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 식수원 위협하던 골프장 계획 무산되다 _ 서토덕



대한민국에 골프장 건설의 회오리가 불고 있다. 지난해 노무현 정부가 전국에 대기중인 230개 골프장을 조기 승인하겠다는 공식발표를 하자, 엄청난 자신감으로 무장한 골프장 관련업체들이 보란 듯이 마구잡이식 개발을 강행하고 있다.
새만금간척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골프장을 건설하겠다는 전라북도의 발표나, 철새들의 낙원이며 환경부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인 천수만 일대의 갈대밭을 골프장 건설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불 지르는 사회적 양상은 바로 전국 곳곳에 골프장을 짓겠다는 노무현 정부의 정책이 가져온 결과물이다.

110만 울산시민 식수원 상류에 대규모 골프장 추진
울산시민들이 마시는 식수원은 크게 회야댐, 사연댐, 대곡댐, 대암댐과 낙동강에서 관로를 통해 이용하는 낙동강 원수로 분류된다. 이 중에 대암댐은 주로 공업용수로 이용되고 낙동강 원수는 울산의 수원이 부족할 경우 이용하므로 울산시민의 주 식수원은 회야댐, 사연댐, 대곡댐이라 할 수 있다.
이 중 회야댐은 상류지역이 행정구역상 양산시 소속이라 울산시로서는 상수원 보호관리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도 하천 상류는 3급수를 초과하는 횟수가 많은 데다 양산시는 상류지역 인구가 현재 8만 명에서 2010년경에는 15만 명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울산 식수원은 상류지역의 자연환경이 잘 보전되고 있는 사연댐과 대곡댐 주변지역을 잘 지키는 데 달려 있다.

울주군과 영남알프스 컨트리클럽(주)에서 계획한 가칭 ‘대곡댐골프장 예정부지’는 바로 사연댐과 대곡댐 상류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그것도 광역상수원인 대곡댐으로부터 불과 9킬로미터 이내여서, 눈썰매장과 콘도시설을 포함한 43만 평 규모의 골프장이 들어선다면 울산시민의 절반 이상이 사용하는 식수원이 오염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상수원을 지키고자 하는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들이 강력히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울주군은 사업자가 신청한 골프장 건설 사업계획서의 승인여부는 자신이 아닌 광역시장의 권한이라는 이상한 이유를 들어 골프장 사업이 포함된 ‘백운산자연공원 해제안’을 울산시에 요청했다. 이에 지역주민과 종교 및 사회단체로 구성된 <대곡댐골프장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골프장 건설이 불법임을 제기했다.

첫째, 문화관광부의 ‘골프장의 입지기준 및 환경보전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골프장 사업자가 광역상수원보호구역의 상류방향으로 유하거리 20킬로미터, 일반상수원보호구역의 상류방향으로 유하거리 10킬로미터 이내에는 골프장의 입지기준 및 환경보전에 관한 사항에 적합하지 아니하다.’라고 명시하고 있어 현행법상으로도 위법이다. 둘째, 골프장 부지 일대가 1997년 환경부 조사결과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으로 결정되어 지방자치단체에서 오히려 보전해야 할 지역이다.

한편 범시민대책위의 이러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골프장사업자와 울주군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배경에는 퇴직 고위공무원의 업체 부사장 전격영입이라는 사실이 작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골프장 사업주인 영남알프스 컨트리클럽(주)는 전직 울주군 부군수를 부사장에 영입하여 골프장 추진의 책임을 맡게 하였고 전직 부군수는 지역사회의 반발을 무마하는 역할을 충실히 다하는 꼴사나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대곡댐골프장 건설 무산, 하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어
지난 7월 8일 지역여론을 무시하고 추진된 울주군의 대규모 골프장 건설 계획은 시민반대 여론을 의식한 울산광역시장에 의해 ‘백운산자연공원해제안’이 반려됨으로 자동 무산되었다. 이 과정에서 범시민대책위와 함께 대곡댐골프장 건설을 막기 위해 지난 6개월 동안 너무나 많은 고생을 한 분들께 존경을 표하고 싶다. 골프장 인근 선필마을 주민들은 대부분의 시골마을이 그러하듯 평균 65~70세를 넘긴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골프장 싸움에서 선필마을 노인들은 울산광역시 정문에서 보름이 넘게 1인 시위도 하고 함께 각종 집회에 참여하며 여론의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선필마을 주민 중 울산대 철학과 김 진 교수는 지역신문에 기고한 골프장 반대의 글이 삭제되는 필화사건을 겪기도 했다. 지역의 환경단체는 그동안 20회가 넘는 현장조사를 통해 반대논리를 확립해나갔다. 뜨거운 여름날 110만 울산시민의 식수원을 지키기 위해 모두가 흘린 땀방울이 마침내 골프장 건설을 막아냈던 것이다.

이제 대곡댐골프장 건설 추진은 중단되었다. 하지만 43만 평의 부지를 매입한 사업자가 존재하고 있는 한 아무도 골프장 건설계획이 끝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시기에 또 어떤 방법으로든 개발을 시도할 것이 분명하기에 범시민대책위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조금의 틈만 보여도 자신들의 야욕을 버리지 않는 개발지상주의들이 존재하는 한 울산시민은 자신들의 안전한 식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서토덕 ulsan@kfem.or.kr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대곡댐골프장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제작년월: