵은 위기가 아니라, 지역경제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원전폐로, 에너지효율기술, 재생에너지, 에너지지식산업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다. 

 

탈핵에 투자하라

그러므로 한국 정부는 껍데기만 녹색인 신규 원전건설에 국고를 더 이상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탈핵이 일어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시계와 비전을 가지고 에너지정책의 틀을 새롭게 짜야 할 것이다. 발전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싼 전기요금을 유지하면서 한국 경제의 산업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신규원전건설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탈핵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의 지식기반을 이루고 있는 원전비용은 다시 계산되어야 할 것이다. 신규원전건설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과 미래의 후손들이 그 비용을 지불한다는 전제하에서만, 타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국내 원자력기업들이 신규 탈핵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국내에 설립된 원자력공학과의 우수인력들을 원전폐로기술 인력으로 양성 수출해야 할 것이다. 2011년 9월 독일 지멘스(Siemens)의 최고경영자는 탈핵을 표명하였다: “지멘스는 더 이상 원전건설 관리와 자금 조달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고, 원전 사업의 역사는 끝났다.” 국가의 막대한 지원 없는 신규 원전건설은 더 이상 경제성이 없는 죽은 기술임이 기업들에게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국내 원전산업체들도 사양산업인 신규원전건설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원전폐로시장에 뛰어들어 기술 개발 투자를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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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태양에너지가 불가능하다고? 

 

 

이성호 한국태양광산연합회 부회장이자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위원장 leesungho21@korea.com

 

사고 후 일 년이 지난 5월 5일 일본은 원자력발전소 54개 전부 발전을 멈췄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 사고 이후 일본은 원자력발전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로 원자력발전소의 정기 안전 점검 이후 가동재개를 허락하지 않아 발전소 전부가 가동을 멈추었으며 언제 재개될지 알 수 없다. 가동재개의 허가권을 쥐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주민 반대를 이유로 발전 재개를 허락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본 국민들은 추가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원자력발전을 포기하고 태양광, 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를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재생가능에너지로! 한국은? 

또 다른 원자력발전의 주도국인 프랑스에서도 원자력발전 반대를 외친 사회당의 올랑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올랑드 후보는 향후 10년 동안 전력의 75퍼센트를 담당하는 원자력을 50퍼센트로 낮추겠다고 공약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원자력발전 주도 국가이던 일본과 프랑스에서의 변화는 이제 더 이상 원자력발전이 우리 인류의 주도적인 에너지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의 확산에 따른 결과다. 원자력발전은 방사성 물질을 양산하게 되며, 방사성 물질은 그의 고유한 반감기가 존재한다. 반감기 동안 어딘가에는 방사성물질이 존재하고 그 존재 기간 동안 자기 고유의 방사능을 내뿜어 동식물에 영향을 주게 된다. 결국 지구 어딘가에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나 그 비용은 후대가 치러야 한다. 

 

최근 일본정부는 이제 더 이상 원자력발전이 화석연료 발전보다 경제적인 발전원이 아니라고 공식발표했다. 그동안 과소 계상했거나 누락했던 폐로비용이나 사후 처리비용 등을 추가 반영함으로써 원자력발전이 더 이상 경제적이지도 않다고 공식 발표하게 된 것이다. 독일은 2010년 원자력발전의 전기 부담률이 25퍼센트 정도였으나 후쿠시마 사고 후 2022년까지 원자력발전을 완전 폐지하기로 하고 그 구체적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다. 이미 지난해 태양광, 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 전력량이 20퍼센트에 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세계의 흐름에 따라 원전에 대한 재검토와 태양광, 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직 이명박 정부만이 세계의 흐름과 달리 원전 지상주의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원자력발전을 강조하는 측에서는 우리나라의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부정적 측면을 강조한다. △원자력발전을 통해 공급하는 전기의 양을 태양광이나 풍력 등으로 조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우리나라의 일조량과 기후 여건이 맞지 않다. 너무나 많은 면적이 필요하다. △엄청난 비용이 추가 부담하게 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과연 그럴까.

 

한국의 태양광발전, 독일보다 유리하다

먼저 우리나라는 사막지역이나 적도지역이 아니어서 태양광 시설이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여름의 태양광발전량은 봄이나 가을의 발전량보다 적다. 그 이유는 태양광발전은 온도가 올라가면 발전량이 떨어지는 반도체의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온도 1도 상승에 0.5퍼센트의 효율감소가 있다. 일사량이 중요조건의 하나임에는 분명하나 온도가 높으면 효율이 저하된다. 그보다 비오는 날이나 안개 끼는 날이 적어야 한다. 장마 시즌에는 발전량이 확실히 줄어든다. 우리나라에서 태양광발전이 생산하는 전기량은 365일 기준 하루 평균 3.5시간으로 계산한다. 이는 미국의 캘리포니아나 이탈리아 등보다는 나쁘지만 유럽 평균보다는 좋다. 특히 독일보다는 30퍼센트 정도 유리한 것으로 나타난다. 독일의 태양광 설치량이 세계 최고인 점을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의 일조량이 나쁘다고 태양광발전 정책이 부정적일 수는 없다.

 

또 하나, 우리나라 발전량을 태양광발전으로 하려면 우리나라 전 국토를 태양에너지로 덮어야 할까? 지난해 KBS방송에서 우리나라의 발전량을 태양광발전으로 100퍼센트 공급하려면 전 국토의 60퍼센트가 필요하다는 오보가 난 적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100퍼센트의 전기를 생산하려면 전 국토의 6퍼센트면 가능하다. 전력량의 10퍼센트를 생산하려면 0.6퍼센트면 가능하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에서는 태양광발전으로 우리나라 전기의 10퍼센트 공급이 가능하며 이를 국가 정책화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필자가 한국태양광산업협회에서 근무할 때 지식경제부 용역을 수행한 적이 있는데, 전력량의 10퍼센트를 태양광발전으로 공급하기 위해 필요한 면적은 0.6퍼센트이며 이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현재 우리 국민의 눈높이와 환경기준으로 검토했으며, 현재 사회 인프라에서 수용 가능한 것인지를 보았고, 관련 전문가의 검토를 거친 결과였다. 그리고 2010년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이 내용을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의 2차 계획 수립 시 반영했다(2차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2010년 공청회를 마쳤으나 정부 내 이견 등으로 공식 발표되지 않고 있다. 이 때 공청회에서 발표된 안에 따르면 2030년 태양광 30기가와트(GW)공급목표로 되어 있다.). 

 

필요 면적 계산방법은 간단하다. 대략 모듈효율이 14퍼센트인 제품으로 태양광설비 1킬로와트(KW)를 설치할 때, 대략 20제곱미터의 면적이 필요하다. 1GW설비에는 20제곱킬로미터의 면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모듈효율 16퍼센트의 제품이 나오고 있으며, 앞으로 20퍼센트의 모듈효율이 나오게 되면 14퍼센트 효율에 비해 필요면적이 42퍼센트 가량 줄어들게 된다. 이미 태양광발전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지난 10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발전이 예상되고 있다. 더 이상 태양광을 설치할 공간이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비약적인 기술발전으로 낮아지는 비용

또 하나의 오해는 비용이다.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려면 가격이 비싸 국민 부담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이미 태양광 모듈 가격은 와트당 0.9달러이며, 이 가격은 이미 화석연료와 경쟁이 가능한 가격이다. 일조량이 많고 전기가격이 비싼 캘리포니아나 이탈리아의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 태양광발전이 화석연료보다 더 저렴해졌다. 이들 지역은 설치 공간만 허락하면 태양광발전을 설치하는 것이 전력회사로부터(화석연료를 통한) 전력을 구매하는 것보다 경제적이다. 태양광 모듈 가격이 해마다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5년 이상 10년 이상의 장기 계획 수립 시에는 반드시 태양광발전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이미 미국의 에너지성(DOE)에서도 태양광발전이 기존 화석연료 발전보다 경제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나라마다 차이가 있지만 2015년부터 2020년이면 태양광발전이 화석연료발전보다 더 경제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에서는 2017년이면 우리나라에서 태양광발전이 화석연료 발전보다 경제적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8년 10월 가격조정 이전 발전차액보전제도에 따라 태양광 발전 전기를 1킬로와트시당 677원에 구매했다. 현재는 얼마에 구매할까? 얼마 전 RPS(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에 따른 태양광 공급인증서 판매사업자 선정 입찰이 있었다. 평균 인증서 가격이 1킬로와트시당 155원이었다(지난해 10월 입찰에는 1킬로와트시당 220원). 여기에 지난해 SMP(계통한계가격; 한전이 민간발전사업자에게 지급하는 평균 구매단가)의 평균 가격 1킬로와트시당 123원을 더해 1킬로와트시당 278원에 구매한다고 볼 수 있다. 4년 만에 태양광발전의 전기 구매가격이 60퍼센트 하락했다. 미국 에너지성(DOE)과 일본의 신에너지 산업기술 종합개발기구(NEDO)가 예상한 2020년 태양광발전 전기 가격은 1킬로와트시당 5센트(55원)이다. 이 시기조차 더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태양광발전의 기술이 각 나라의 목표치보다 빨리 발전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이미 각국은 태양광발전의 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일본은 올해 7월부터 발전차액지원제도를 도입해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수력발전, 바이오발전, 지열발전에 대해 보급 확대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3년 전부터 올해 시행을 예정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원전사고로 탄력을 받고 있다. 태양광발전의 구매 가격이 1킬로와트시당 42엔(500원 정도)으로 예고되어 있는데 이는 원자력발전의 중단으로 부족한 전기를 태양광발전으로 충당하기 위한 장려 정책이 담긴 가격이다. 이는 시장에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은 2020년까지 20GW를 목표로 세웠으나 최근 60GW로 상향 발표됐다. 하지만 이 목표도 앞으로 상향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 역시 각 주별로 태양에너지 도입을 확대하는 정책을 속속 도입하고 있으며 2, 3년 후면 미국이 세계의 가장 큰 설치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도 역시 지난 2년 전부터 중앙정부 및 각 주정부 차원의 태양에너지 정책이 경쟁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부족한 전력망은 중앙정부 주정부차원에서 건설하고 민간은 태양에너지 발전소만 건설하여 전기를 팔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최저 입찰가격이 1킬로와트시당 14센트였다. 아마 올해 입찰하면 더욱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의 경우 송배전망 건설비용, 일사량 조건이 좋기 때문이다. 

 

10년 후 내다보는 에너지정책 필요

태양에너지가 향후 우리 인류의 주요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태양에너지를 확대보급하자는 주장이 우리에게 필요한 전기의 100퍼센트를 태양에너지로 해야 한다는 주장은 아니다. 석탄이 나오고, 석유가 개발되어도 나무는 여전히 우리 인류의 에너지원 중의 하나였듯 태양광, 풍력 등 새로운 에너지원이 개발된다고 해서 기존의 에너지원이 한순간에 사라지지 않는다. 전체 전기량의 1퍼센트 분담률을 시작으로 점차 태양에너지의 분담률을 상향시켜 가면 된다. 중요한 것은 향후 10년 이상의 장기계획 수립 시에는 10년 이후의 각 에너지원의 예상가격을 비교해 합리적이고 현실적으로 목표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10년 후에는 태양에너지가 가격과 사회적 효용면에서 다른 에너지원보다 비교 우위에 서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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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을 부르는 것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eja@energyjustice.kr

 

후쿠시마 핵사고 이전부터 기후변화 대응의 관점에서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체제를 전환해야 한다는 논의가 많았다. 그런 논의가 중심에 두고 있던 것은 물론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이었다. 헌데 발전단계에만 한정된 저탄소 능력을 과장하면서 핵발전이 기후변화 대응의 열쇠임을 자임하는 언어도단이 횡행했다. 그러나 후쿠시마 핵사고로 핵산업계의 그런 황당한 주장은 ‘일순간에 세계를 망칠 수 있는 방사능오염의 위험’을 담보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설득력 제로의 주장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더욱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이 우리의 미래가 되어야 하는 현실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의 화석연료, 핵발전 위주의 에너지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걸 거부하는 이는 찾기 힘들다. 여전히 에너지 전환의 실현가능성과 전환의 속도에 대해서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핵산업계 인사들조차 “언젠가는”이란 단서를 붙여 핵발전이 아닌 다른 재생가능에너지로 에너지시스템의 중심이 바뀌어야 한다는 공감을 표하고 있는 현실이다.

 

문제는 한국의 에너지정책이 ‘공식적으로, 그리고 실질적으로!’ 화석연료와 핵발전이 없는 미래를 기획하는 대신 오히려 그것을 미래 에너지의 중심에 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핵발전의 경우 현재 31퍼센트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비중을 2030년 59퍼센트까지 늘리겠다는 내용의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이 수립돼 그 추진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정책현실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에너지 전환은 두 가지 이중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하나는 현재의 에너지정책의 방향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고 다른 하나는 에너지정책 변화의 중심인 재생가능에너지의 확대 방법론이다.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녹색성장 정책은 핵발전 비중을 늘리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재생가능에너지를 늘리는 계획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확대인가에 대한 논의 없이 단지 수량 확대에만 몰두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여러 문제가 재생가능에너지를 둘러싸고 생겨나고 있다.

 

재생가능에너지 의무할당제(RPS), 새로운 비극의 시작

흔히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가능에너지의 양을 늘리는 작업은 많이 할수록 좋은 다다익선(多多益善)형 사업으로 인식되곤 한다. 정말 그런가?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서해안 갯벌지대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조력발전소 사업은 재생가능에너지 보급이 단지 다다익선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시화호를 시작으로 가로림만, 강화, 인천만, 아산만 등 서해안을 따라 다수의 조력발전소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조력발전은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한 것으로 재생가능에너지의 성격을 갖지만, 구조상 댐(방조제) 건설이 필수적이어서 인근 갯벌이 파괴되는 반환경적 특징도 함께 갖고 있다. 때문에 설치 장소의 지형지리적 특성과 설치 지역의 합의가 모두 충족되기 전에는 재생가능에너지라고 쉽게 부르지 않는 것이 최근 세계 에너지 관련 학계, 시민운동진영의 판단이다. 그런데 현재 한국 서해안에 추진되는 발전소는 작게는 254메가와트 규모에서 크게는 1320메가와트 급들이다. 큰 것들은 핵발전소 용량에 맞먹는 대규모 조력발전소다. 수반되는 환경 파괴의 규모도 크다는 뜻이다.

 

조력발전소는 1960년대 프랑스에서 시험적인 규모로 건설된 것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상용화되지 않았는데, 유독 한국에서만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가 건설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현상의 배경에는 한국의 재생가능에너지 확대정책의 변경이 있다. 그간 우리나라의 재생가능에너지 확대정책은 발전차액지원제도(FIT; 재생가능에너지를 이용한 발전과 다른 전통적인 방식의 발전의 차액만큼 재생가능에너지를 지원해주는 제도)를 기본으로 해왔는데, 이를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로 바꾼 것이다. 즉 정부가 재생가능에너지 의무 생산량을 대규모 발전사업자 위주로 할당하는 정책을 채택한 것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전력생산의 10퍼센트를 재생가능에너지로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데, 이 목표를 몇 개의 대형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소를 세우는 것으로 쉽게 채우려고 하는 것이다. 단지 ‘의무’를 채우기에 급급한 발전사업자들이 ‘한 번에 의무를 해치울 수 있는 대규모 사업’에 매달리면서 전국적으로 무늬만 재생가능에너지 발전단지 건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조력발전소의 경우, 방조제를 신축할 경우 이후 재생가능에너지 할당량을 사거나 팔 때 2배의 인센티브를 줄 수 있도록 단서조항을 두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조력발전소 건설이 경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애초 에너지 전환의 온전한 목적이 사라지고 ‘확대 의무’만이 목표가 될 때 생길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 전환의 원칙을 다시 생각한다

