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COP21 현장] 선진국들이 알아서 한다고?

지난 11월 30일부터 12월 11일까지 2주간 프랑스 파리에서 21차 파리 기후변화당사국총회가 열리고 있다. 국제 사회가 합의한 지구온도 상승은 산업혁명 대비 섭씨 2도씨다. 이 이상으로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면 전 세계는 파국으로 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경고다. 하지만 교토의정서 이후 실효성 있는 기후변화 대응 체계가 거의 전무한데다 오히려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더 이상 기후변화 대응이 늦어진다면 되돌릴 수 없는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때문에 21차 파리 기후변화당사국총회는 지구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2주일로 평가받고 있다. 총회가 진행되는 파리에는 각국 정상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민들이 모여 정의롭고 책임 있는 자세로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라고 요구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도 현장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에코뷰는 지구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2주일 동안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곳 현장 소식을 전한다.

인도네시아는 자연적인 산불 뿐 만아니라, 농장을 넓히기 위한 인위적인 방화로 세계 6위의 탄소 배출을 자랑하는 나라다. 산불은 심각한 연무 문제를 야기해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산림훼손은 막대한 탄소배출량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이에 지구의 벗은 “STOP FIRE! STOP HAZE! STOP CORPORATE CRIMES!"라는 구호를 외치며, 이번 파리기후총회에서 인도의 산림훼손문제를 강력하게 다룰 것과 인도정부의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했다. ⓒ환경운동연합
 
선진국의 온실가스 의무 감축을 명시한 교토협약과 달리 2020년 이후의 신 기후체제는 모든 국가들이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더 많은 국가들이 참여한다는 것과 어느 국가들에게 더 의무적 책임을 지게 할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일부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에 현재의 선진국-개발도상국의 구분은 수정되거나 아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 정부도 이런 입장, 더 공식적으로는 ‘자체적 차별화(self-differentiation)’에 동조한다. 교토의정서 이후 20년 가까이 지났으니, 변화된 상황을 ‘스스로’ 반영해 알아서 정하자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서 현재의 기후변화는 과거의 누적된 온실가스 배출량의 결과라는 것 그리고 교토의정서에 따른 선진국의 책임 이행이 매우 불충분하다는 사실은 간과된다. 게다가 개발도상국이 제시한 기후 대책은 선진국에 비해 훨씬 더 ‘자기 할 몫’을 잘 하고 있는데도 말이다.(필리핀, 방글라데시, 코스타리카를 비롯한 <기후변화취약국가포럼>은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퍼센트와 탈탄소화를 요구해왔다.)
 
한국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전체 에너지 공급량에서 재생가능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낮다. 한국이 그저 ‘꼴찌’라서 부끄러운 게 아니라 25년 동안 ‘꼴찌’였는데 여전히 열심히 노력하겠단 의지도 안 보여주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재생에너지 정보 2015’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1차 에너지 총 공급량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1.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술과 재정 이전 문제는 가장 첨예하게 부딪히는 지점이다. 미국은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을 지원하기 위한 재원 마련에 선진국만 나설 일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중소득 국가들(중국, 브라질, 싱가포르)도 기금에 돈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2009년 코펜하겐에서 선진국들은 2020년까지 매해 1000억 달러의 기후 재원을 내겠다고 했지만, 이런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는지에 대핸 긍정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1000억 달러짜리 질문’ 과연 선진국의 기후 재원이 기존 해외원조 재원에서 ‘새롭고 추가적인’ 재원인지, 그리고 개발도상국이 다시 갚아야할 ‘차관’이 아닌 ‘무상’ 지원인지에 대해 선진국들이 이번 협상 과정을 통해 명확히 밝혀야 한다.
 
이번 주 동안 진행되는 신 기후체제(Post 2020)에 대한 더반플랫폼 특별작업반(ADP) 협상은 혼란과 난항 그 자체다. 금요일까지 협상 초안의 수정본을 완성시키기 위해 각국 대표단들은 시간에 쫓기고 있다. 무엇보다 공식협상 사이에 이루어지는 수많은 비공식 회의에서 일부 협상 대표단들이 배제되거나 시민사회의 참여가 보장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글 /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 활동가 leeje@kfem.or.kr
 
 
 

COP21의 주요 쟁점

 

감축 의무를 차별화할 것인가

EU
변화하는(evolving) CBDR-RC
“차별화 원칙에는 동의하는데 개도국도 상황과 능력이 달라질 수 있으니 그때그때마다 다르게 하자”
미국
자체적 차별화(Self-differentiation)
“각 나라가 알아서 하도록 하자”
중국과
여타 개도국
선진국과 개도국 이분화 구조 유지
“역사적 책임이 있으니 그에 따른 의무도 차별화하자”
우리나라
자체적 차별화 지지
 
 

각국이 제출한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 이행을 어떻게 강제할 것인가

EU
국제법적 구속력 부여
미국
국제법적 구속력 반대
중국
유보적 입장
여타 개도국
인도 등 대부분 개도국은 유보적입장이나 최빈국은 EU와 동일한 입장
우리나라
국제법적 구속력 반대(별도문서로 관리)
 

목표 주기는 몇 년마다 점검하고 갱신할 것인가

EU
5년 단위
미국
5년 단위
중국
10년 단위(최근 입장 유보적)
여타 개도국
인도 등 대부분 개도국은 유보적 입장이나 최빈국은 5년 단위 목표 갱신 지지
우리나라
5년 단위 목표 갱신 수용 가능(유연성 부여 강조)
 
 

누가 점검할 것인가

EU
일원화된 이행점검 체계
미국
일원화된 이행점점검 체제, 단 개도국 역량 고료
중국과 여타 개도국
이원화된 이행점검 체제
우리나라
일원화된 체계 지향(개도국 역량 고려)
 
 

탄소시장(시장 메커니즘)을 어떻게 할 것인가

EU와 미국
시장 메커니즘 중요성 인정, 명확한 규칙 마련 촉구
중국
유보적 입장
여타 개도국
대부분 유보적 입장. 강성개도국은 포함 반대
우리나라
시장메커니즘 활용 지지
 
 

기후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EU와 미국
민간재원 포함. 하지만 정량적 목표는 반대
중국과 여타 개도국
선진국 공공재원 중심. 정량적 목표 강조
우리나라
민간재원 포함. 녹색기후기금(GCF) 역할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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