기존 화석연료와 핵에너지는 근본적으로 중앙집중식 대규모 설비구조를 지향하게 된다. 이들 발전소들은 전력효율을 위해 점차 발전소 규모를 키워가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조력발전소 건설로 갈등중인 서해안에는, 당진, 태안, 보령 등지에 석탄화력발전소가 있고 울진, 월성 등에는 핵발전소가 6~8기씩 집중돼 있다. 여기서 생산된 전력을 서울 등 주요 소비처로 송전하기 위해 76만 볼트에 이르는 초고압송전탑 건설이 필요했다. 이런 송전철탑이 부르는 2차 환경 피해 또한 급증하고 있다. 이런 구조를 답습하는 방식의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는 재생가능에너지의 발전 가능성을 근본에서부터 허물면서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

재생가능에너지 시설을 건설해야 한다면, 반드시 지역주민과 생태계에 최소한의 영향을 미쳐야 한다. 지역주민과 반목하고 생태계를 파괴하며 들어오는 시설이라면, 설사 그것이 재생가능에너지 시설이라 해도 사실은 환경 파괴, 지역 공동체 파괴를 부르는 전통적 화력발전소와 다를 게 없다.

 

이런 점에서 1980년대 이후 유럽의 재생가능에너지 보급 논쟁과 에너지 대안마을 건설 과정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영국의 토트네스, 덴마크의 삼쇠섬, 독일의 윤데마을과 같은 성공적인 에너지대안 마을들은 모두 재생가능에너지 설비를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주민들이 친환경적인 재생가능에너지 시설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들의 노력은 타지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력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재생가능에너지를 이용한 지역 에너지 자립을 이루는 것에 집중했다. 그런 뒤 남는 재생가능에너지를 팔아 수입을 거두는 방식으로 나타났다. 해외 에너지 대안마을들의 경험은 바로  한국의 시민환경단체들이 ‘소규모-분산형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주장해온 바와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올바른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란?

가로림만이 있는 충남 지역의 전력자급률은 330퍼센트에 이른다. 즉 충남이 필요한 전력의 3.3배를 이미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당진, 보령, 태안의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가 계속 가동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반면 서울의 전력자급률은 1.9퍼센트에 불과하다. 발전소다운 발전소가 없는 서울은 전력 대부분을 외부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이미 충남에는 전력이 남아도는 마당에, 다시 가로림만에 추가로 거대한 조력발전소를 짓는 이유는 오직 서울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조력발전소가 들어선다고 해서 그만큼의 용량을 가진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는 것도 아니다. 충남에는 조력발전 외에도 석탄화력발전소 추가 건설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중에는 민간 석탄발전소도 있어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조력발전소 예정지인 가로림만에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잔점박이물범이 살고 있다. 조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가로림만에 댐이 건설되고 해수가 유통되지 않는다면, 물범은 살 길이 없어진다. 가로림만 조력발전소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에너지 문제가 단지 발전소의 종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사회적 진화의 문제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사례다. 대용량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은 좋은 선택지가 아니다. 시민들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분산형 재생가능에너지만이 진짜 대안에너지이다. 그리고 재생가능에너지의 확대는 마땅히 그렇게 적은 규모의 분산형 체제를 지향해야 하는 것이다. 재생가능에너지, 총량 확대보다 중요한 것, 어떻게 확대하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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